김언빈의 대영당을 두고 지은 퇴계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彦彬對影堂退溪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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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46회 작성일 21-07-28 07:17본문
금계집 외집 제5권 / 시(詩)
김언빈의 대영당을 두고 지은 퇴계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彦彬對影堂退溪韻〕
유관은 몸을 그르쳐 뜻도 펴지 못한 채 / 身誤儒冠志未攄
한 구역에 밭 갈고 낚시하니 세속 인연 소원하네 / 一區耕釣世緣疏
바람 부는 난간에 높이 기대 기심 잊은 곳에 / 風欄高凭忘機處
물고기와 새들은 자유롭게 날다 자맥질하네 / 魚鳥飛沈得自如
운림에 승지를 잡아 이를 지었으니 / 雲林占勝此經營
대영당이라 이름한 뜻이 가볍지 않네 / 對影名堂意不輕
백이 흩어져 세 사람 이루는 뜻을 취하지 않고 / 散百成三非取義
홀로 가면 응당 두려워 마음에 부끄러우리 / 獨行應怕愧虛靈
원기가 창창하여 동천에 쌓였으니 / 元氣蒼蒼積洞天
속마음을 알아주는 산수는 언제 정했나 / 知音山水卜何年
한가롭게 살며 힘들여 먹는 것이 참으로 즐거우니 / 居閒食力眞堪樂
성 머리서 배불리 고기 먹는 솔개 부러워 말게 / 莫羨城頭飽肉鳶
봄 산에 오르는 아지랑이 용과 같은데 / 春巒騰翠似龍攄
꽃 그림자 겹겹이고 대 그림자 엉성하네 / 花影重重竹影疏
내가 벼슬 버리고 함께 결사하려니 / 我欲投簪同結社
작은 산의 떨기진 계수나무 어떤가 묻노라 / 小山叢桂問何如
평생 육신의 부림을 당해 파리 떼 같아 우스운데 / 百年形役笑蠅營
누가 다시 외물이 가벼움을 참으로 알리오 / 誰復眞知外物輕
벌써 귀거래사 적고 소은을 이루었으니 / 已草歸辭成小隱
그대에게 기대어 북산 신령에게 알리리 / 憑君爲報北山靈
사문의 흥망은 실로 천운과 연관되니 / 斯文興喪實關天
운동의 큰 규모 몇 년이나 숨겨져 있었던가 / 雲洞宏模秘幾年
경렴의 맑고 빼어난 곳을 생각하면 / 憶得景濂淸絶處
하늘빛 구름 그림자에 고기와 솔개를 보네 / 天光雲影看魚鳶
[주-D001] 김언빈(金彦彬)의 대영당(對影堂) : 언빈(彦彬)은 김중문(金仲文)의 자이다. 대영당은 외집 6권에 〈제대영당시권후(題對影堂詩卷後)〉 시가 실려 있다. 그러나《퇴계집(退溪集)》에는 대영당에 대한 시가 보이지 않는다.
[주-D002] 유관(儒冠)은 몸을 그르쳐 : 두보(杜甫)의 〈증위좌승(贈韋左丞)〉 시에 “귀족들은 굶어 죽지 않지만, 유관은 몸을 그르친 이 많다오.〔紈袴不餓死 儒冠多誤身〕”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시서(詩書)에만 얽매여서 일신(一身)의 처세(處世)하는 방법을 그르쳤다는 뜻이다.
[주-D003] 기심(機心) 잊은 곳 : 기심은 기계심(機械心)이라고도 한다. 곧 사심을 버렸다는 말이다. 바닷가에서 아무런 기심도 없이 갈매기와 벗하며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부친의 부탁을 받고 갈매기를 잡으려는 마음을 갖게 되자 갈매기들이 벌써 알아채고 그 사람 가까이 날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列子 黃帝》
[주-D004] 백이 …… 뜻 : 소동파(蘇東坡)가 달 아래 물을 읊은 시에 “물 위에 자신의 그림자가 흩어져 백(百)이나 된다.”라고 한 구절이 있다. 이백(李白)의 시에 “잔을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노니, 나와 달과 그림자가 세 사람을 이뤘도다.〔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라는 시가 있다. 《李太白集 卷22 月下獨酌》
[주-D005] 동천(洞天) : 도가(道家) 용어로, 신선이 사는 곳을 뜻하는데, 인간 세상에 36개의 동천이 있다고 했다. 《述異記 卷下》
[주-D006] 속마음을 알아주는 산수 : 춘추시대(春秋時代)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면서 고산(高山)에 뜻을 두자 종자기(鍾子期)가 “높디 높기가 마치 태산과 같도다!〔峨峨兮若泰山〕”라고 하였고, 또 유수(流水)에 뜻을 두자 “넓고 넓기가 마치 강하와 같도다!〔洋洋兮若江河〕”라고 하였다. 지음(知音)의 벗인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 소리를 들을 사람이 없다 하여 거문고의 현(絃)을 모두 끊고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다. 《列子 湯問》
[주-D007] 벼슬 …… 결사하려니 : 잠불(簪紱)을 던짐은 벼슬을 버린다는 뜻이고, 결사(結社)는 어떤 단체를 결성하는 것을 말한다.
[주-D008] 육신의 …… 우스운데 : 팽택 영(彭澤令)을 지낸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이미 마음을 형체의 노예로 삼았거니, 어찌 상심하여 슬퍼하기만 하랴.〔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승영(蠅營)은 파리 떼가 윙윙거리며 아무리 쫓아도 다시 덤벼드는 것을 말한 것으로, 여기서는 곧 사람이 물욕에 이끌려 염치없이 비굴하게 처신하는 것을 비유한다. 한유(韓愈)의 〈송궁문(送窮文)〉에 “파리 떼가 붕붕거리고 개가 꼬리를 흔들면서 쫓아도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한다.〔蠅營狗苟 驅去復還〕”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9] 귀거래사 …… 이루었으니 : 왕강거(王康琚)의 〈반초은(反招隱)〉 시에 “소은은 산이나 숲 속에 숨고 대은은 조정이나 저자에 숨는다.〔小隱隱陵藪 大隱隱朝市〕”라고 하였다. 《文選 卷22》
[주-D010] 북산 신령에게 알리리 : 남조(南朝) 송(宋)나라의 공치규(孔稚珪)가 북산(北山)에서 함께 은자 생활을 하다가 변절을 하고 벼슬길에 나선 주옹(周顒)을 못마땅하게 여긴 나머지 산신령의 이름을 가탁하여 신랄하게 풍자하면서 다시는 그를 산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뜻으로 〈북산이문(北山移文)〉이라는 글을 지었다.
[주-D011] 경렴(景濂) : 경렴정(景濂亭)은 소수서원의 부속 정자로 주세붕의 시가 있다. 《금계집》권3에 〈차경렴정(次景濂亭)〉이라는 오언절구 한 수가 수록되어 있다.
[주-D012] 하늘빛 …… 보네 : 주희(朱熹)의 〈관서유감(觀書有感)〉시에 “반 이랑 네모난 연못에 한 거울이 열리어, 하늘 빛 구름 그림자가 함께 배회하누나.〔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라고 하였다. 어연(魚鳶)은 솔개와 물고기를 가리킨다. 자사(子思)가 이르기를《시경》에 ‘솔개는 날아 하늘에 이르고, 고기는 못에서 뛴다.’ 하였으니, 천도의 유행이 위아래에 드러남을 말한 것이다.〔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 한 데서 온 말이다. 《中庸章句 第12章》
김언빈의 대영당을 두고 지은 퇴계의 시에 차운하다〔次金彦彬對影堂退溪韻〕
유관은 몸을 그르쳐 뜻도 펴지 못한 채 / 身誤儒冠志未攄
한 구역에 밭 갈고 낚시하니 세속 인연 소원하네 / 一區耕釣世緣疏
바람 부는 난간에 높이 기대 기심 잊은 곳에 / 風欄高凭忘機處
물고기와 새들은 자유롭게 날다 자맥질하네 / 魚鳥飛沈得自如
운림에 승지를 잡아 이를 지었으니 / 雲林占勝此經營
대영당이라 이름한 뜻이 가볍지 않네 / 對影名堂意不輕
백이 흩어져 세 사람 이루는 뜻을 취하지 않고 / 散百成三非取義
홀로 가면 응당 두려워 마음에 부끄러우리 / 獨行應怕愧虛靈
원기가 창창하여 동천에 쌓였으니 / 元氣蒼蒼積洞天
속마음을 알아주는 산수는 언제 정했나 / 知音山水卜何年
한가롭게 살며 힘들여 먹는 것이 참으로 즐거우니 / 居閒食力眞堪樂
성 머리서 배불리 고기 먹는 솔개 부러워 말게 / 莫羨城頭飽肉鳶
봄 산에 오르는 아지랑이 용과 같은데 / 春巒騰翠似龍攄
꽃 그림자 겹겹이고 대 그림자 엉성하네 / 花影重重竹影疏
내가 벼슬 버리고 함께 결사하려니 / 我欲投簪同結社
작은 산의 떨기진 계수나무 어떤가 묻노라 / 小山叢桂問何如
평생 육신의 부림을 당해 파리 떼 같아 우스운데 / 百年形役笑蠅營
누가 다시 외물이 가벼움을 참으로 알리오 / 誰復眞知外物輕
벌써 귀거래사 적고 소은을 이루었으니 / 已草歸辭成小隱
그대에게 기대어 북산 신령에게 알리리 / 憑君爲報北山靈
사문의 흥망은 실로 천운과 연관되니 / 斯文興喪實關天
운동의 큰 규모 몇 년이나 숨겨져 있었던가 / 雲洞宏模秘幾年
경렴의 맑고 빼어난 곳을 생각하면 / 憶得景濂淸絶處
하늘빛 구름 그림자에 고기와 솔개를 보네 / 天光雲影看魚鳶
[주-D001] 김언빈(金彦彬)의 대영당(對影堂) : 언빈(彦彬)은 김중문(金仲文)의 자이다. 대영당은 외집 6권에 〈제대영당시권후(題對影堂詩卷後)〉 시가 실려 있다. 그러나《퇴계집(退溪集)》에는 대영당에 대한 시가 보이지 않는다.
[주-D002] 유관(儒冠)은 몸을 그르쳐 : 두보(杜甫)의 〈증위좌승(贈韋左丞)〉 시에 “귀족들은 굶어 죽지 않지만, 유관은 몸을 그르친 이 많다오.〔紈袴不餓死 儒冠多誤身〕”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시서(詩書)에만 얽매여서 일신(一身)의 처세(處世)하는 방법을 그르쳤다는 뜻이다.
[주-D003] 기심(機心) 잊은 곳 : 기심은 기계심(機械心)이라고도 한다. 곧 사심을 버렸다는 말이다. 바닷가에서 아무런 기심도 없이 갈매기와 벗하며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부친의 부탁을 받고 갈매기를 잡으려는 마음을 갖게 되자 갈매기들이 벌써 알아채고 그 사람 가까이 날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列子 黃帝》
[주-D004] 백이 …… 뜻 : 소동파(蘇東坡)가 달 아래 물을 읊은 시에 “물 위에 자신의 그림자가 흩어져 백(百)이나 된다.”라고 한 구절이 있다. 이백(李白)의 시에 “잔을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노니, 나와 달과 그림자가 세 사람을 이뤘도다.〔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라는 시가 있다. 《李太白集 卷22 月下獨酌》
[주-D005] 동천(洞天) : 도가(道家) 용어로, 신선이 사는 곳을 뜻하는데, 인간 세상에 36개의 동천이 있다고 했다. 《述異記 卷下》
[주-D006] 속마음을 알아주는 산수 : 춘추시대(春秋時代)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면서 고산(高山)에 뜻을 두자 종자기(鍾子期)가 “높디 높기가 마치 태산과 같도다!〔峨峨兮若泰山〕”라고 하였고, 또 유수(流水)에 뜻을 두자 “넓고 넓기가 마치 강하와 같도다!〔洋洋兮若江河〕”라고 하였다. 지음(知音)의 벗인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 소리를 들을 사람이 없다 하여 거문고의 현(絃)을 모두 끊고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다. 《列子 湯問》
[주-D007] 벼슬 …… 결사하려니 : 잠불(簪紱)을 던짐은 벼슬을 버린다는 뜻이고, 결사(結社)는 어떤 단체를 결성하는 것을 말한다.
[주-D008] 육신의 …… 우스운데 : 팽택 영(彭澤令)을 지낸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이미 마음을 형체의 노예로 삼았거니, 어찌 상심하여 슬퍼하기만 하랴.〔旣自以心爲形役 奚惆悵而獨悲〕”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승영(蠅營)은 파리 떼가 윙윙거리며 아무리 쫓아도 다시 덤벼드는 것을 말한 것으로, 여기서는 곧 사람이 물욕에 이끌려 염치없이 비굴하게 처신하는 것을 비유한다. 한유(韓愈)의 〈송궁문(送窮文)〉에 “파리 떼가 붕붕거리고 개가 꼬리를 흔들면서 쫓아도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한다.〔蠅營狗苟 驅去復還〕”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9] 귀거래사 …… 이루었으니 : 왕강거(王康琚)의 〈반초은(反招隱)〉 시에 “소은은 산이나 숲 속에 숨고 대은은 조정이나 저자에 숨는다.〔小隱隱陵藪 大隱隱朝市〕”라고 하였다. 《文選 卷22》
[주-D010] 북산 신령에게 알리리 : 남조(南朝) 송(宋)나라의 공치규(孔稚珪)가 북산(北山)에서 함께 은자 생활을 하다가 변절을 하고 벼슬길에 나선 주옹(周顒)을 못마땅하게 여긴 나머지 산신령의 이름을 가탁하여 신랄하게 풍자하면서 다시는 그를 산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뜻으로 〈북산이문(北山移文)〉이라는 글을 지었다.
[주-D011] 경렴(景濂) : 경렴정(景濂亭)은 소수서원의 부속 정자로 주세붕의 시가 있다. 《금계집》권3에 〈차경렴정(次景濂亭)〉이라는 오언절구 한 수가 수록되어 있다.
[주-D012] 하늘빛 …… 보네 : 주희(朱熹)의 〈관서유감(觀書有感)〉시에 “반 이랑 네모난 연못에 한 거울이 열리어, 하늘 빛 구름 그림자가 함께 배회하누나.〔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라고 하였다. 어연(魚鳶)은 솔개와 물고기를 가리킨다. 자사(子思)가 이르기를《시경》에 ‘솔개는 날아 하늘에 이르고, 고기는 못에서 뛴다.’ 하였으니, 천도의 유행이 위아래에 드러남을 말한 것이다.〔詩云 鳶飛戾天 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 한 데서 온 말이다. 《中庸章句 第12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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