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일 저녁에 느낌이 있어〔燈夕有感〕 > 금계외집 6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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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 저녁에 느낌이 있어〔燈夕有感〕 > 금계외집 6권 시

초파일 저녁에 느낌이 있어〔燈夕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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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95회 작성일 21-07-2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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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파일 저녁 단구군에서 / 去年燈夕丹丘郡
이요루에서 외람되이 인재들 틈에 끼었네 / 二樂樓上忝先登
별같이 등 매단 나무 불빛 찬연하고 / 星篝火樹粲文光
술꾼과 시객들도 모두 풍채 훌륭하네 / 酒徒詞客多風稜
생황 소리 울려 하늘 멀리 펴져가는 속에 / 笙歌動塵沸寥廓
호탕히 읊고 질펀히 취하니 어찌 그리 몽롱했나 / 豪吟縱醉何瞢騰
올해 초파일 저녁 금계 마을에 / 今年燈夕錦水村
작은 집 문 닫히고 풍로만 엉기었네 / 院閉門風露凝
드문 별과 지는 달이 등잔불을 돋우니 / 疏星缺月助燈焰
오동꽃 그림자 속 층층이 밝아오네 / 桐花影裏明層層
원추리꽃 활짝 피어 고당에 비추고 / 萱華春茂映高堂
산앵도꽃 흐드러져 고운 빛을 더하네 / 棣萼韡韡輝彩增
탁주에 나물 안주 절로 담박한데 / 山醪野蔌自眞率
피리 불고 가야금 타니 옥승을 흔드네 / 橫笛鳴琴搖玉繩
흥겨운 밤이 깊어 북두성도 기울려는데 / 恰愉深夜斗欲轉
온화한 웃음 피어나 화기를 더하네 / 諧笑氤氳和氣蒸
벼슬에서 물러나 곤궁해도 슬퍼할 것 없으니 / 家居落跖不須嗟
한집안에 삼락은 사람마다 그런 것 아니네 / 一門三樂非人能
연못에 동전 같이 뜬 연잎은 사랑할 만하지만 / 荷沼浮錢政可憐
바람이 버들개지 날리니 얄미운 마음 생기네 / 柳風撲綿堪生憎
화창한 계절에 부모 섬김 다할 뿐 / 淸和佳節罄承歡
어찌 불상 비추는 전등승을 본받으랴 / 豈學照佛傳燈僧
뜬 인생의 처세는 뜻 맞음이 귀하니 / 浮生處世貴適意
뜻밖에 오는 부귀공명 교만할까 꺼려지네 / 倘來軒冕難驕矜
돌이켜 보면 옛일이 엊그제만 같은데 / 追思舊遊似隔晨
흰머리가 늘어나 서리같이 내렸네 / 却添衰鬢霜鬅鬠
금귀를 덜어서 술과 바꿔 마시니 / 金龜已損換一斗
태창에 무심하여 적은 곡식으로 만족하네 / 太倉無心糴五升
한 그릇 밥으로 안회는 누항에서 도를 즐겼고 / 一瓢猶堪樂顔巷
많은 시로 두보처럼 남을 놀래킬 건 없네 / 千詩不必驚杜陵
유유자적 해를 보내면 그런대로 만족하니 / 優游卒歲聊爾耳
다른 해엔 어디에서 초파일 연등을 볼까 / 他年何處看春燈

[주-D001] 단구군(丹丘郡) : 황준량이 단양 군수(丹陽郡守)로 재직하던 때이다.

[주-D002] 이요루(二樂樓) …… 끼었네 : 이요루는 단양군 서쪽 30보에 있다. 김일손(金馹孫, 1464~1498)이 지은 〈이요루기(二樂樓記)〉가《속동문선(續東文選)》4권에 수록되어 있다. 원문의 선등(先登)은 출중한 인재를 가리킨다.

[주-D003] 별같이 …… 찬연하고 : 영산홍의 꽃이 불같이 붉은 것을 비유한 것이다. 백거이의 시에 “타는 나무에 바람 부니 붉은 불꽃 번득이고, 옥 가지에 해가 뜨니 붉은 비단 쏟아지네.〔火樹風來飜絳焰 瓊枝日出晒紅紗〕”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나무에 등을 매달아 놓은 듯이 꽃이 피어 화려하다는 말이다.

[주-D004] 원추리꽃 …… 더하네 : 원추리꽃은 어머니가 살아 계신 것을 비유하였고, 산앵도꽃은 형제간의 우애를 비유하였다.

[주-D005] 옥승(玉繩) : 새벽이 오면 빨리 끊어져 버리는 별 이름이다. 두보의 〈대운사찬공방(大雲寺贊公房)〉 시에 “옥승은 멀리 끊어지고 철봉은 삼연히 나는구나.〔玉繩逈斷絶 鐵鳳森翶翔〕”라고 하였다. 《杜工部詩集 卷3》

[주-D006] 삼락(三樂) : 군자(君子)의 세 가지 즐거움으로, 부모가 모두 생존하고 형제가 모두 무고한 것,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바가 없는 것,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 세 가지를 말한다. 《孟子 盡心上》

[주-D007] 금귀(金龜)를 …… 마시니 : 금귀는 벼슬아치가 차는 거북 모양으로 된 인장이다. 당(唐)나라 하지장(賀知章)이 이백(李白)을 만나 서로 뜻이 맞으니 금귀를 잡혀서 술을 마셨다 한다. 이백이 고인이 된 벗 하지장을 생각하며 지은 〈대주억하감(對酒憶賀監)〉이라는 시에 “금귀로 술을 바꾸어 먹던 곳에서, 벗을 생각하며 눈물로 수건을 적시네.〔金龜換酒處 却憶淚沾巾〕”라고 하였다. 《李太白集 卷22》

[주-D008] 태창(太倉) : 옛날 수도에 있는 큰 곡식 창고이다. 즉 조정에 벼슬하여 녹봉을 받는 것을 뜻한다.

[주-D009] 한 …… 즐겼고 :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생활을 가리킨다. 《논어》 〈옹야(雍也)〉에 “어질다, 안회여. 한 그릇 밥과 한 표주박 물을 마시며 누항에 사는 것을, 사람들은 근심하며 견뎌 내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낙을 바꾸지 않으니, 어질도다, 안회여.〔賢哉 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 不改其樂 賢哉 回也〕”라고 하였다.

[주-D010] 두보(杜甫)처럼 …… 없네 : 시구가 기이하여 남을 놀라게 함을 뜻한다. 두보의 시 〈강상치수여해세료단술(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 시에 “나는 성벽이 멋진 시구를 좋아해서, 시로 남을 놀라게 하지 못하면 죽어도 쉬지 않았네. 늙어 가면서는 시들 모두 흥따라 되는 대로, 봄에 꽃 피고 새 울어도 별로 시름겨울 것도 없네.〔爲人性僻耽佳句 語不驚人死不休 老去詩篇渾漫與 春來花鳥莫深愁〕”라는 표현이 나온다. 《杜少陵詩集 卷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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