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권사우가 그린 병풍에 화제를 구하기에 적어주다〔書權花山士遇畫屛索題〕 > 금계외집 6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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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권사우가 그린 병풍에 화제를 구하기에 적어주다〔書權花山士遇畫屛索題〕 > 금계외집 6권 시

화산 권사우가 그린 병풍에 화제를 구하기에 적어주다〔書權花山士遇畫屛索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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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4회 작성일 21-07-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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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푸른 포도 빛인 양 출렁이고 / 水渙蒲萄碧
산은 붉은 비단 수놓은 듯 불타네 / 山蒸錦繡紅
마루 여니 푸른 들에 맑은 무지개 걸렸고 / 堂開綠野倚晴虹
자리 다투는 이 절반은 촌로들이네 / 爭席半村翁
곡수는 왕희지의 회계 난정 수계이고 / 曲水羲之稧
맑은 기수는 증점의 풍치일세 / 淸沂點也風
꽃다운 봄 즐거운 일 예나 이제 같으니 / 芳春樂事古今同
술 마시는 흥이 어찌 다 할쏜가 / 觴味興何窮

이상은 강가 농막의 봄 흥취이다.


서리는 푸른 단풍 기슭에 내리고 / 霜落靑楓岸
바람은 백로 앉은 모래톱에 살랑대네 / 風微白鷺洲
석양 속 누각에 긴 피리소리 / 一聲長笛夕陽樓
가을 강물은 가득히 일렁이네 / 搖蕩滿江秋
맛난 술 마을 주막에서 사왔고 / 美酒沽村店
가벼운 배 나루터 머리에서 불렀네 / 輕舟喚渡頭
다시 밝은 달맞이해 강 가운데로 떠가니 / 更邀明月泛中流
아마도 날개 단 신선의 놀음이리 / 疑挾羽仙遊

이상은 강나루 누각에서의 가을을 조망한 것이다.


송죽이 오래된 터에 / 松竹千年地
뽕나무밭 한 굽이가 그윽하네 / 桑麻一曲幽
풍란에 높이 누워 삼휴를 읊으니 / 風欄高臥賦三休
숲 우거진 언덕에 햇살 스미네 / 金玉映林丘
물고기와 새들은 사심없이 즐겁고 / 魚鳥忘機樂
닭과 돼지 떼들은 무리지어 노니네 / 鷄豚結社遊
조정에 기용되어 묘책을 시험하고 / 起來還試廟堂籌
가고픈 마음은 꿈에서도 가을임을 놀라네 / 歸思夢驚秋

이상은 오디마을의 한가한 생활이다.


웅크린 푸른 용 뛰노니 / 束鬱蒼龍躍
푸른 광주리같은 터엔 상서로운 운기 가득하네 / 蔥籠瑞靄滋
송추 바라보니 문득 부모 생각나지만 / 松楸寓目輒生思
부모 여윈 한탄을 어떻게 따르리오 / 風樹慟何追
서리와 이슬 내려 부모님 생각 간절하고 / 霜露傷時感
사물 대할 때마다 눈에 어려 슬퍼지네 / 羹牆觸物悲
정성 쏟고 귀애하며 훌륭한 인물로 기르셨고 / 鍾祥蓄祐産靈芝
널리 덕을 베푸시니 끼치신 은택은 다함이 없네 / 錫類慶無期

이상은 선영에서 사모함이다.


깎아지른 절벽은 냇가에서 다하고 / 斷岸臨溪盡
맑은 시내는 들을 안고 흐르네 / 晴川抱野流
서리 맞은 단풍과 이슬 내린 국화가 물에 비치니 / 霜楓露菊映蘋洲
좋은 술엔 정히 새로운 안주가 제격이라네 / 白酒正新篘
남간에서 시 쓰던 날이었고 / 藍澗題詩日
용산에서 갓 떨어뜨리던 때였네 / 龍山落帽秋
술병 비자 다시 숙상구로 바꾸었으니 / 甁空更換鷫鸘裘
기꺼이 믿으려네, 삶이란 부평초와 같은 것임을 / 肯信此生浮

이상은 이수에서 높은 곳에 올라본 것이다.


마을마다 밥 짓는 연기 푸르고 / 萬落炊煙碧
천문에는 지는 석양 불그레하네 / 千門落照紅
봉우리의 성가퀴에 개인 뒤 무지개 둘렸는데 / 崢嶸雉堞帀晴虹
누관에 올라 구름 깔린 하늘을 보네 / 樓觀軼雲空
낙동강은 깊은 하늘 못이요 / 洛水天池濬
가야산은 웅장한 지축이네 / 倻岑地軸雄
생황 노래 부유한 집에서 울려 퍼지니 / 笙歌響動綺羅叢
좋은 일은 백성과 더불어 하리 / 樂事與民同

이상은 연기 가운데 쌓인 성곽이다.


그림 같은 절벽은 푸른 눈썹먹처럼 짙고 / 畫障濃坍黛
소나무는 문처럼 푸른 산을 막았네 / 松門隔翠微
금궁 보찰 찬란히 빛이 생겨서 / 金宮寶刹爛生輝
무지개인 양 허공을 날아가네 / 虹影半空飛
돌 사이 계곡물은 우레가 다투는 듯 / 石澗雷霆鬪
단풍 숲은 수놓은 비단 두른 듯하네 / 楓林錦繡圍
지팡이 짚고 돌아가 자연에 노니니 / 一筇歸去踏煙霏
참선에서 좋고 나쁜 양쪽을 모두 잊었네 / 禪榻兩忘機

이상은 가야산의 먼 사찰이다.


한밤중 지나 양기가 생겨난 뒤요 / 半夜陽生後
온 산에 눈 펄펄 내릴 때 / 千山雪漲時
매 부르고 개 데리고 나무 곁으로 달리니 / 呼鷹牽狗傍木馳
번개처럼 재빠른 백부가 뒤쫓았네 / 電掣百夫追
그물 걸려 놀란 노루 거꾸러지니 / 觸網驚麕倒
몰이꾼들 비단 같은 가죽 벗기네 / 衝人錦翼披
고기 썰어놓고 향기로운 술에 취하다가 / 割鮮分臠醉香卮
흥에 겨워 채찍 놓고 천천히 돌아오네 / 乘興放鞭遲

이상은 눈 온 뒤에 사냥하는 것이다.

[주-D001] 권사우(權士遇) : 권행가(權行可)로, 사우는 그의 자이다. 권선문(權善文)의 아들이며, 숙부 권호문(權好文)에게 입양되었다. 김성일(金誠一)과 권대기(權大器)의 문인(門人)이다. 임진왜란(壬辰倭亂)이 일어나자 안동(安東)에서 의병대장 김해(金垓)를 도왔다.

[주-D002] 곡수(曲水)는 …… 수계이고 : 진 목제(晉穆帝) 영화(永和) 9년 3월 상사일(上巳日)에 회계(會稽) 산음(山陰)의 난정(蘭亭)에서 왕희지(王羲之), 사안(謝安) 등 42인의 명사들이 모여 계사(禊事)를 행하고 이어 곡수(曲水)에 술잔을 띄워 마시면서 시를 지으며 성대한 모임을 했는데, 왕희지가 그 당시의 광경을 적은 〈난정기(蘭亭記)〉가 전한다.

[주-D003] 맑은 …… 풍치일세 : 공자의 교화를 받은 증점이 성인의 기상을 갖추었음을 의미한다. 공자가 여러 제자들에게 각자의 뜻을 말해 보라고 했을 때, 증점(曾點)이 마침 비파를 타다가 쟁그랑 소리와 함께 비파를 놓고 일어나서 대답하기를 “늦은 봄에 봄옷이 이루어지거든 관자 5, 6인, 동자 6, 7인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 읊으면서 돌아오겠습니다.〔暮春者 春服旣成 冠者五六人 童子六七人 浴乎沂 風乎舞雩 詠而歸〕”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論語 先進》

[주-D004] 삼휴(三休) : 삼휴대(三休臺)를 말한다. 초 영왕(楚靈王)이 지은 대로 일명 장화대(章華臺)라 불렸는데, 세 번이나 쉬어서 올라갈 정도로 높았기 때문에 이렇게 불렀다. 적왕(翟王)이 초나라에 사신을 보냈는데, 초왕이 사신에게 장화대를 과시했다. 초왕은 “적국(翟國)에도 이러한 대가 있는가”라고 거드름을 피우며 묻자, 사신은 “적국은 가난한 나라인지라 어찌 이 같은 대가 있으리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新書 退讓》

[주-D005] 부모 여윈 한탄 : 부모를 봉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이미 그 부모가 돌아가신 후임을 슬퍼한다는 뜻이다. 풍수지탄(風樹之嘆)이라 하는데,《한시외전(韓詩外傳)》 권9에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가 기다리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주-D006] 서리와 …… 간절하고 : 가을에 서리가 내려 초목의 잎이 모두 떨어지면 이것을 보고 돌아가신 부모나 선조가 떠올라 서글퍼지는 것을 이른다. 《예기(禮記)》 〈제의(祭義)〉에 “가을에 서리가 내리면 군자가 이것을 밟고 반드시 서글퍼지는 마음이 있으니, 이는 추워서 그러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주-D007] 사물 …… 어려 : 옛날 요(堯) 임금이 붕어(崩御)한 뒤에 순(舜) 임금이 요 임금을 앙모(仰慕)한 지 3년이 지났어도 앉아 있으면 요 임금이 담장〔墻〕에서 보이고, 밥 먹을 때는 요 임금이 국〔羹〕에서 보였다는 데에서 온 말로, 선왕(先王)을 우러러 사모하는 것을 이른 말이다. 《後漢書 卷63 李固列傳》

[주-D008] 남간(藍澗)에서 …… 날이었고 : 남간은 남수(藍水)와 계곡의 물을 합칭한 말로, 두보(杜甫)가 중구일에 남전(藍田)에서 읊은 시를 말한다. 그 가운데 “남전의 물은 저 멀리 일천 시내를 따라 떨어지고, 남전의 옥산은 저 높이 두 봉우리 모두 차가워라. 내년 이 모임엔 누가 건강할지 모르겠으니, 술 취해 수유 쥐고서 자세히 들여다보네.〔藍水遠從千澗落 玉山高竝兩峯寒 明年此會知誰健 醉把茱萸仔細看〕”라는 표현이 나온다. 《杜少陵詩集 卷6 九日藍田崔氏莊》

[주-D009] 용산에서 …… 때였네 : 뛰어난 풍류를 뜻한다. 진(晉)나라 맹가(孟嘉)가 중구일(重九日)에 환온(桓溫)이 베푼 용산(龍山)의 주연(酒宴)에 참석했다가 술에 흠뻑 취한 나머지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는 고사가 있다. 《世說新語 識鑑》

[주-D010] 숙상구(鷫霜裘) : 숙상의 깃털로 만든 갖옷이다. 숙상은 전설상의 신조(神鳥), 또는 물새이다.

[주-D011] 천문(千門) : 궁궐의 많은 문을 뜻한다. 두보의 〈애강두(哀江頭)〉에 “강가 궁궐은 많은 문이 잠겼는데, 가는 버들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른가.〔江頭宮殿鎖千門 細柳新蒲爲誰綠〕”라는 구절이 있다.

[주-D012] 좋고 …… 잊었네 : 꾀를 내어 해 보려는 사심(私心)을 모두 잊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바닷가에서 아무런 기심(機心)도 없이 갈매기와 벗하며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부친의 부탁을 받고 갈매기를 잡으려는 마음을 갖게 되자 갈매기들이 벌써 알아채고 그 사람 가까이 날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列子 黃帝》

[주-D013] 백부(百夫) : 백 사람을 상대할 수 있는 걸출한 용사를 가리킨다. 삼국 시대 왕찬(王粲)의 〈영사(詠史)〉에 “살아서는 백부의 으뜸이 되고, 죽어서는 장사의 본보기가 된다.〔生爲百夫雄 死爲壯士規〕”라고 한 글에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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