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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집 외집 제7권 / 전(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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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6회 작성일 21-07-2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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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집 외집 제7권 / 전(箋)


농암 이 상공을 대신하여 숭정의 자급을 더해주고 다시 음식을 내려주신 것에 사례하는 전문〔代聾巖李相公謝加階崇政復加食物箋〕

대궐이 봉문(蓬門 자신의 집)에서 멀어도 항상 잊지 못하는 정성이 간절하고, 임금의 은택은 산림에 있어도 융성하여 외람되게 분에 넘치는 영광을 입어, 하늘로부터 명령이 내려오니 몸 둘 곳을 모르겠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형설(螢雪)의 말기(末技)와 산야(山野)의 미미한 몸으로 네 조정에 걸쳐 벼슬을 거쳤지만 임금을 보필하는 직분에 부족한 게 부끄럽고, 여덟 고을에 수령으로 나갔으니 외람되게 부모를 편안하게 봉양한 은택을 입었습니다.

돌아보건대, 치사(致仕)할 나이를 넘어서 비로소 전리(田里)로 돌아가는 계책을 이루었습니다. 이미 늙었지만 편안하게 물러가는 명분을 바라지만, 성명(性命)은 오히려 온전하니 지나치게 생성(生成)해 주신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다만 해바라기가 해를 향하는 정성은 깊지만 도리어 나약한 자질로 가을을 바라기가 겁이 납니다.

선왕(先王)께서 승하한 슬픔을 만나 아직 활을 부여잡는 기회에 나아가지 못했는데, 인묘(仁廟 인종)가 벼슬을 내리는 은총을 받았으니 다만 친서(親書)를 내리는 영광을 더하셨습니다. 신하의 지극한 정을 어김이 있었으니 이미 성대한 세상에서 버려진 사람이 되어버렸으니, 어찌 성명(聖明)한 군주를 도모하여 쇠약한 신하를 잘못 기억하겠습니까. 예전 사람을 임명하기 위해 열 줄의 칭찬하는 수찰(手札)을 내리시고 거듭 새로운 직명을 더하여 일품의 높은 반열에 올랐으니, 마른 버들이 다시 꽃이 피었지만 늙은 말이 어찌 충성을 바칠 수 있겠습니까.

산하로 막혔으니 속절없이 성상을 그리는 마음만 간절하지만 여력(膂力)이 벌써 쇠하여 길이 임금께 나아갈 가망이 없어서, 죄책(罪責)을 용서하지 않을까 두려운데 다시 특별한 은전(恩典)이 내려와 어물(魚物)을 보내주시니 어찌 노인을 잘 봉양하는 사람일 뿐이겠습니까, 술로 취하고 덕으로 배부르니 스스로 먹고 마시기만 했음을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신의 몸은 지극히 미천하지만 임금의 뜻은 매우 엄중한데, 삼가 현신(賢臣)을 존경하는 군주의 성대한 덕을 만나 노년에도 인자함이 깊어 선신(先臣)을 고치지 않고 맹장자(孟莊子)가 추후에도 사랑하는 효성을 취했으니, 노성(老成)한 사람을 빠트리지 않고 주 성왕(周成王)이 상고한 기풍을 법삼아, 특별히 벼슬한 공로를 생각하여 지나치게 분수에 넘치는 대우를 받았으나 신은 감히 성상의 교화에 젖어 큰 복을 노래하지 못합니다. 백발의 남은 인생은 비록 묘당(廟堂)의 책무를 벗었지만 일편단심은 아직 죽지 않았으니 삼가 강호의 근심을 다 바치겠습니다.

[주-D001] 형설(螢雪)의 말기(末技) : 고학(苦學)으로 이룬 하찮은 잔재주, 즉 자신의 재능을 겸칭한 것이다. 형설은 성어로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 하는데, 고학(苦學)함을 뜻한다. 진(晉)나라 때 차윤(車胤)은 기름을 살 돈이 없어 여름에 반딧불을 주머니에 넣어서 그 빛으로 책을 보았다. 역시 진나라 사람인 손강(孫康)은 학문에 힘썼는데 집이 가난하여 기름을 살 수 없는 형편이라 겨울에 눈에 비추어 책을 보았다. 《蒙求》

[주-D002] 활을 부여잡는 기회 : 중종(中宗)이 죽어 애통해하였다는 뜻이다. 옛날에 황제(黃帝)가 용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자, 신하와 후궁 가운데 황제를 따라서 올라간 자가 70여 명이었는데, 미처 용의 몸에 올라타지 못한 자들이 용의 수염을 잡고 올라가다가 수염이 끊어져서 황제가 가지고 있던 활과 함께 떨어졌다. 이에 사람들이 활과 용의 수염을 잡고 통곡하였다고 한다. 《史記 卷28 封禪書》

[주-D003] 술로 …… 배부르니 : 《시경》 〈기취(旣醉)〉에 “이미 술에 흠뻑 취하였고 이미 덕에 배가 불렀도다. 군자께선 만년토록 큰 복을 누리시기를.〔旣醉以酒 旣飽以德 君子萬年 介爾景福〕”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4] 먹고 마시기만 했음을 : 공적을 이루지 못하고 음식에만 뜻을 두었다는 뜻으로 자신의 부덕을 지칭하는 겸사이다. 《맹자》 〈이루 상(離婁上)〉에 “그대가 자오를 따라서 제나라에 온 것은 한갖 먹고 마시기 위함이로다. 나는 그대가 옛날의 법도를 배워서 먹고 마시기만 할 줄은 헤아리지 못했다.〔子之從於子敖來 從餔啜也 我不意子學古之道 而以餔啜也〕”라고 하였다.

[주-D005] 선신(先臣)을 …… 취했으니 : 《논어》 〈자장(子張)〉에 “내가 선생님께 들으니, ‘맹장자의 효도 중에 다른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버지의 신하와 아버지의 정사를 바꾸지 않은 일은 아무나 하기 어렵다.’라고 하셨다.”라는 증자(曾子)의 말이 보인다.

[주-D006] 노성(老成)한 …… 법삼아 : 주 성왕(周成王)에게 소공(召公)이 “노성한 사람들을 버리지 마소서. 그들이 우리 옛사람의 덕을 상고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버려서는 안 될 텐데, 더구나 하늘의 이치를 상고하여 계책을 세울 수 있는 사람들인 데야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無遺壽耈 曰其稽我古人之德 矧曰其有能稽謀自天〕”라고 권고한 내용이《서경》 〈소고(召誥)〉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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