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김언희에 대한 제문〔祭金地主彦喜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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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71회 작성일 21-07-28 14:33본문
군수 김언희에 대한 제문〔祭金地主彦喜文〕
신령은 문헌 고가에서 경사를 길러 / 惟靈文獻毓慶
빛나는 산악의 기운받아 잉태하여 / 光岳孕秀
기품이 순화하고 / 氣稟醇和
덕은 효우를 온전히 했네 / 德全孝友
일찍 학문에 뜻을 두어 / 志學伊早
큰 꾀를 자부했네 / 壯圖自負
청춘에 연꽃을 캐고 / 採蓮靑春
고을의 과장에서 장원을 차지하니 / 鄕圍擧首
화려한 명성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 華聲播人
단계를 손에 넣었네 / 丹桂入手
처음 그 모습을 보고 / 始見其容
후덕하심을 알았네 / 知德之厚
국자를 교도하는 승정원에서 / 國子槐院
몇 번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를 겪었네 / 幾經楡柳
병조의 낭관으로 / 郞選夏官
평안도 지방의 막좌가 되었네 / 幕佐關右
한 글자 대신의 반열이고 / 一字鵷行
십년은 묘년과 유년일세 / 十年卯酉
우리 피곤한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어 / 惠我疲氓
풍기 수령으로 나갔네 / 豐城出守
교화는 문옹처럼 흡족하니 / 敎洽文翁
두모 같이 추대하길 생각했네 / 思推杜母
시골에서 편안히 사니 / 相安田里
닭과 개들도 놀라지 않네 / 不驚鷄狗
떠도는 백성에게 일을 주니 / 業復流氓
농부들도 기뻐하였네 / 歡騰野叟
미년에 굴레 벗고 물러나 / 稅駕未年
오래지 않아 거문고 탔네 / 彈琴非久
병이 낫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 愆和有聞
전하는 말을 믿지 않았네 / 不信傳口
약을 쓰지 않고 완치된들 어떠하리 / 勿藥何傷
풍사가 우연히 타고 들어왔네 / 風邪乘偶
안부를 묻고 겨우 돌아오자 / 訊候才還
갑자기 부고를 들었네 / 遽聞凶訃
백성은 부모를 잃었고 / 民亡考妣
문학은 스승을 잃었네 / 文喪山斗
의지할 어린 아들 없으니 / 無依小兒
부인이 누구에게 의탁하랴 / 何托嫠婦
수명은 서른 다섯이요 / 壽半從心
관직은 수령의 인끈을 찼네 / 官纔綰綬
선한 사람에게만 재앙이 내리니 / 善人偏禍
하늘을 허물하네 / 老蒼是咎
내가 따라 노닐었으니 / 伊我遊從
미더운 정은 친구 같았네 / 情孚若舊
백운동에서 봄놀이 하다 / 雲洞春嬉
밤에 사립문을 두드렸네 / 蓬門夜叩
백성을 위주로 하여 형체를 잊었고 / 民主忘形
풍류는 아취가 있었네 / 風流雅趣
어찌 영영 멀어짐을 알리오 / 寧知永隔
한 번 기뻐하는 뒷날 기약이 없네 / 一歡無後
벼슬살이하느라 고개에 막혀 / 守官阻嶺
외직으로 놀라 달렸네 / 沿牒驚走
염할 때에 미처 곡도 못하고 / 哭未及斂
영결도 들창문으로 하지 못했네 / 訣不自牖
슬프고 애통한 마음 품으니 / 茹哀抱慟
이 한을 풀기 어렵네 / 此恨難剖
세상에 더부살이하니 / 寄生浮世
누가 요수가 같다 하랴 / 誰齊夭壽
기장을 삶아 쉽게 익으니 / 炊粱易熟
부귀가 무슨 소용 있으랴 / 富貴何有
몸은 가벼워 새들이 지나가도 / 身輕鳥過
이름은 썩지 않으리 / 名獨不朽
어둡지 않은 것이 보존되리니 / 不昧者存
시골 술을 흠향하시리니 / 庶歆村酒
아, 슬프도다 / 嗚呼哀哉
[주-D001] 김언희(金彦喜) : 김경언(金慶言)으로, 언희는 그의 자이다. 본관은 순천(順天), 호는 눌재(訥齋)이다. 1543년(중종38)에 사마시에 합격하고, 1548년(명종3)에 문과에 급제하였으며, 병조 좌랑과 풍기 군수를 지냈다.
[주-D002] 연꽃을 캐고 : 사마시(司馬試)에 급제함을 뜻한다. 생원시(生員試)나 진사시(進士試)를 연방(蓮榜)이라 한다.
[주-D003] 단계를 손에 넣었네 : 연소한 나이에 대과(大科)에 급제하고 나서, 청년 시절에 벌써 금대(金帶)를 두르는 고위 관직에 올랐다는 말이다.
[주-D004] 느릅나무와 버드나무 : 승정원에서 여러 해를 보냈다는 말이다. 1년 중 사계절과 6월의 토왕일(土旺日)에 불을 취하는 나무를 바꾸는데, 봄에는 ‘느릅나무와 버드나무〔楡柳〕’, 여름에는 ‘대추나무와 살구나무〔棗杏〕’, 늦여름에는 ‘뽕나무와 산뽕나무〔桑柘〕’, 가을에는 ‘떡갈나무와 참나무〔柞楢〕’, 겨울에는 ‘느티나무와 박달나무〔槐檀〕’에서 불을 취한다.
[주-D005] 교화는 문옹(文翁)처럼 흡족하니 : 전한(前漢) 때 문옹(文翁)이 경제(景帝) 말엽에 촉군(蜀郡)을 맡아 성도(成都)에 학교를 세워 문풍(文風)을 일으키고, 야만스러운 풍속을 변화시켰던 것처럼 하려는 뜻을 말한다. 《漢書 卷89 循吏傳》
[주-D006] 두모(杜母) : 두시(杜詩)가 어머니처럼 보살펴 준 은혜라는 뜻으로, 지방 장관의 선정(善政)을 뜻하는 말이다. 두시(杜詩)가 남양 태수(南陽太守)가 되어 다 같이 덕정(德政)을 베풀었으므로 남양 백성들이 칭송한 말이다. 《後漢書 卷31 杜詩列傳》
[주-D007] 형체를 잊었고 : 형체(形體)를 잊는다는 것은 곧 물외(物外)에 초연하여 자신의 자위를 잊는 것을 말한다. 《장자(莊子)》 〈양왕(讓王)〉에 “뜻을 기르는 자는 자신의 형체를 잊고, 형체를 기르는 자는 자신의 이익을 잊고, 도를 이룬 자는 자신의 마음까지도 잊는 법이다.〔養志者忘形 養形者忘利 致道者忘心矣〕”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8] 영결도 …… 못했네 : 직접 문병 가지 못했다는 말이다. 《논어》 〈옹야(雍也)〉에 염백우(冉伯牛)에게 불치병이 있자, 공자가 문병하실 때 남쪽 들창문을 통해 그의 손을 잡고서 말하기를 “없어야 할 텐데, 운명인가 보다.〔伯牛有疾 子問之 自牖執其手 曰亡之 命矣夫〕”라고 하였다.
[주-D009] 요수(夭壽)가 같다 하랴 : 요절하거나 장수를 누리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므로 서로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요절하거나 장수함에 의심하지 않아, 몸을 닦고 천명을 기다림은 명을 세우는 것이다.〔夭壽不貳 修身以俟之 所以立命也〕”라고 하였다.
[주-D010] 기장을 …… 익으니 : 일장춘몽과 같은 덧없는 인생을 끝마쳤다는 말이다. 노생(盧生)이 도사(道士) 여옹(呂翁)의 베개를 베고 잠을 자는 동안 한평생의 부귀영화를 한껏 누렸는데, 잠을 깨고 보니 아직도 메조밥〔黃粱〕이 덜 되었더라는 꿈 이야기로, 한단지몽(邯鄲之夢)과 같은 말이다. 인생의 부귀영화가 꿈처럼 허망한 것을 가리킨다.
신령은 문헌 고가에서 경사를 길러 / 惟靈文獻毓慶
빛나는 산악의 기운받아 잉태하여 / 光岳孕秀
기품이 순화하고 / 氣稟醇和
덕은 효우를 온전히 했네 / 德全孝友
일찍 학문에 뜻을 두어 / 志學伊早
큰 꾀를 자부했네 / 壯圖自負
청춘에 연꽃을 캐고 / 採蓮靑春
고을의 과장에서 장원을 차지하니 / 鄕圍擧首
화려한 명성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 華聲播人
단계를 손에 넣었네 / 丹桂入手
처음 그 모습을 보고 / 始見其容
후덕하심을 알았네 / 知德之厚
국자를 교도하는 승정원에서 / 國子槐院
몇 번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를 겪었네 / 幾經楡柳
병조의 낭관으로 / 郞選夏官
평안도 지방의 막좌가 되었네 / 幕佐關右
한 글자 대신의 반열이고 / 一字鵷行
십년은 묘년과 유년일세 / 十年卯酉
우리 피곤한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어 / 惠我疲氓
풍기 수령으로 나갔네 / 豐城出守
교화는 문옹처럼 흡족하니 / 敎洽文翁
두모 같이 추대하길 생각했네 / 思推杜母
시골에서 편안히 사니 / 相安田里
닭과 개들도 놀라지 않네 / 不驚鷄狗
떠도는 백성에게 일을 주니 / 業復流氓
농부들도 기뻐하였네 / 歡騰野叟
미년에 굴레 벗고 물러나 / 稅駕未年
오래지 않아 거문고 탔네 / 彈琴非久
병이 낫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 愆和有聞
전하는 말을 믿지 않았네 / 不信傳口
약을 쓰지 않고 완치된들 어떠하리 / 勿藥何傷
풍사가 우연히 타고 들어왔네 / 風邪乘偶
안부를 묻고 겨우 돌아오자 / 訊候才還
갑자기 부고를 들었네 / 遽聞凶訃
백성은 부모를 잃었고 / 民亡考妣
문학은 스승을 잃었네 / 文喪山斗
의지할 어린 아들 없으니 / 無依小兒
부인이 누구에게 의탁하랴 / 何托嫠婦
수명은 서른 다섯이요 / 壽半從心
관직은 수령의 인끈을 찼네 / 官纔綰綬
선한 사람에게만 재앙이 내리니 / 善人偏禍
하늘을 허물하네 / 老蒼是咎
내가 따라 노닐었으니 / 伊我遊從
미더운 정은 친구 같았네 / 情孚若舊
백운동에서 봄놀이 하다 / 雲洞春嬉
밤에 사립문을 두드렸네 / 蓬門夜叩
백성을 위주로 하여 형체를 잊었고 / 民主忘形
풍류는 아취가 있었네 / 風流雅趣
어찌 영영 멀어짐을 알리오 / 寧知永隔
한 번 기뻐하는 뒷날 기약이 없네 / 一歡無後
벼슬살이하느라 고개에 막혀 / 守官阻嶺
외직으로 놀라 달렸네 / 沿牒驚走
염할 때에 미처 곡도 못하고 / 哭未及斂
영결도 들창문으로 하지 못했네 / 訣不自牖
슬프고 애통한 마음 품으니 / 茹哀抱慟
이 한을 풀기 어렵네 / 此恨難剖
세상에 더부살이하니 / 寄生浮世
누가 요수가 같다 하랴 / 誰齊夭壽
기장을 삶아 쉽게 익으니 / 炊粱易熟
부귀가 무슨 소용 있으랴 / 富貴何有
몸은 가벼워 새들이 지나가도 / 身輕鳥過
이름은 썩지 않으리 / 名獨不朽
어둡지 않은 것이 보존되리니 / 不昧者存
시골 술을 흠향하시리니 / 庶歆村酒
아, 슬프도다 / 嗚呼哀哉
[주-D001] 김언희(金彦喜) : 김경언(金慶言)으로, 언희는 그의 자이다. 본관은 순천(順天), 호는 눌재(訥齋)이다. 1543년(중종38)에 사마시에 합격하고, 1548년(명종3)에 문과에 급제하였으며, 병조 좌랑과 풍기 군수를 지냈다.
[주-D002] 연꽃을 캐고 : 사마시(司馬試)에 급제함을 뜻한다. 생원시(生員試)나 진사시(進士試)를 연방(蓮榜)이라 한다.
[주-D003] 단계를 손에 넣었네 : 연소한 나이에 대과(大科)에 급제하고 나서, 청년 시절에 벌써 금대(金帶)를 두르는 고위 관직에 올랐다는 말이다.
[주-D004] 느릅나무와 버드나무 : 승정원에서 여러 해를 보냈다는 말이다. 1년 중 사계절과 6월의 토왕일(土旺日)에 불을 취하는 나무를 바꾸는데, 봄에는 ‘느릅나무와 버드나무〔楡柳〕’, 여름에는 ‘대추나무와 살구나무〔棗杏〕’, 늦여름에는 ‘뽕나무와 산뽕나무〔桑柘〕’, 가을에는 ‘떡갈나무와 참나무〔柞楢〕’, 겨울에는 ‘느티나무와 박달나무〔槐檀〕’에서 불을 취한다.
[주-D005] 교화는 문옹(文翁)처럼 흡족하니 : 전한(前漢) 때 문옹(文翁)이 경제(景帝) 말엽에 촉군(蜀郡)을 맡아 성도(成都)에 학교를 세워 문풍(文風)을 일으키고, 야만스러운 풍속을 변화시켰던 것처럼 하려는 뜻을 말한다. 《漢書 卷89 循吏傳》
[주-D006] 두모(杜母) : 두시(杜詩)가 어머니처럼 보살펴 준 은혜라는 뜻으로, 지방 장관의 선정(善政)을 뜻하는 말이다. 두시(杜詩)가 남양 태수(南陽太守)가 되어 다 같이 덕정(德政)을 베풀었으므로 남양 백성들이 칭송한 말이다. 《後漢書 卷31 杜詩列傳》
[주-D007] 형체를 잊었고 : 형체(形體)를 잊는다는 것은 곧 물외(物外)에 초연하여 자신의 자위를 잊는 것을 말한다. 《장자(莊子)》 〈양왕(讓王)〉에 “뜻을 기르는 자는 자신의 형체를 잊고, 형체를 기르는 자는 자신의 이익을 잊고, 도를 이룬 자는 자신의 마음까지도 잊는 법이다.〔養志者忘形 養形者忘利 致道者忘心矣〕”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8] 영결도 …… 못했네 : 직접 문병 가지 못했다는 말이다. 《논어》 〈옹야(雍也)〉에 염백우(冉伯牛)에게 불치병이 있자, 공자가 문병하실 때 남쪽 들창문을 통해 그의 손을 잡고서 말하기를 “없어야 할 텐데, 운명인가 보다.〔伯牛有疾 子問之 自牖執其手 曰亡之 命矣夫〕”라고 하였다.
[주-D009] 요수(夭壽)가 같다 하랴 : 요절하거나 장수를 누리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므로 서로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요절하거나 장수함에 의심하지 않아, 몸을 닦고 천명을 기다림은 명을 세우는 것이다.〔夭壽不貳 修身以俟之 所以立命也〕”라고 하였다.
[주-D010] 기장을 …… 익으니 : 일장춘몽과 같은 덧없는 인생을 끝마쳤다는 말이다. 노생(盧生)이 도사(道士) 여옹(呂翁)의 베개를 베고 잠을 자는 동안 한평생의 부귀영화를 한껏 누렸는데, 잠을 깨고 보니 아직도 메조밥〔黃粱〕이 덜 되었더라는 꿈 이야기로, 한단지몽(邯鄲之夢)과 같은 말이다. 인생의 부귀영화가 꿈처럼 허망한 것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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