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풍헌의 시에 차운하다〔次延豊軒〕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0회 작성일 21-07-28 06:50본문
금계집 외집 제5권 / 시(詩)
연풍헌의 시에 차운하다〔次延豊軒〕
호리병 속의 물색이 다 시 읊는 소재이니 / 壺中物色儘吟材
시상을 어찌 힘들게 동발쳐서 재촉할까 / 藻思何勞擊鉢催
대나무 밖 매화 눈 헤치고 흔들거리는데 / 竹外梅花披雪動
시냇가 솔바람 소리 바람에 섞여 구슬프네 / 澗邊松籟和風哀
명주 같은 강은 사현휘의 시보다 뒤지지 않고 / 練江不减玄暉賦
띠 같은 폭포는 태백이 돌아오길 기다리네 / 紳瀑須邀太白回
단지 오정이 좁은 길 열어 / 只恨五丁開鳥道
인가로 가는 외길 비로소 통한 것이 한스럽네 / 人烟線路始通哉
나라 다스릴 조정의 인재로 보답하리니 / 爲報經邦廊廟材
좁은 성에서 어찌 차마 세금이나 독촉하리오 / 褊城安忍趁科催
백성들 목숨 재촉하니 붕어가 파닥거리고 / 蒼生命蹙波臣涸
오두막에 시름 깊어 연못의 기러기도 슬퍼하네 / 白屋愁深澤鴈哀
벼슬길에 뒤집어 쓴 먼지 그칠 날 없는데 / 宦路征塵無日了
거리에 순박한 풍속 어느 때나 되돌리려나 / 康衢淳俗幾時回
썩은 유생들 군민에 붙어 부질없이 저버리니 / 腐儒謾負君民寄
한밤중에 눈물 뿌리며 개탄하네 / 揮涕中宵慨歎哉
[주-D001] 호리병 속 : 연풍의 경치가 빼어나 선경(仙境)과 같다는 뜻이다. 후한(後漢)의 술사(術士) 비장방(費長房)이 시장에서 약 파는 선인(仙人) 호공(壺公)을 따라 그의 호리병 속으로 들어갔더니, 그 안에 일월(日月)이 걸려 있고 선경인 별천지(別天地)가 펼쳐져 있더라는 전설을 인용한 것이다. 《後漢書 卷82下 方術列傳下 費長房》
[주-D002] 동발(銅鉢)쳐서 재촉할까 : 시를 빨리 짓도록 재촉함을 뜻한다. 남제(南齊) 때 경릉왕(竟陵王) 소자량(蕭子良)이 항상 밤이면 문인 학사들을 초청하여 술 마시며 시를 짓게 하면서, 촛불 1촌(寸)이 타는 동안에 사운시(四韻詩)를 짓도록 했는데, 뒤에 소문염(蕭文琰)이 그보다 더 빠른 방법으로, 즉 동발을 쳐서 그 소리가 한 번 그칠 동안에 사운시를 짓도록 했던 데서 온 말이다. 《南史 卷59 王僧孺列傳》
[주-D003] 명주 …… 시 : 현휘(玄暉)는 남제(南齊)의 시인 사조(謝脁)의 자이다. 이백(李白)의 〈금릉성서루월하음(金陵城西樓月下吟)〉이라는 시에 “맑은 강물 조촐함이 표백한 명주 같다는 그 표현, 사현휘를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소이로다.〔解道澄江淨如練 令人長憶謝玄暉〕”라는 구절이 있다. 《李太白詩集 卷6》
[주-D004] 띠 …… 태백(太白) : 이백(李白)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에 “태양 비친 향로봉 붉은 연기 피어날 제, 멀리서 바라보니 폭포수 냇물 위에 걸리었네. 물길 날려 삼천 척을 곧장 내리 쏟아지니, 아니 어찌 구천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나.〔日照香爐生紫煙 遙看瀑布掛前川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라고 하였다. 《李太白文集 卷18》
[주-D005] 오정(五丁)이 …… 열어 : 산을 옮기고 만균(萬鈞)을 들 수 있었다는 촉왕(蜀王)의 역사(力士) 다섯 사람을 가리킨다. 전국 시대 때 진 혜왕(秦惠王)이 촉을 정벌할 목적으로 오석우(五石牛)를 만든 다음 꼬리 밑에 황금 덩어리를 놔두고 황금 똥을 내놓는 소라고 선전하고 촉왕에게 가져가라고 하자, 촉왕이 오정역사(五丁力士)에게 끌고 오도록 명령을 하며 촉도(蜀道)를 뚫도록 하였으므로, 진나라가 그 길을 통하여 멸망시켰다는 고사가 전해 온다. 《水經 沔水 注》
[주-D006] 붕어가 파닥거리고 : 몹시 고단하고 옹색하게 관직 생활을 하는 작자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파신(波臣)은 수관(水官), 즉 파도(波濤)의 신예(臣隷)라는 뜻인데, 또는 붕어〔鮒魚〕가 자신을 지칭한 말이다. 《장자(莊子)》 〈외물(外物)〉에 “장주(莊周)는 묻기를 ‘붕어야 오너라. 자네는 무엇하는 물건이냐?’ 하니 붕어는 대답하기를, ‘나는 동해의 파신이오.’ 했다.”라고 하였다.
연풍헌의 시에 차운하다〔次延豊軒〕
호리병 속의 물색이 다 시 읊는 소재이니 / 壺中物色儘吟材
시상을 어찌 힘들게 동발쳐서 재촉할까 / 藻思何勞擊鉢催
대나무 밖 매화 눈 헤치고 흔들거리는데 / 竹外梅花披雪動
시냇가 솔바람 소리 바람에 섞여 구슬프네 / 澗邊松籟和風哀
명주 같은 강은 사현휘의 시보다 뒤지지 않고 / 練江不减玄暉賦
띠 같은 폭포는 태백이 돌아오길 기다리네 / 紳瀑須邀太白回
단지 오정이 좁은 길 열어 / 只恨五丁開鳥道
인가로 가는 외길 비로소 통한 것이 한스럽네 / 人烟線路始通哉
나라 다스릴 조정의 인재로 보답하리니 / 爲報經邦廊廟材
좁은 성에서 어찌 차마 세금이나 독촉하리오 / 褊城安忍趁科催
백성들 목숨 재촉하니 붕어가 파닥거리고 / 蒼生命蹙波臣涸
오두막에 시름 깊어 연못의 기러기도 슬퍼하네 / 白屋愁深澤鴈哀
벼슬길에 뒤집어 쓴 먼지 그칠 날 없는데 / 宦路征塵無日了
거리에 순박한 풍속 어느 때나 되돌리려나 / 康衢淳俗幾時回
썩은 유생들 군민에 붙어 부질없이 저버리니 / 腐儒謾負君民寄
한밤중에 눈물 뿌리며 개탄하네 / 揮涕中宵慨歎哉
[주-D001] 호리병 속 : 연풍의 경치가 빼어나 선경(仙境)과 같다는 뜻이다. 후한(後漢)의 술사(術士) 비장방(費長房)이 시장에서 약 파는 선인(仙人) 호공(壺公)을 따라 그의 호리병 속으로 들어갔더니, 그 안에 일월(日月)이 걸려 있고 선경인 별천지(別天地)가 펼쳐져 있더라는 전설을 인용한 것이다. 《後漢書 卷82下 方術列傳下 費長房》
[주-D002] 동발(銅鉢)쳐서 재촉할까 : 시를 빨리 짓도록 재촉함을 뜻한다. 남제(南齊) 때 경릉왕(竟陵王) 소자량(蕭子良)이 항상 밤이면 문인 학사들을 초청하여 술 마시며 시를 짓게 하면서, 촛불 1촌(寸)이 타는 동안에 사운시(四韻詩)를 짓도록 했는데, 뒤에 소문염(蕭文琰)이 그보다 더 빠른 방법으로, 즉 동발을 쳐서 그 소리가 한 번 그칠 동안에 사운시를 짓도록 했던 데서 온 말이다. 《南史 卷59 王僧孺列傳》
[주-D003] 명주 …… 시 : 현휘(玄暉)는 남제(南齊)의 시인 사조(謝脁)의 자이다. 이백(李白)의 〈금릉성서루월하음(金陵城西樓月下吟)〉이라는 시에 “맑은 강물 조촐함이 표백한 명주 같다는 그 표현, 사현휘를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소이로다.〔解道澄江淨如練 令人長憶謝玄暉〕”라는 구절이 있다. 《李太白詩集 卷6》
[주-D004] 띠 …… 태백(太白) : 이백(李白)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에 “태양 비친 향로봉 붉은 연기 피어날 제, 멀리서 바라보니 폭포수 냇물 위에 걸리었네. 물길 날려 삼천 척을 곧장 내리 쏟아지니, 아니 어찌 구천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나.〔日照香爐生紫煙 遙看瀑布掛前川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라고 하였다. 《李太白文集 卷18》
[주-D005] 오정(五丁)이 …… 열어 : 산을 옮기고 만균(萬鈞)을 들 수 있었다는 촉왕(蜀王)의 역사(力士) 다섯 사람을 가리킨다. 전국 시대 때 진 혜왕(秦惠王)이 촉을 정벌할 목적으로 오석우(五石牛)를 만든 다음 꼬리 밑에 황금 덩어리를 놔두고 황금 똥을 내놓는 소라고 선전하고 촉왕에게 가져가라고 하자, 촉왕이 오정역사(五丁力士)에게 끌고 오도록 명령을 하며 촉도(蜀道)를 뚫도록 하였으므로, 진나라가 그 길을 통하여 멸망시켰다는 고사가 전해 온다. 《水經 沔水 注》
[주-D006] 붕어가 파닥거리고 : 몹시 고단하고 옹색하게 관직 생활을 하는 작자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파신(波臣)은 수관(水官), 즉 파도(波濤)의 신예(臣隷)라는 뜻인데, 또는 붕어〔鮒魚〕가 자신을 지칭한 말이다. 《장자(莊子)》 〈외물(外物)〉에 “장주(莊周)는 묻기를 ‘붕어야 오너라. 자네는 무엇하는 물건이냐?’ 하니 붕어는 대답하기를, ‘나는 동해의 파신이오.’ 했다.”라고 하였다.
- 이전글봄추위에 즉흥으로 읊다 율시 1수 절구 1수 〔春寒卽事 一律一絶〕 21.07.28
- 다음글최현숙이 배 위에서 약속했으나 오지 않아 시를 지어 보내다〔崔見叔約舟上不來吟寄〕 21.07.2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