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 이 상공을 대신하여 지은 사은소〔代聾巖李相公謝恩疏〕 > 금계외집 7권 소

본문 바로가기

서브이미지

농암 이 상공을 대신하여 지은 사은소〔代聾巖李相公謝恩疏〕 > 금계외집 7권 소

농암 이 상공을 대신하여 지은 사은소〔代聾巖李相公謝恩疏〕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93회 작성일 21-07-28 14:41

본문

농암 이 상공을 대신하여 지은 사은소〔代聾巖李相公謝恩疏〕

신(臣) 아무개는 목욕재계하고 삼가 선유(宣諭)를 받아보니, 신의 나이가 늙었지만 아직 쇠약하지 않으니 역마를 타고 올라와 애타게 갈망하는 마음에 부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운장(雲章)이 환히 돌아 작은 초가집으로 내려와 천일(天日)의 모습이 지척 같이 가까우니, 이는 실로 세상에 드문 지우(知遇)입니다. 어찌 초야가 주시할 뿐이겠습니까, 더구나 전대(前代)의 기덕(耆德)한 사람을 멀리 인용하고 신의 출처(出處)와 처신의 자취를 서술하여 옛사람으로 높이고 원로(元老)에 비기니, 대궐로 달려가 한가로운 때에 한번이라도 돌보아 주신다면 어찌 신이 편안히 물러가 스스로 지조를 지키며 너무 오래 지내서 반드시 어리석은 신의 사려가 한 가지 얻은 바가 있다고 여겨서 그런 것입니까. 전하께서 현인을 높이고 선행을 즐기는 정성에 있어서 혹 불가할 것이 없으나 못나고 부족한 본분으로 헤아린다면 실정에 지나쳐서 마땅하지 않고 면목에 부끄러움이 있으니, 죽을 날이 머지않은 쇠잔한 목숨으로 두려워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신은 초야에서 나고 자라 과거로 발탁되었지만 학문은 연원을 궁구하지 못하고 재주도 경륜을 두루 갖추지 못하면서 몰려 나가서 50여 년 동안 조정에 드나들었습니다. 집안은 가난하고 어버이는 연로하여 여덟 고을에서 걸양(乞養)하고, 때때로 인재가 부족하여 시종신(侍從臣)의 반열에 있었지만 헌체(獻替)하여 비익(裨益)한 일은 볼 만한 것이 없었으나 아경(亞卿)의 자리만 차지한 채로 금일에 이르렀으니, 이 또한 성상(聖上)께서 하늘과 땅 같이 만물을 함육(涵育)하는 은택에 누를 끼치는 것입니다. 이에 치사(致仕)하던 해에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돌아왔으니, 이는 실로 늙고 병들어 쇠잔한 몸으로 시록(尸祿)하며 관직을 병들게 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또한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서 송추(松楸)에서 명을 마치려는 것이지, 또 용감하게 물러나 고고하게 지내며 고인(古人)들처럼 풍절(風節)을 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중묘조(中廟朝 중종)에 물품을 보내어 봉양함을 입었고, 인묘조(仁廟朝 인종)에 이르러 또 품계를 더 올려주고 역마를 보내 불렀습니다. 팔순의 노신이 앉아서 은명(恩命)을 저버렸더니, 이성(二聖)께서 승하하신 날이 되자 온 나라 신민들이 분주하게 다니며 슬피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나 신은 홀로 영남에서 슬픔을 머금고 교산(喬山)으로 달려가 눈물을 뿌리지 못했으니, 신자(臣子)의 일신으로 인정과 예법에 모두 결례를 범했으니, 모진 목숨이 죽지 않아 앉아서 죄가 이르기를 기다립니다. 전하께서 즉위하신 뒤로 도리어 녹봉을 더하고 숭품(崇品)을 주시며, 음식을 나누어 주시고 서책도 하사하심을 거의 비운 해가 없었으나, 붉은 충정을 골수(骨髓)에 새겨 융성한 권우(眷遇)에 사례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또 삼가 성자(聖慈)께서 간절한 선유(宣諭)로 과분하게 허여함을 입고 밤낮으로 받들어 읽으니 감격하여 오열(嗚咽)합니다. 비록 소명에 지체 없이 달려 나아가 경광(耿光 임금의 위의)을 뵙고 소원을 다하지 못했지만, 신의 나이가 지금 여든 여덟이고 숨이 남아 있지만 이미 지극히 쇠약하니, 대궐문은 겹겹이 막혀 있고 고갯길은 천리나 멀어 미미한 정성을 바칠 길이 없습니다. 게다가 신의 눈과 귀가 흐릿하고 정신이 거치니 무슨 나라를 경륜하는 계책을 지니고 우러러 자리를 비워두고 신을 간절히 기다리시는 정성에 부응할 수가 있겠습니까. 비록 그렇지만, 나아가는 것도 할 수 없고 물러남도 편안하지 않다면 구구한 야인(野人)이 근폭(芹曝)을 바치려 했던 작은 정성을 스스로 금할 수 없는 까닭으로 망녕된 말임을 잊고 성청(聖聽)을 모독하니 참람함을 용서하시고 채택해 주시옵소서.

전하께서는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온갖 정무를 혼자 처리하셨으니, 하늘이 낸 총명함에다 겸손하신 학문을 더하여 간언을 따르고 거스르지 않으시며 잘못을 고치는 데 인색하지 않으셨으니, 비록 예전의 성왕(聖王)이라도 어찌 이와 같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정사에 애쓰신 효과는 드러나지 않고 재변(災變)이 계속 일어나니, 전하께서 하늘을 법 삼는 정성이 때로 끊어지고 몸을 돌아보는 학문이 지극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의(私意)가 혹시 섞이면 순(純)이라 할 수 없고, 도(行)를 행하여 오래하지 못하면 성(誠)이라 할 수 없습니다. 제왕(帝王)의 학문은 어찌 장구(章句)의 사이와 정사(政事)의 말단에 급급하겠습니까. 정일(精一)로 일심의 근원을 맑게 하고 미루어 넓혀서 만화(萬化)의 근원을 세우는 데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정이(程頤)가 이르기를 “하늘의 덕을 소유한 자라야 왕도(王道)를 말할 수 있는데, 그 요체는 혼자 있을 때 삼가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대개 군주의 한 가지 생각이 쉬지 않아 천리(天理)에 합치되면 의리가 주(主)가 되어 체신달순(體信達順)하여 중화(中和)와 위육(位育)의 공(功)이 차츰 이루어질 것이니, 변화에 대응하고 재앙을 막는 데에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만일 안으로 일정한 뜻이 없고 행하다 중지함에 상도가 없어서 이치와 욕망이 서로 틈을 타서 옳고 그름이 뒤바뀐다면, 마음의 근원이 흐릿하고 사정(邪正)이 어지러워 비록 잘 다스려지기를 원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지만 마침내 볼만한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성명(聖明)께서는 먼저 유념하십시오. 그 나머지 시정(時政)의 득실은 다만 심술(心術)의 단서이니, 묘당(廟堂)의 대신들이 모두 이미 익숙하게 계책을 세워 설명 드렸을 것이니, 어떻게 신이 감히 군말을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미 성교(聖敎)를 욕되게 했으니, 또 말씀드리겠습니다.

기강(紀綱)은 국가에 있어서 사람에게 혈맥이 있는 것과 같은데, 기강이 바로 서지 않으면 차츰차츰 흙이 무너지는 형세가 될 것입니다. 삼강(三綱)을 세우고 사유(四維)를 베풀어 상하를 다스리고 인심을 정제하면 기강이 설 것입니다. 그러나 군주가 대공지정(大公至正)한 마음으로 위에서 총람(總攬)하시면 대신들도 나라를 집안과 같이 근심하는 마음으로 아래서 유지하여 풍절(風節)을 가다듬고 직도(直道)를 주장하며, 공의(公議)를 펴고 투미(偸靡 투박하고 사치스러움)를 떨쳐 내면 정정당당하게 국세(國勢)가 진중해질 것입니다. 만일 부화뇌동하여 상례(常例)를 따라 퇴폐를 근절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군주가 고립되고 음사(陰邪)가 틈타고 들어 올 것입니다. 이는 바로 조정을 바로잡는 근본이자 이룬 왕업(王業)을 지키는 중요한 방도이니, 더욱 체념하여 정돈하여야 할 것입니다.

교화는 국가의 근본이고 풍속은 흥망의 근원이니, 드러내어 가다듬는 방도를 마땅히 급선무로 삼아야 합니다. 근년 이래 자주 변고를 겪어 사습(士習)이 날로 비루해져 고인을 배워 선으로 향하는 마음이 적어지고 의리를 버리고 이익을 좇는 버릇이 많아져, 고을에 효제(孝悌)하는 기풍이 없고 선비는 사우(師友)를 유익하게 함을 부끄럽게 여겨 시류에 영합하여 봉록을 구함을 숭상하고 옛것을 배워 행실을 닦는 것을 사특하게 여기며, 심지어 음란하고 추잡한 행실이 간혹 선비의 집안에서 일어나니, 이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마땅히 교화를 밝혀 쇠약해진 원기(元氣)를 기르고 효제를 숭상하여 하늘이 차례로 펼친 법을 존중하면 인심이 바로 잡히고 풍속도 거의 변할 것입니다.

사치하는 폐해는 천재보다 심하여 재화를 손상하고 백성을 해치는 것이 이보다 심함이 없습니다. 대개 재용이 가득 찼다가 줄어듦은 검소하고 사치함에 관련되는데, 풍속이 좋아하고 숭상함은 군주에 근본하니 군주로서 먼저 실행하지 않으면 반계(瘢髻)하는 버릇을 위에서 좋아하면 아래는 심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공경들의 제도에 지나침과 사서(士庶)들의 분수를 넘는 것은 법령으로 금하지 못할 사태가 생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사치스런 풍속을 억누르고 쓸데없는 비용을 힘써 줄이며 공경들이 거처하는 저택의 규모도 곧바로 허물도록 하고 중외(中外)의 음식이 풍성함도 줄이도록 하시니, 백성을 해치는 폐단이 조금이나마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나 태평한 시대가 벌써 오래 되어 교만과 사치가 절로 생겨 거처와 복식(服食)이 남보다 못함을 부끄럽게 여겨 앞서기를 다투고 아름다움을 자랑하여 절로 궁핍함에 이르렀으니, 이는 모두 인력에서 나온 것으로 고혈을 빼앗은 것입니다. 하물며 백성의 뜻이 정해지지 않아 그 분수에 안주하지 못한다면 또한 무슨 짓인들 하지 못하겠습니까.

삼가 바라옵건대, 먼저 검소한 덕을 삼가여 본받고 사시(四時)의 절서를 법으로 삼고 재용의 낭비를 줄인다면, 천도(天道)를 체득하고 근본을 견고히 하는 장구한 계책일 것입니다.

이단(異端)은 정도(正道)에 있어서 마치 양(陽)에 음(陰)이 있는 것 같으니, 예로부터 양립(兩立)하여 서로 소장(消長)했는데, 정도를 방해하고 어지럽히는 폐해는 예전에 벌써 그러했고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폐단도 지금에 있어서 심합니다. 오랫동안 폐지했던 선(禪)ㆍ교(敎) 양종(兩宗)에 다시 신과(新科)를 설치함은 비록 자전(慈殿)의 거행이라 핑계를 대지만 집안은 하나이면서 정책을 달리함은 용납할 수 없고, 게다가 명분은 승려를 통제하는 일이라 하면서 형세는 당여(黨與)를 심어서 더욱 번지게 될 것이니, 무지한 서민들은 어찌 본래 높이고 믿는 뜻이 아님을 믿으려 하겠습니까. 심한 자는 국력을 소모하여 의식을 풍족하게 하고 일손을 놀리면서 신역(身役)을 피하니, 이교(夷敎)가 제멋대로 횡행(橫行)하고 정기(正氣)가 점차 쇠약해져 크게 누가 될 것입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조종(祖宗)의 법도를 준행하여 선교(禪敎)의 과거(科擧)를 없애고, 승려가 된 장정(壯丁)들을 몰아내어 모두 창을 메거나 밭을 가는 백성으로 삼는다면, 중광(重光)하는 아름다움도 또한 성대하지 않겠습니까.

군졸(軍卒)은 나라를 호위하고 백성을 편안히 하는 도구인데, 태평한 세대에도 경계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장수를 선발하여 군율(軍律)을 익혀서 요해처를 방어하는 일도 느슨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금년은 기근이 든 나머지 박탈이 더욱 심하여 군정을 비록 보수하지만 떠돌아다니는 자가 절반이 넘습니다. 지금 만일 단보(單保)로 부방(赴防 변경 방비에 나아감)하면 번차(番次)는 비록 드물지만 빠진 숫자가 더욱 많아 형세가 수자리에 나감에 이르러 기어코 달아난 역사(役事)를 책임지운다면 인보(鄰保 이웃이 보증을 서게 하는 편제)가 해를 입는 것이 전보다 더욱 심할 것입니다. 마땅히 근래의 관례를 모방하여 다시 삼보(三保)로 하여금 함께 한 장정(壯丁)을 보호하여 상도(常道)로 삼아 수자리를 비우지 않는다면, 나머지 장정이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니 이는 병사가 농부이기도 하다는 뜻에 가깝고 또한 금일 구황하는 급무일 것입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정치를 펴는 근원을 맑게 하고 뇌물을 주고받는 길을 단절하여 자상한 사람을 삼가 선택하여 진무하고 방어하는 정책을 맡기고, 또 예전 관습으로 인하여 병력을 증가하지 않게 한다면 파리한 군졸들이 조금 소생되고 변방이 저절로 견고해질 것입니다. 백성을 친애하는 관리는 수령보다 중한 사람이 없으니 선임할 때에 더욱 가볍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예로부터 자상하고 온화한 사람은 적은 반면에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어들이고 일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물며 이런 흉년에 백성이 생업을 잃었으니 이를 무마하는 책무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지는 것처럼 해야 하니, 위에서 피곤한 백성을 진념(軫念)하여 포탈한 부세를 줄여주고 공헌(貢獻)을 감소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멀리 사는 백성들은 모두 다친 사람을 보듯 백성을 가엾게 여긴다는 실제 혜택을 입을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왕도정치의 근본은 농상(農桑)과 학교에 있으니 왕명을 받들어 권과(勸課)하는 사람은 다 수령의 책무입니다. 부유하지 않아도 가르침은 예전에는 있지 않았습니다. 삼가 바라옵건대, 공리(共理)의 중함을 돌아보고 소명(疏名)의 의를 생각하여 용렬하고 천박한 사람으로 구차하게 천거하여 채우지 말고, 전최(殿最)와 포숭(褒崇)하는 법전을 엄중히 하며, 명유(名儒)를 가려서 등용하여 그들이 책무를 다한다면 입고 먹는 근원이 거의 넉넉할 것이고, 백성을 사랑하는 정사도 거행되지 않음이 없을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 일은 모두 지금 중요한 정무이므로 미루어 다한다면 그 나머지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근본은 군주가 그 마음을 바로잡는 데에 있고, 그 끝은 대신이 그 책무를 다하는 데에 있습니다. 임금의 마음이 한번 바로잡히어 감식안에 흠이 없으면 사정(邪正)이 그 자취를 숨기지 못하고 이단이 그 사이에 끼어들지 못하여 다양한 변화와 상황이 전이(轉移)하고 열렸다 닫히는 기미가 모두 정신과 심술의 운용에서 나옵니다. 이로써 하늘에 대응하면 하늘이 호응하지 않음이 없고 이로써 신하를 다스리면 크게 호응하면서 임금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 또 어진 재상을 얻어 신임하여 공적을 이루도록 책임지우되, 사람을 등용할 즈음에 완전하기를 구하지 않으면 인재를 다른 시대에 빌리지 않아도 저절로 한 시대의 정치를 넉넉히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잘한 정령(政令)은 성총(聖聰)을 번거롭게 하기에 부족하니, 비록 목청전(穆淸殿) 위에서 단정히 두 손 맞잡고 있어도 모든 일이 다 순리대로 해결되어 상고의 치세에 이르기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신 또한 늙어서 곧 죽을 것이니, 죽어서도 만일 지각이 있다면 지하에서 선왕(先王)을 뵙고 또한 아뢸 것입니다. 신은 전하께서 위유(慰諭)하며 구언(求言)하시는 뜻에 감격하여 어리석은 말을 함부로 드리며 재량할 줄을 모르겠습니다.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아룁니다.


[주-D001] 운장(雲章)이 …… 내려와 : 운장(雲章)은 문채 나는 문장으로, 모두 군주의 글씨나 시문을 이른다. 《시경》 〈운한(雲漢)〉에 “저 밝고 큰 은하수는 하늘을 따라 그 빛이 도네.〔倬彼雲漢 昭回于天〕”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임금이 농암을 부르는 조서가 예안(禮安)으로 내려왔음을 뜻한다.

[주-D002] 천일(天日)의 …… 가까우니 : 천일(天日)은 하늘의 해, 즉 임금을 뜻하니, 임금과 가까이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춘추 시대 제 환공(齊桓公)이 규구(葵丘)에서 제후들과 회맹(會盟)을 할 때 “천자의 위엄이 나의 이마 가까이에 있다.〔天威不違顔咫尺〕”라고 하였다. 《春秋左氏傳 僖公9年》

[주-D003] 헌체(獻替) : 임금에게 옳은 일을 하도록 권하고 악한 일을 하지 않도록 간언(諫言)함을 이른다.

[주-D004] 시록(尸祿) : 자격도 없이 벼슬자리를 차지하고서 국록(國祿)만 축낸다는 뜻의 겸사로, 시위소찬(尸位素餐)과 같은 말이다.

[주-D005] 송추(松楸)에서 …… 것 : 송추는 소나무와 가래나무로 옛날 선산에 이들 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선영(先塋)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 여기서는 선조의 무덤을 돌보다가 죽겠다는 뜻이다.

[주-D006] 이성(二聖) : 중종(中宗)과 인종(仁宗)을 가리킨다.

[주-D007] 교산(喬山) : 옛날 황제(黃帝)를 장사 지냈던 산 이름인데, 전하여 왕릉(王陵)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중종과 인종의 인산(因山)에 참석하지 못했음을 말한다.

[주-D008] 근폭(芹曝)을 …… 정성 : 성의(誠意)만 지극할 뿐 식견이 모자란 예물이라는 뜻이다. 옛날 촌사람이 미나리 맛이 기막히다면서 윗사람에게 바쳤다가 조소를 당한 헌근(獻芹)의 고사와 따뜻한 햇볕을 임금에게 바치면 중상(重賞)을 받을 것이라며 기뻐했다는 헌폭(獻曝)의 고사에서 나온 것이다.

[주-D009] 간언을 …… 않으셨으니 : 《서경(書經)》 〈이훈(伊訓)〉에 이윤(伊尹)이 태갑(太甲)에게 선왕인 탕왕의 덕을 말하여 훈계하면서 “간언을 따르고 거스르지 않으셨다.〔從諫弗咈〕”라고 하였으며, 〈중훼지고(仲虺之誥)〉에 중훼가 탕왕의 덕을 칭송하면서 “잘못을 고치는 데 인색하지 않으셨다.〔改過不吝〕”라고 하였다.

[주-D010] 정일(精一) : 유정유일 윤집궐중(惟精惟一 允執厥中)의 준말로 인심(人心)은 사(私)에 빠지기 쉽고 도심(道心)은 밝아지기 어려우니, 정미롭게 살펴 육체의 사욕에 빠지지 않고, 전일하게 지켜 의리의 정도에 순수하여야 일상의 모든 행위에 과불급(過不及)이 없게 되어, 중정(中正)을 지킬 수 있다는 말이다. 《書經 大禹謨》

[주-D011] 하늘의 …… 것이다 : 임금이 하늘처럼 사욕(私欲)이 없어야만 왕도 정치를 펼칠 수 있다는 말이다. 《근사록(近思錄)》권4 〈존양류(存養類)〉에 공자가 냇가에서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흐르는 이 물처럼.”이라고 탄식한 말에 대해서 정호가 “이를 통해 성인의 마음이 순수함으로 일관된 것을 알 수 있다. 순수함으로 일관된 것은 바로 하늘의 덕이다. 하늘의 덕을 소유한 자라야 왕의 도를 말할 수 있는데, 그 요체는 단지 혼자 있을 때 삼가는 것이다.〔此見聖人之心純亦不已也 純亦不已天德也 有天德便可語王道 其要只在愼獨〕”라고 평한 말이 나온다. 정이(程頤)라 한 것은 오류이다.

[주-D012] 체신달순(體信達順) : 신실(信實)한 덕을 몸 받아 화순(和順)한 경지에 이르게 한 세상이라는 뜻으로, 태평성대를 가리킨다. 《예기(禮記)》 〈예운(禮運)〉에 “태평성대를 이루는 것도 다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왕이 예를 닦아 도덕이 행해지게 하고, 신실(信實)한 덕을 몸 받아 화순한 세상에 이르게 한 것일 뿐이니,〔體信以達順〕 이렇게 본다면 태평성대라는 것도 화순한 도가 실현된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라는 말이 나온다.

[주-D013] 중화 위육(中和位育)의 공(功) : 불편불의(不偏不倚)의 중(中)과 무과무불급(無過無不及)의 화(和)를 이룩하면 모든 질서가 자리 잡히고 만물이 제대로 육성된다는 뜻이다. 《中庸章句 第1章》

[주-D014] 하늘이 …… 법 : 군신, 부자, 형제, 부부, 붕우의 윤서(倫敍), 즉 오륜이다. 고요(皐陶)가 순(舜) 임금에게 경계하기를 “하늘이 차례를 펴서 법을 두시니 우리 오전(五典)을 바로잡아 이 다섯 가지를 돈독하게 하시며, 하늘이 차례하여 예를 두시니 우리 오례(五禮)를 따라 다섯 가지 예를 떳떳하게 쓰소서.〔天敍有典 勅我五典 五惇哉 天秩有禮 自我五禮 五庸哉〕”라고 하였으므로 말한 것이다. 《書經 皐陶謨》

[주-D015] 자전(慈殿)의 거행 : 문정왕후가 보우(普雨)를 등용하여 불교의 부흥을 꾀하고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을 부활시킨 것을 말한다.

[주-D016] 중광(重光)하는 아름다움 : 성덕(聖德)의 임금이 연달아 즉위하여 앞 임금의 광명한 정치를 뒤의 임금이 계승한다는 의미로 중화(重華)와 같다. 《서경》 〈순전(舜典)〉에 “옛 제순(帝舜)을 상고하건대 중화(重華)가 제요(帝堯)에게 합하셨다.〔曰若稽古帝舜 曰重華協于帝堯〕”라고 하였고, 〈고명(顧命)〉에 “옛날 군주이신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이 거듭 빛난 덕을 베푸셨다.〔昔君文王武王宣重光〕”라고 하였다.

[주-D017] 다친 …… 여긴다 : 《맹자》 〈이루 하(離婁下)〉에 “문왕은 다친 사람을 보듯 백성을 가엾게 여겼다.〔文王 視民如傷〕”라는 말이 나온다.

[주-D018] 공리(共理)의 중함 : 옛날의 임금은 수령 자리를 가리켜 함께 다스리는 직책〔共理立職〕이라고 하였다.

[주-D019] 전최(殿最) : 조선 시대에 관리의 근무 성적을 평가하여 결정하던 것을 이르는 데, 전(殿)은 고과 성적이 낮은 것이고 최(最)는 고과 성적이 높은 것이다.

[주-D020] 크게 …… 것입니다 : 이는 우(禹)가 순(舜)에게 “당신의 마음이 그치는 바에 편안히 하여 기미를 생각하고 편안히 할 것을 생각하시며 보필하는 신하가 곧으면, 행동하는 대로 크게 응하여 뜻을 기다릴 것입니다.〔安汝止 惟幾惟康 其弼直 惟動 丕應徯志〕”라고 한 말을 원용한 것이다. 《書經 益稷》

[주-D021] 완전하기를 구하지 않으면 : 《논어》 〈미자(微子)〉에 “한 사람의 몸에 모든 것이 갖추어지기를 요구하지 않는다.〔無求備於一人〕”라는 주공(周公)의 말이 나온다.

[주-D022] 목청전(穆淸殿) : 개성부에 있는 전각(殿閣)으로, 조선 태조가 잠저(潛邸)에 있을 때 살던 집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사명 (주)스피드레이저기술 주소 경기도 광명시 하안로 108 에이스광명타워 208호 사업자 등록번호 119-86-49539 대표 황병극 전화 02-808-3399 팩스 02-6442-7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