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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안동소주 시음회 > > > 수경재에서 가사리 다리를 건너서, ‘농암종택’을 지나 다시 물을 건너가면 ‘맹개’라는 곳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소목화당(小木花堂)’이라는 펜션과 주막과 농장과 술도가를 겸한 ‘복합 힐링센터’가 있다. 그곳 주인장이 “안동소주 시음회”를 한다고 초청을 해서 어제 다녀왔다. 아마추어가 시음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술을 과하게 마실 것 같아서 전에 “술 마시는 법”에 소개한 음주 비법을 썼다. 첫 잔을 10여 분에 걸쳐서 마셨더니 시음회 이후 밤늦도록 소주‘들’을 꽤나 마셨는데도 오늘 아침에 아무 이상이 없다. 정제가 잘 된 술이라서 숙취가 없기도 하지만, 나는 음주법의 덕을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 > > > 이 “안동소주 시음회”는 퇴계 당대의 ‘월란척촉지회(月瀾躑躅之會)’를 본받은 거라고 하는데... 아무튼 철쭉꽃 피는 계절에 시음회를 핑계로 봄날의 한때를 잘 보내고 왔다. 척촉(躑躅)은 철쭉의 한자말이다. ‘월란...회’에 대해서는 농암종택 주인장(李性源)의 글이 있어서 일부 인용한다. > > > > ‘도산 길’의 마지막은 ‘천사’에서 ‘청량산’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선인들이 ‘청량산’을 갈 때 ‘천사’는 그 기점이었다. 천사에서부터 청량산 산행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온혜에서 청량산까지 국도가 바로 뚫려 있지만, 옛길은 천사-단사-가송-너분들로 이어지는 강변길이었다. ‘도산 9곡’ 가운데 7, 8, 9곡이 몰려있는 곳으로, 청량산의 비경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다. 농암 이현보, 송재 이우, 신재 주세붕, 퇴계 이황을 비롯하여 미수 허목, 성호 이익, 석주 이상룡 등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 길을 걸어가며 글을 쓰고 시를 지었다. 100여편의 기행문과 10,000여편의 시가 남아 있다. 거의 금강산과 비견될 정도이다. > > > > 퇴계는 생애 6번 갔다. 그때마다 단출 한 산행이었다. 그런데 1564년은 달랐다. 16명을 초청했는데 13명이 참가했다. 혼자 사색하기를 좋아하며, 집단적 모임을 주도한 일이 거의 없는 퇴계에게 이해 산행은 ‘퇴계식의 일상’으로 볼 때 매우 의례적이다. ‘유산遊山’의 의미를 알게 하고자 한 계획적인 산행으로, 퇴계 전 생애의 기념비적인 행사였다. 또한 마지막 청량산 산행이기도 했다. 이날 천사에서 퇴계는 참석자 가운데 유일한 친구인 이문량에게 이런 시를 썼다. > > > > 烟巒簇簇水溶溶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 > > 曙色初分日欲紅 새벽여명 걷히고 해가 솟아오르네. > > 溪上待君君不至 강가에서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아, > > 擧鞭先入畵圖中 내 먼저 고삐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 > > > > 원촌을 지나면 좌측은 단천丹川이고 우측은 천사川沙다. 천사는 ‘내살미’라 부른다. 원촌과는 강 이편과 저편이지만 천사는 항상 천사로 존재했다. 빛깔도 원촌과는 다르다. 원촌은 퇴계 후손들의 집성마을이나 천사는 그렇지 않다. 원촌이 산촌에 가까운, 그래서 강과 관련 없는 ‘원촌’, ‘원대’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천사는 물굽이와 모래로 인해 ‘도산 9곡’ 가운데 제6곡인 ‘천사곡’이 되었다. 퇴계의 ‘천사곡’ 시는 이러하다. > > > > 川流轉山來 흐르는 강물 산을 돌아 흘러오고 > > 玉虹抱村斜 붉은 무지개 마을 안고 비껴있다 > > 岸上渴祿疇 언덕 위엔 푸른 밭이랑 펼쳐있고 > > 林邊鋪白沙 수풀 강변엔 흰 모래가 깔려있다 > > > > 천사에는 두 가지 유적이 있다. ‘왕모산성’과 ‘월란사月瀾寺’다. 왕모산성에 대해 육사는 “내 동리 동편에 있는 왕모성은 고려 공민왕이 그 어머니를 모시고 몽진하신 옛 성터로서 아직도 터가 남아 있다”라고 했다. 월란사는 “달빛을 즐기고 물결을 바라본다”는 ‘농월관란弄月觀瀾’의 뜻에서 지어진 조그만 암자로, 지난 시절 농암 이현보, 퇴계 이황에 의해 ‘월란사 철쭉꽃 필 무렵의 모임’이란 뜻의 ‘월란척촉지회月瀾躑躅之會’란 향기로운 문학동인회가 열린 곳이다. 실로 ‘문향 안동’의 남상이 된 곳이라 할 수 있다. > > [출처] 안동소주 시음회|작성자 수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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