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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자 오자강에게 보낸 편지〔答吳正字子强書〕 > > > 한 번 선생님과 헤어진 뒤로 어느새 세모에 이르렀는데, 그리운 마음 어찌 잠시라도 떠난 적이 있었겠습니까? 얼굴은 대하지 못하고 먼저 편지를 받아보고 한가히 수양하시는 것이 깊고 여유롭고 더욱이 덕을 진보시키고 업을 닦는 공이 깊은 것을 알게 되니 끝없이 기쁘고 위안이 됩니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지나치게 급박하면 오래 버티기 어려운 점이니, 부디 잊어버리지도 조장하지도 말고 무르익도록 익혀서 자득하는 공을 거두시기를 학수고대합니다. > > 저는 잡다한 사무로 어지러운 중에 조세를 거두는 일로 번거로우며, 어두워지면 들어가 쉬지만 곧 졸려서 잠잘 생각이나 하게 됩니다. 게다가 오랫동안 선생님을 만나지 못하여 곁에 충고하는 벗이 없고, 때때로 책을 대하지만 함께 토론할 이가 없어 대충 보고 지나가니 더욱 혼미해지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늘 선생님께서 분발하는 힘을 생각하였는데,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인간사가 잘 어긋나 사람에게 병이 나게 하는 것을 탄식할 뿐입니다. > > 제생들이 지금 영봉서원에 모여 강학할 준비가 되었으나 듣는 바가 언어와 문자 사이에 지나지 않고 또 한가한 여가가 없어 자주 들락거리니 이 또한 한탄스럽습니다. > > 도산옹(陶山翁)께서 보낸 편지에서 늘 우리 자강을 보지 못하는 것을 한스럽게 여기고 지난여름 좋은 기회를 잃어버린 것을 뒤늦게 후회하셨습니다. 부디 한해가 다 가기 전에 속히 퇴계의 구름을 밟아 평소 서로 만나고 싶었던 소원을 푸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만약 해가 지난 뒤에는 중국 사신이 급히 이르게 되니, 아마 그분도 남강(南岡)의 언덕을 지키지 못하고 동산(東山)에서 나오게 됨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사이 사람의 일이 어찌 다 뜻대로 될 수 있겠습니까? 기공(期功)이 이미 지나가 슬픔이 가셨을 터이니 저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 몇 칸 서사(書舍)를 지어 온돌을 이미 갖추었고 상하 평상도 대충 완비하였지만, 부족한 것은 삭막하게 주인이 없는 것임에도 한 번 올라갈 여가가 없습니다. > > 보여주신 의문은 밝게 분변한 것이 매우 온당하여 근자에 조예가 깊어지신 것을 충분히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보낸 견해는 다 억측에서 나온 것이니 선생님께서 분변하는 데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다만 멀리 가는 편지에 간략하게 안부를 전하고 겸하여 저의 견해를 가지고 질의하오니 다시 인편에 회답을 보내주시어 의심과 막힘을 덜어주시기 바랍니다. > > 우군(禹君)이 슬픔을 안고 멀리까지 약재를 구하기에 그 효성에 감동하여 삼가 요청대로 들어주었습니다. > > 양기가 처음 동하려 하고 두터운 음기가 곧 흩어지리니 정히 천지에 밝은 시대가 올 기회입니다. 부디 진중하게 수양하시어 밝은 시대가 오는 경사에 부응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은 바쁘고 종이는 다하여 이만 줄이고 삼가 올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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