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 감사 유강지에게 부치다〔寄慶尙監司兪絳之〕 당시에 마침 관직에서 물러나 집에 있었다. > 금계외집 4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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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 감사 유강지에게 부치다〔寄慶尙監司兪絳之〕 당시에 마침 관직에서 물러나 집에 있었다. > 금계외집 4권 시

경상 감사 유강지에게 부치다〔寄慶尙監司兪絳之〕 당시에 마침 관직에서 물러나 집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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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70회 작성일 21-07-2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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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집 외집 제4권 / 시(詩)


경상 감사 유강지에게 부치다〔寄慶尙監司兪絳之〕 당시에 마침 관직에서 물러나 집에 있었다.

십 년 전의 모습 옛 풍류를 그려보니 / 十年眉宇舊風流
관아의 촛불 다 타도록 얘기 그치지 않았지 / 官燭燒殘話未休
노두의 가슴속에는 만 권의 책이 간직되었고 / 老杜胸中藏萬卷
포정의 눈 아래에는 온전한 소가 없었다네 / 良庖眼底欠全牛
먼 타향에서 유람 싫증나면 시로 흥을 돋우고 / 天涯遊倦詩挑興
임금에게 돌아갈 생각에 꿈도 시름겹겠네 / 日下思歸夢遶愁
탄식하노라, 물속의 물고기 날개 돋기 어렵 듯 / 自歎沈鱗難附翼
강 서쪽 머리에서 정운시를 읊조리는 것이 / 停雲吟立水西頭


조정에서 제일류라고 관심을 쏟으니 / 注意朝家第一流
계책과 교화 모두 그만두기 어렵겠네 / 紆籌宣化兩難休
지방관으로 눈바람 맞는 걸 사양할지언정 / 寧辭玉節衝風雪
사신의 배가 두우에 드는 걸 어찌 보겠나 / 爭覩星槎入斗牛
객지에서의 세월 벌써 한 해가 저물고 / 路上光陰驚歲暮
시 속의 소식에도 나그네 시름을 적고 있네 / 詩中消息寫羈愁
멀리서도 알겠네, 바닷가에 봄빛이 감돌면 / 遙知海國春光動
매화가지 꺾어 농산 머리로 부쳐 줄 것을 / 折與南枝寄隴頭


금계 굽어보이는 그윽한 곳에 새 터를 잡으니 / 新卜幽貞俯錦流
재주 없고 병 많은 이 몸이 쉬기에 적합하네 / 不才多病合行休
벼슬 그르쳐 대 부절 갈라주신 은혜 저버렸고 / 謬官曾忝恩分竹
옛일을 상고하려 많은 책 읽기를 생각하네 / 稽古唯思讀汗牛
출처를 알고자 졸렬한 계책이라도 닦아야 하거늘 / 要識行藏修拙計
따스고 배부른 것 도모하려 시름으로 허비하겠나 / 肯謀溫飽費虛愁
봄이 또 다해가는 섣달을 재촉하고 있는데 / 靑陽又是催殘臘
거울 속의 새 흰머리 머리 반을 덮고 있네 / 鏡裏新絲已半頭

위는 스스로가 마음을 달랜 것이다.


조정의 뛰어난 계책은 명사들에게 맡기고 / 廟堂籌策付名流
안락한 풍류는 사휴거사를 본받아야겠네 / 安樂風流法四休
풍진 속에 다투어 말 달리던 꿈도 끊어버리고 / 夢斷紅塵爭走馬
봄이면 푸른 들에서 평온히 소타고 지낼 길 찾네 / 春尋綠野穩騎牛
예의 사정거리에서 몸을 빼낸 건 다행이지만 / 抽身羿彀差爲幸
위기에서 화살 박힐까 스스로 시름할 뿐이네 / 飮羽危機只自愁
힘써 농사짓는 데는 밭 몇 이랑 없어도 되거늘 / 力穡可無田數頃
삶 도모를 어찌 천 그루의 귤나무로 하겠는가 / 謀生何用橘千頭

[주-D001] 유강지(兪絳之) : 유강(兪絳, 1510~1570)으로, 강지는 그의 자이다. 집의, 직제학, 대사간, 대사헌 등을 지냈고, 사은사(謝恩使)로 명나라에 다녀온 후에 도승지, 호조 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1556년(명종11)에 경상 감사가 되었다가 그 이듬해에 동지중추부사로 벼슬을 옮겼다. 시호는 숙민(肅敏)이다.

[주-D002] 노두(老杜) : 성당의 두보(杜甫)를 가리킨다. 만당의 두목(杜牧)을 소두(小杜)라 부르는 데 대한 칭호이다.

[주-D003] 포정(庖丁)의 …… 없었다네 : 문장의 기예가 대단히 능숙한 것을 비유한다. 여기서는 유강(兪絳)의 행정 능력을 칭찬한 말로 이해된다. 《장자(莊子)》 〈양생주(養生主)〉에 “처음 신이 소를 분해할 적에는 보이는 것이 모두 소 밖에 없었는데, 3년 후에는 온 마리 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始臣之解牛之時 所見無非牛者 三年之後 未嘗見全牛也〕”라고 하였다.

[주-D004] 정운시(停雲詩) : ‘정운’은 멈춰 있는 구름이라는 뜻으로, 정겨운 벗을 그리워하는 것을 말한다. 진(晉)나라 도잠(陶潛)의 시 가운데 〈정운시〉 4수가 있는데 그 서(序)에 “정운은 친구를 생각하는 시이다.〔停雲思親友也〕”라고 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황준량이 유강(兪絳)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말한 것이다.

[주-D005] 계책과 교화 : 계책은 조정에서 대신으로서의 계책을 말하고, 교화는 지방관으로 나와 백성들에게 베푸는 덕화(德化)를 말한다.

[주-D006] 사신의 …… 보겠나 : 원문의 ‘성사(星槎)’는 사신이 타는 배를 가리킨다.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무제(武帝)가 장건(張騫)으로 하여금 대하(大夏)에 사신으로 가서 황하(黃河)의 근원을 찾게 하였는데, 장건이 뗏목〔槎〕을 타고 가다가 견우(牽牛)와 직녀(織女)를 만났다.”라고 하였다. 이 고사로 인하여 사행(使行)을 성사(星槎)로 칭하게 되었다. 두우(斗牛)는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임금이 있는 한양 도성을 의미한다. 이 구절은 노략질을 일삼던 왜(倭)의 사신이 뻔뻔스럽게 한양까지 오는 것을 유강이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주-D007] 매화가지 …… 것을 : 소식(蘇軾)의 시에 “나의 소원은 매화꽃 질 때에, 일찍 북쪽 기러기 따라 날갯짓하는 것이라네.〔願及南枝謝 早隨北雁翩〕”라고 하였다. 《蘇東坡詩集 卷35 次韻蘇伯高遊蜀岡途李孝博奉使嶺表》 황준량보다 남쪽 고을에 있는 유강이 황준량에게 봄소식 전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주-D008] 대 …… 은혜 : 원문의 ‘은분죽(恩分竹)’은 죽사부(竹使符)를 나누어주는 은전을 내린다는 뜻으로 임금이 황준량을 지방 고을의 수령으로 삼았음을 말한 것이다. 죽사부는 한(漢)나라 때 지방관이 차던 신부(信符)로, 대나무로 만들어서 오른쪽은 경사(京師)에 두고 왼쪽은 수령으로 나가는 사람에게 주었다.

[주-D009] 출처(出處) : 원문의 행(行)은 세상에 나와 도를 행하는 것이며, 장(藏)은 초야에 은둔하는 것으로 출처와 같은 말이다. 《논어》 〈술이(述而)〉에 “쓰이면 도를 행하고 버려지면 은둔한다.〔用之則行 舍之則藏〕”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주-D010] 안락(安樂)한 …… 본받아야겠네 : 북송(北宋) 황정견(黃庭堅)의 〈사휴거사시서(四休居士詩序)〉에 “송(宋)나라 태의(太醫) 손방(孫昉)이 사휴거사라고 자호하였는데, 그 뜻을 묻자 ‘쓴 차와 싱거운 밥을 먹다 배부르면 그만 먹고, 옷을 기워 추위를 막다 따뜻하면 그만 입고, 평온한 마음가짐으로 과하다 싶으면 그만두고, 욕심도 질투도 내지 않다 늙어지면 그만 쉬는 것이네.〔麤茶淡飯飽卽休 補破遮寒暖卽休 三平二滿過卽休 不貪不妬老卽休〕’라고 하였는데, 이어 황정견이 말하기를 ‘이것이 바로 안락법이다.〔此安樂法也〕’ 하였다.”라고 하였다. 《豫章集 卷8 四休居士詩序》

[주-D011] 예(羿)의 사정거리 : 《장자》 〈덕충부(德充符)〉에 “명사수인 예의 사정거리 안에서 노니는 자 가운데 그 한복판에 서 있는 자는 적중되기에 꼭 알맞다고 할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화살을 맞지 않는 자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遊於羿之彀中 中央者中地也 然而不中者命也〕”라고 한 말이 보인다.

[주-D012] 화살 박힐까 : 초나라 웅거자(熊渠子)가 밤에 길을 가다가 바위를 범으로 오인하고는 활을 쏘았는데 바위에 워낙 깊이 박혀 화살 끝의 깃털이 보이지 않을 정도〔飮羽〕였다고 한다. 《韓詩外傳》

[주-D013] 천 그루의 귤나무 : 삼국(三國) 시대 오(吳)의 단양 태수(丹陽太守) 이형(李衡)이 일찍이 무릉(武陵) 용양(龍陽)의 범주(氾洲) 가에 감귤 천 그루를 심어 놓고, 임종 무렵에 자식에게 당부하기를 “내가 범주 가에 목노(木奴) 천 그루를 심어 놓았으니, 너희에게 의식(衣食)을 책임지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던 데서 온 말로 선대가 아랫대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조치해 놓은 것을 가리킨다. 목노는 감귤나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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