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에 대한 논변〔桃源辨〕 > 금계외집 8권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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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에 대한 논변〔桃源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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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3회 작성일 21-07-2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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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에 대한 논변〔桃源辨〕

일이 호사자(好事者)들이 함부로 전하는데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믿을 수 있는 사적(史籍)에 기재된 것이 아니면 군자가 반드시 분변해야 한다. 대체로 일이 비록 사씨(史氏)의 기전(紀傳)에 나오더라도 오히려 문승(文勝)의 폐단을 면하지 못해 혹 맹랑하다는 비난이 있는데, 더구나 호사자들이 괴이함을 좋아하여 만들어 전하는 말들을 그대로 따르면서 의심 없이 믿을 수 있겠는가? 무릉인(武陵人)이 서로 전하기를 “진(秦)나라 백성들이 난리를 피하여 도원(桃源)에 들어왔는데, 한(漢)나라를 거쳐 진(晉)나라에 이르기까지 인가에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았다.” 하니, 후인들이 그 일을 신비롭게 여겨 지상의 신선으로 삼으려 했다.

아, 신선이 있는지 없는지 이미 막연하니 도원(桃源)의 설은 다 믿을 수가 없다. 저 제(齊)나라 동쪽 야인이 괴이함을 기록하고 잘못된 것을 이어받는 설은 장차 무엇을 근거로 믿겠는가? 진(秦)나라가 호시탐탐 삼키고 물어뜯으니 가혹한 정사가 뼈에 사무쳐 백성들이 놀라고 두려워하며 고통을 견디지 못해 서로 함께 그 땅을 피해서 화(禍)에서 에 도망쳤으니, 사호(四皓)가 상산(商山)에 숨고 서불(徐巿)이 동해로 들어간 것이 또한 바로 그 때이다. 그러나〈자지가(紫芝歌)〉를 부르고 약을 캔 일이 모두 당시 사책(史冊)에 모두 드러나 있고 제자서(諸子書)에도 섞여 나오니, 이 사람들이 없었다고 말할 수 없다. 만약 도원(桃源)에 관해서 그 일이 국승(國乘)에 기재되어 있지 않고 그 지역이 도적(圖籍)에도 없이 참으로 어부가 전하는 데에서 나와 외인(外人)의 이목과 마주친 적이 없다면 이는 참으로 황당하여 믿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괴이한 것을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한 번 나오게 되면 어리석은 사람은 유혹되고, 지혜로운 사람도 미혹하게 된다. 참으로 경치가 빼어나 신선이 살만한 구역이 있다면 세상에서 일어나 홀연히 갈 수 있지만 속세의 사람이 밟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니, 어찌 그렇게도 깊이 생각해 보지 않는가? 설령 정말로 진(秦)나라를 도피하는 백성들이 있었더라면 우거진 산림 속으로 들어가지 못할까 걱정했을 텐데, 그 사이에 자취를 의탁한 것이 또한 인적이 드문 깊숙한 골짜기에 불과하여 영가(嬴家)의 조세를 면했을 뿐이다. 어찌 계곡을 낀 수 십리 지역에 별도의 세상이 있어 풍기(風氣)가 막혀 사슴이 함양(咸陽)으로 달아날 때부터 말이 강남을 건널 때까지, 6백 년 동안 꽃을 찾아 도원을 거슬러 간 사람치고 한 번이라도 그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이 고요한가? 이미 봉숭아 나무를 심고 때를 점쳐 열매를 먹고 가지를 땔나무하며 뽕나무와 삼밭에 대나무를 심어 외인(外人)처럼 엄연하다고 했으니, 또한 방외(方外)의 구역이라 할 수 없는데, 혹은 고기잡이배가 길을 잃어 마침내 가지 못했다 하고, 혹은 진나라 백성들이 아직 생존하여 당시를 눈으로 봤다 하니, 이처럼 매우 차이가 나는 설은 무슨 소견으로 말했는가? 한유(韓愈)가 그 그림에 제서(題書)하기를 “세속에서 어찌 진위를 알겠는가? 지금 전하는 무릉인이라네.〔世俗寧知僞與眞 至今傳者武陵人〕”라고 한 것도 상고함이 없이는 믿기 어렵다고 했다. 한유는 옛것을 좋아한 박아(博雅)한 군자이다. 진(晉)나라 대원(大元)부터 당(唐)나라 정원(貞元)에 이르기까지 세상이 서로 멀지 않으니 반드시 들어서 알고 있었을 텐데, 오히려 호사자의 그림을 믿지 않고 황당한 설이라 지목했으니, 사람들이 비로소 도원(桃源)이 신선이 산 곳이 아니고 세상을 피한 백성들을 지목한 것임을 비로소 알았다. 이는 또한 천고(千古)에 한 번 통쾌한 일이다. 혹은 말하기를, 도연명(陶淵明)과 임안빈(任安貧)의 전기(傳記)에 그 일이 자세히 기록되었고, 후세 사인(詞人)이 모두 시를 지어 읊었으니 어찌 아득하여 믿기 어렵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 사람의 설은 눈으로 본 것이 아니고 무릉인에게 전해 들었을 뿐이니, 어찌 편하게 그렇게 여길 수 있겠는가? 또 호사자가 장차 믿음을 취할 땅을 삼아 도연명을 가탁하여 기록한 것임을 어찌 알았겠는가? 그러나 직접 그 사실만 기록하고 신선에 관한 일을 언급하지 않았고, 또 제자(諸子)가 과장되게 비유한 것을 비난했다. 예컨대, 천태(天台)의 도원은 비록 유신(劉晨) 완조(阮肇)가 약을 캔 일로 증거를 했으나 제해(齊諧)의 속기(續記)에서 처음 나왔고, 속기는 더욱 허황됨이 심한 것이다. 이 또한 무릉을 원조로 해서 한 말이니 어찌 대변을 기다린 뒤 분명하겠는가?

아, 세교(世敎)가 분명하지 밝지 않으니 이설(異說)이 따라 일어난다. 노자(老子)와 장자(莊子)의 허무한 가르침이 앞에서 창도(唱導)하고, 연(燕)나라 제(齊)나라의 우원하고 괴상한 무리들이 뒤에서 부화뇌동하니, 삼신산(三神山)과 십주(十洲), 고야(姑射)와 마고(麻姑) 같은 황당한 말과 우언(寓語)은 사람의 귀를 쫑긋 놀라게 하지만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이라 말하는데 불과하다. 오유자(烏有子)에 관한 이야기는 창시한 사람은 없고 한 사람만 있으니 귀먹고 눈먼 후인들이 결국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대체로 죽고 사는 것은 정상적인 이치이다. 낮과 밤이 필연적인 것과 같으니 과연 세상을 초탈하여 신선이 되어 오래도록 본 자가 있는가? 경사(經史) 이외에 괴이한 일을 기록한 책은 기괴한 사실을 파헤쳐 세상을 미혹시키는데 힘쓸 뿐이니 과연 사실을 모아 믿을 만한 것을 전했겠는가? 그러므로 공자는 괴인한 것과 귀신에 관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고 하였고, 맹자는 책이 없는 것만 못하다고 하였다.

[주-D001] 도원(桃源) : 중국 동진(東晉) 도잠(陶潛)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별천지인 무릉도원(武陵桃源)을 말한다. 〈도화원기〉에 의하면, 무릉에 사는 어떤 어부가 시내를 따라 올라가다가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핀 선경(仙境)을 만나 그곳에서, 진(秦)나라 때에 난리를 피해 그곳에 들어와 살고 있던 사람들을 만나 극진한 대접을 받고 나왔는데, 뒤에 다시 그곳을 찾아갔더니 흔적이 없어서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陶淵明集 卷6》

[주-D002] 문승(文勝)의 폐단 : 본질보다 형식이 뛰어난 것을 말한다. 《논어(論語)》 〈옹야(雍也)〉에 “본바탕이 겉모습을 이기면 촌스럽고 겉모습이 본바탕을 이기면 번드르르하다.〔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라고 하였다.

[주-D003] 제(齊)나라 …… 설 : 근거가 없는 허황된 말이라는 뜻이다. 맹자의 제자인 함구몽(咸丘蒙)이, 순(舜)이 천자가 되자 요(堯)와 고수(瞽瞍)가 순을 섬겼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묻자, 맹자가 이는 제동야인의 말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온 말이다. 《孟子 萬章 下》

[주-D004] 사호(四皓) : 진(秦)나라 말기에 폭정(暴政)을 피해 상산(商山)에 숨어 살았던 네 명의 노인, 즉 동원공(東園公),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甪里先生), 기리계(綺里季)를 가리킨다.

[주-D005] 서불(徐巿) : 진(秦)나라 때의 방사(方士)로 진 시황을 위하여 동남 동녀(童男童女) 각각 5백 명씩을 거느리고 불사약(不死藥)을 구하기 위해 동해의 봉래산(蓬萊山)을 향하여 뱃길을 떠났는데,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는 고사가 있다.

[주-D006] 자지가(紫芝歌) : 악부가사(樂府歌辭)의 이름이다. 자지(紫芝)는 선약(仙藥)의 이름인데, 상산(商山)의 사호(四皓)가 난리를 피하여 은거하고 있을 적에 한 고조(漢高祖)가 그들을 맞이하였으나, 그들은 나오지 않고 이 자지를 캐 먹으면서 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 한다.

[주-D007] 약을 캔 일 : 신선이 사는 동해(東海)의 봉래산(蓬萊山)에 장생불사약이 있다고 방사(方士) 서복(徐福)이 진 시황(秦始皇)을 속인 뒤에 동남동녀(童男童女) 수천 명을 배에 태우고 바다로 나가 소식이 없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일본에 도착했더라는 전설이 전한다. 《史記 卷6 秦始皇本紀》

[주-D008] 영가(嬴家) : 진 시황(秦始皇)의 성(姓)이 영씨(嬴氏)로, 즉 진(秦)나라를 지칭한 말이다.

[주-D009] 사슴이 …… 때부터 : 사슴을 쫓는다〔逐鹿〕는 말은 제왕의 자리를 다툼을 말하는데, 《사기》 〈회음후전(淮陰候傳)〉에 “진(秦)나라가 그 사슴을 잃으니 천하가 다 함께 쫓는다.”라는 말이 나온다. 여기서는 진나라가 망함을 뜻한다.

[주-D010] 세속에서 …… 무릉인이라네 : 한유(韓愈, 768~824)가 〈도원도(桃源圖)〉에서 한 말이다.

[주-D011] 천태(天台)의 …… 일 : 두 사람 모두 후한 때의 인물이다. 전설에 의하면, 후한 명제(明帝) 영평(永平) 연간에 이 두 사람이 약을 캐러 천태산(天台山)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고 헤매다 두 여인을 만났다. 그 집에 들어가 하룻밤 유숙한 다음 부부의 연을 맺고 살게 되었다. 반년이 지난 후 세상에 나와 보니 아는 사람들은 모두 죽어 아무도 없고 이미 7대(代)가 지났음을 알게 되었다. 다시 여인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다시는 돌아갈 길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太平廣記 神仙傳》

[주-D012] 삼신산(三神山)과 십주(十洲) :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세 신산(神山), 즉 봉래산(蓬萊山)ㆍ방장산(方丈山)ㆍ영주산(瀛洲山)을 가리킨다. 발해 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선이 살고 있는데, 새나 짐승들도 모두 흰 빛을 띠고 있고 황금과 은으로 된 궁궐이 있으며 불사약(不死藥)이 있다고 전해진 이상향(理想鄕)이다. 《史記 封禪書》십주(十洲)는 신선이 산다는 바다 속의 10개의 섬으로, 보통 선경(仙境)을 가리킨다.

[주-D013] 고야(姑射)와 마고(麻姑) : 막고야(藐姑射) 산에 사는 신인(神人)을 말한다. 얼음처럼 투명한 피부를 갖고 처녀처럼 생기발랄하며, 바람을 호흡하고 이슬을 마시며, 구름을 타고 용을 부리면서 사해(四海) 밖에 노닌다는 이야기가《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실려 있다. 마고(麻姑)는 도가(道家)에서 장생불사한다고 하는 선녀이다. 한(漢)나라 환제(桓帝) 때에 고여산(姑餘山)에서 수도했는데, 길고 새 발톱처럼 생긴 손톱으로 가려운 데를 긁어 주면 한없이 유쾌(愉快)하였다 전한다.

[주-D014]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세계. 《장자》 〈소요유〉에 보인다. 상대적인 세계인 현실의 제약을 벗어난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세계이다.

[주-D015] 오유자(烏有子) : 한(漢)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자허부(子虛賦)〉를 지어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여 풍자한 데서 나온 것으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인화하여 말한 것이다. 《漢書 卷57 司馬相如傳》

[주-D016] 공자는 …… 않았다 : 《논어》 〈술이(述而)〉에 “공자는 괴이한 것과 용력에 관한 것과 패란한 것과 귀신에 관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子不語怪力亂神〕”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17] 맹자는 …… 못하다 : 《맹자》 〈진심(盡心)〉편에 “글을 다 믿으면 글이 없는 것만 못하다.〔盡信書則不如無書〕”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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