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에 노닐며 〈광풍뢰〉 시에 차운하다〔遊伽倻山次光風瀨〕 > 금계외집 6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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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에 노닐며 〈광풍뢰〉 시에 차운하다〔遊伽倻山次光風瀨〕 > 금계외집 6권 시

가야산에 노닐며 〈광풍뢰〉 시에 차운하다〔遊伽倻山次光風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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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21-07-2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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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반석에 나아가 세찬 여울물 굽어보고 / 自臨盤石俯驚湍
깊고 맑은 물 휘저어 움켜서 취한 얼굴 씻었네 / 旋掬深淸洗醉顔
늦은 봄 신선 마을에 꽃이 바다 같으니 / 春晩洞天花似海
시 짓는 모임이 청산 저버리지 않았음을 알겠네 / 詩盟知不負靑山


철쭉꽃 산에 만발하여 눈에 밝게 비치니 / 躑躅成山照眼明
홍류동이라는 아름다운 명칭에 부합하네 / 紅流仙洞愜佳名
꽃 앞에서 이미 붉은 치마에 취하였더니 / 花前已做紅裙醉
다시 시인을 보내 채필로 울리게 하네 / 更遣騷人彩筆鳴


우레처럼 울리는 폭포는 숲 언덕을 진동시키고 / 雷鳴飛瀑震林岡
꽃은 붉게 물들어 나무 가득 향기롭네 / 花染猩紅滿樹香
바위 위에서 크게 취해 붓을 휘두르는데 / 大醉巖頭揮彩筆
검은 구름 깊이 끼어 돌이 천장만 같네 / 黑雲深鎖石千張


공문서 더미에서 몸을 벗어 나와서 / 簿書叢裏脫身跳
이미 천태산 향해 돌다리를 지났네 / 已向天台過石橋
흐르는 물 복사꽃에 봄이 정말 좋으니 / 流水桃花春正好
세상에서 누가 무릉 멀다고 말하리오 / 人間誰道武陵遙


천 년 전 고운의 아름다운 종적을 밟으며 / 孤雲千載躡芳塵
홍류동 속의 봄 한 번 술에 취하네 / 一醉紅流洞裏春
시인이여 신선의 소질이 적다 혐오치 말게 / 騷客莫嫌仙分少
삼생엔 아마 양을 치는 사람이었을 거네 / 三生曾是牧羊人


석루에 달 밝음 밤 종은 울리고 / 石樓明月夜鳴鐘
맑은 꿈 처음으로 돌이키니 속된 생각 비었네 / 淸夢初回俗慮空
어디에서 신선 같은 학 한 마리 / 何處玄裳一道士
끼르륵 울면서 작은 동창 지나가네 / 戞然飛過小窓東


손님이 금화에서 학 타고 이르더니 / 客自金華駕鶴來
창암을 목양대라 고쳐 부르네 / 蒼巖喚作牧羊臺
이제부터 고운의 자취를 따지지 말게 / 從今莫討孤雲迹
시 적고 바둑 두던 바위 절반이나 꺾기었으니 / 詩石棋磐半已摧


온산 붉게 물들어 푸른 기운 스러지고 / 紅紫漫山縹氣蒸
무지개 돌다리는 백운 속에 걸려 있네 / 石橋虹跨白雲層
일평생 도원 길이 어디인지 모르다가 / 平生未識桃源路
오늘에야 꽃을 찾아 무릉 길 지났노라 / 今日尋花過武陵


금계에 일찍이 한 칸 띳집 얽어 놓고 / 錦溪曾構一間茨
흉금 터서 속인들이 앎을 허락하지 않았네 / 不許襟期俗子知
벼슬에 얽매여 돌아가지 못하고 / 羈絆一官歸未得
멀리 소백산 보니 푸른 기운 짙고 엷네 / 白山遙望翠參差

[주-D001] 광풍뢰(光風瀨) : 제월담(霽月潭) 등과 함께 가야산 19명소 가운데 하나이다. 모재(慕齋) 김안국(金安國)이 주희(朱熹)의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본떠서 〈가야구곡시(伽倻九曲詩)〉를 지었는데, 5곡에 〈광풍뢰(光風瀨)〉, 〈제월교(霽月橋)〉, 〈분옥폭(噴玉瀑)〉, 〈취적봉(吹笛峯)〉이라는 시를 배치했다. 이에 대하여 황준량이 차운한 시가 《금계집》 외집 권1에 〈가야산에서 김모재의 시에 차운하다〔伽倻山次金慕齋韻〕〉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주-D002] 홍류동(紅流洞) : 홍류동천(紅流洞天)이라고도 하는데, 가야산 입구에서 해인사까지 이르는 10리의 계곡을 말한다.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단풍이 맑게 흐르는 계곡의 물에 비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D003] 천태산(天台山) …… 지났네 : 절강성(浙江省) 천태산의 돌다리인데, 험난하여 예로부터 건너갈 수 없는 곳으로 전해져 왔다. 《法苑珠琳》 이백(李白)의 시에 “돌다리 만약에 건너갈 수 있거든, 손잡고 구름 안개 희롱하게나.〔石橋如可度 携手弄雲煙〕”라는 시구가 있다. 《李太白集 卷15 送楊山人歸天台》

[주-D004] 천 년 …… 종적 : 가야산 해인사(海印寺) 주변에는 농산정(籠山亭), 제시석(題詩石), 학사대(學士臺) 등 최치원(崔致遠)과 관련된 유적이 많기 때문에 한 말이다.

[주-D005] 삼생(三生) : 불가(佛家)의 말로 전세(前世)ㆍ현세(現世)ㆍ후세(後世), 곧 사람이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세상에서 태어나 사는 일을 가리킨다.

[주-D006] 금계(錦溪) : 황준량의 고향인 풍기(豐基)의 금계를 가리킨다. 여기에 모옥(茅屋)을 짓고 만년에 은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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