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 높아〔龍山高〕 영숙(永叔)의 〈여산고(廬山高)〉를 본받아 차운하여 농암(聾巖) 이 상공의 생신에 축수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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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4회 작성일 21-07-27 23:38본문
금계집 외집 제4권 / 시(詩)
용산이 높아〔龍山高〕 영숙(永叔)의 〈여산고(廬山高)〉를 본받아 차운하여 농암(聾巖) 이 상공의 생신에 축수한 시이다.
우뚝하고 높구나 / 巍乎高哉
용수산은 태백산과 소백산에 근원하여 / 龍首山根盤二白
기운이 바다 위 삼산에 잇닿는데 / 氣接海上之三山兮
성난 용이 발톱 움켜잡고 목말라 분강에서 물을 마시네 / 怒虬攫挐渴飮乎汾江
강은 은하수에 잇닿아 동쪽으로 바다에 물을 대는데 / 江連銀漢東注海
도도하고 넓고 넓으며 근원 심원하고 흐름 길어 / 淊淊浩浩源遠而流長兮
평평하게 펼쳐지면 구리거울을 갈고 / 平鋪銅鏡磨
노하여 말리면 옥두를 부술 듯하네 / 怒捲玉斗撞
박옥과 주옥을 간직하고도 스스로 자랑하지 않고 / 鞱璞藏珠不自擅
빙빙 도는 맑은 기운이 정기 잉태하고 빼어남 길러 / 扶輿淸淑孕精而毓秀兮
세상에 드문 영걸을 빚어내어 / 鍾爲間世之英物
큰 선비 가운데 뛰어나고도 도타운 인물이 나왔네 / 碩士之奇厖
고아한 분 도량으로 동부의 맑게 노니는 땅이 마음에 들어 / 高人雅量素契洞府淸遊地
집을 지어 밭 갈고 낚시하며 빈 골짝에 임하셨네 / 卜築耕釣臨空谾
복사꽃이 물에 뜬 봄에도 선계의 원천은 아득하고 / 桃花泛春仙源杳
구기자 뿌리가 옥수에 양치하도록 신령한 샘물이 흐르네 / 枸根漱玉靈泉淙
벼랑 물가에서 푸른 소나무 늙은 잣나무와 짝하여 읊조리노라면 / 蒼松老栢伴吟乎崖澨
차가운 징검다리에서 요초와 의란이 그림자를 희롱하네 / 瑤草猗蘭弄影乎寒矼
동산에서 창생을 위해 일어날 수밖에 없어 / 東山不免起蒼生
잠시 안개 노을과 물고기 새들과의 오랜 맹서 놓아두고서 / 暫辭煙霞魚鳥之舊盟兮
시골의 자취를 세상 길 시끄럽고 난잡한 데서 조금씩 시험하셨네 / 畎畝蹤迹小試世路之喧哤
안개 낀 하늘 아래서 평온히 걸으신지 50년 / 煙霄穩步五十載
바른 의론과 대신의 도모로 사조에서 공적이 드러났는데 / 讜論紆謨著績乎四朝兮
한결같은 충효로 앞머리에서 원당을 세우셨네 / 一向忠孝前頭竪願幢
가을바람에 돛을 펴고 순로를 따라가 / 秋風布帆趁蓴鱸
농사에 힘쓰러 돌아가리라는 옛 도모를 누워서 대하였음에 / 臥對明農歸去之舊圖兮
고아한 풍모와 씩씩한 절개가 빼어나 짝을 이룰 사람이 없네 / 高風壯節落落無等雙
나는야 평생토록 높은 산을 경모하여 / 伊我平生景高山
사정과 국담의 남은 물을 나누어 마시고 / 飮分砂井菊潭之餘波兮
매번 평상 아래에서 노방에게 절을 하였네 / 每從牀下拜老龐
농암대 아래에 작은 집이 환하였는데 / 聾巖臺下小閣明
여기에서 동안과 노선들이 서진하였음에 / 童顔老仙棲眞乎是間兮
문화산의 상쾌한 기운과 청량산의 빼어난 빛이 / 文華爽氣淸凉秀色
밤낮으로 구름 어린 창에서 머리 숙여 읍하였네 / 日夜拱揖乎雲窓
하연호 주변에 돛 반폭의 바람이 불 제 / 賀淵湖邊風半帆
영지정사 안에는 한 항아리의 술이 있었네 / 靈芝舍裏酒一缸
적벽을 노래하며 비파에 맞추어 춤을 추고 / 歌赤壁舞琵琶
노래가 끝나면 노 젓는 소리 들리고 산과 물은 푸른데 / 唱罷款乃山水綠
이따금 보타와 진결이 잘못 떨어져 옥 소리를 내는 것이 보이네 / 時見寶唾眞訣錯落鳴琳玒
누가 알랴, 아침에는 요순의 신하가 되고 / 誰得知朝爲堯舜臣
저물녘이면 희황 시대의 늙은이가 되는 것을 / 暮作羲皇叟
보배 품고 끝내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것은 배우지 않으셨네 / 不學懷寶終迷邦
영남은 산수 좋은 문헌의 땅이라 / 嶠南山水文獻地
옥 죽순과 옥 비녀가 다투어 빼어나고 가지런히 뽑아졌나니 / 玉筍瑤簪競秀而齊抽兮
첫 자리는 모두 용수산에 양보하네 / 願公一頭盡向龍山降
공은 부디 오래 살아 산이 무너지지 않듯 하여 / 有如壽兮山不崩
우리로 하여금 영원히 목공을 배알하게 하시면 / 使我長年拜木公
뭇별들이 밤마다 북극성 두르듯이 하게 되리라 / 衆星夜夜環天杠
[주-D001] 영숙(永叔)의 여산고(盧山高) : 영숙은 송(宋)나라의 문장가인 구양수(歐陽脩)의 자이다. 〈여산고〉는 구양수가 동년(同年) 진사(進士)인 유환(劉渙)이 벼슬을 버리고 여산 남쪽으로 옮겨가자 그 절개를 높이 여기며 찬미한 시이다.
[주-D002] 白 : 대본에는 ‘百’으로 되어 있으나《농암집(聾巖集》속집 권2 부록의 〈용산고(龍山高)〉에 근거하여 ‘二白’ 곧, 태백산과 소백산으로 풀이하였다.
[주-D003] 구리거울 : 달을 비유적으로 칭한 말이다.
[주-D004] 옥두(玉斗) : 본의는 옥으로 만든 술그릇이다. 한왕(漢王)이 진(秦)의 관중(關中)을 먼저 쳐들어간 것을 항왕(項王)에게 사과하기 위해 홍문(鴻門)의 주연(酒宴)에 갔을 때, 항왕의 모신(謀臣) 범증(范增)이 항왕에게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 자리에서 한왕을 꼭 쳐 죽일 것을 몇 번이나 눈짓했으나 항왕이 응하지 않았다가, 그 긴박한 사태를 알아챈 한왕이 마침내 그 자리를 나와 도망가고 난 뒤에 장량(張良)이 패공을 대신하여 옥두 한 쌍을 범증에게 바치자, 범증이 크게 노하여 그 옥두를 땅에 내려놓고 칼을 뽑아서 마구 때려 부숴버렸던 데서 온 말이다. 이 시에서는 옥과 같은 북두성(北斗星)을 비유한 말로 보아도 무방하다.
[주-D005] 큰 …… 나왔네 : 구양수의 원운(原韻)에는 이 구절의 압운자가 ‘방(厖)’이 아니라 ‘방(龐)’으로 되어 있다. ‘방(厖)’ 운은 아래에 나오는데 황준량은 이 운을 바꾸어서 사용하였다.
[주-D006] 동부(洞府) : 도교(道敎)의 용어로, 신선들이 사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주-D007] 泉 : 대본에는 ‘一字缺’로 되어 있는데,《농암집(聾巖集)》속집 권2 부록에 실린 시를 근거하여 보충하였다.
[주-D008] 요초(瑤草)와 의란(猗蘭) : 요초는 선경(仙境)에 난다는 전설상의 향초를 가리키고, 의란은 향란(香蘭)을 말하는데 공자가 일찍이 금곡(琴曲) 의란조(猗蘭操)를 지었던 데서 온 말로, 큰 재덕(才德)을 지니고도 때를 만나지 못한 고결(高潔)한 선비를 비유할 때 쓰인다.
[주-D009] 원당(願幢) : 당(幢)은 기(旗)와 비슷한 것으로 원하는 바가 있어 공덕(功德)을 바치기 위해 세우는 것이다. 절에서는 흔히 석당(石幢)을 세운다고 한다.
[주-D010] 순로(蓴鱸) : 순챗국과 농어회. 즉 고향을 생각하는 데 비유한 말이다. 진(晉)나라 장한(張翰)은 가을바람이 일자 고향의 산물인 순챗국과 농어회가 생각나서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갔다 한다. 《晉書 卷92 張翰傳》
[주-D011] 사정(砂井)과 국담(菊潭) : 사정은 단사정(丹砂井)의 준말로 고대에 있었다는 전설상의 샘인데 이 샘 밑에는 단사(丹砂)가 묻혀 있어 그 물을 마시는 사람은 모두 장수하였다 한다. 《抱朴子 仙藥》하남성(河南省) 남양부(南陽府)에 국담이라는 못이 있는데, 그 물이 매우 달고 향기로워서 그곳 주민들이 이 물을 마시고 장수하였다 한다.
[주-D012] 평상 …… 하였네 : 매우 공경하는 어른을 만나 뵙고 예(禮)를 갖추어 절을 하였다는 뜻이다. 노방(老龐)은 후한(後漢)의 방덕공(龐德公)을 가리킨다. 제갈량(諸葛亮)이 방덕공을 찾아가면 반드시 그가 앉은 상(牀)아래서 공경히 절하였는데 방덕공은 이를 제지하지 않고 태연히 절을 받았다는 고사에서 생긴 말이다. 《資治通鑑 卷65》이 시에서 노방은 이현보에 대한 비유로 쓰였다.
[주-D013] 서진(棲眞) : 참에 깃든다는 뜻으로 마음을 통일하고 정신을 집중시켜 공부하거나 수련하는 것을 가리킨다. 도가(道家)에서 유래한 말이다.
[주-D014] 적벽(赤壁)을 노래하며 : 황준량이 〈분천(汾川) 애일당(愛日堂)에서 감사(監司) 이언적(李彦迪)과 이경호(李景浩)선생의 시에 차운하다.〔汾川愛日堂 次李監司彦迪李先生景浩韻〕〉라는 시 자주(自注)에서 “애일당은 옛 제도를 일신하여 분강에 배를 띄우고 사람들에게 〈적벽부〉를 외우게 한다.〔堂新舊制 泛舟汾江 使誦赤壁賦〕”라고 하였다.
[주-D015] 보타(寶唾)와 진결(眞訣) : ‘보타’는 타인의 시(詩)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진결’은 진법(眞法)또는 비결(秘訣)이라는 말로, 도(道)를 전하는 정수(精粹)의 뜻이다. 여기서는 둘 다 배 위에서 풍류를 즐기느라 시를 읊조리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주-D016] 희황(羲皇) : 상고 시대 복희씨(伏羲氏)를 가리키는데, 진(晉)나라 은사(隱士) 도잠(陶潛)이 “더운 여름날에 느긋하게 북쪽 창가에 누워 있으면 맑은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와 스스로 생각해도 내가 희황 상인(羲皇上人)처럼 여겨진다.”라고 하였다. 《陶淵明集 卷7 與子儼等疏》
[주-D017] 보배 …… 것 : 좋은 재능을 지니고도 국가의 일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양화(陽貨)가 공자에게 벼슬할 것을 권하는 뜻으로 “보배를 품고도 나라가 어지러운 상태를 내버려 두는 것이 어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懷其寶而迷其邦 可謂仁乎〕”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論語 陽貨》
[주-D018] 옥 죽순과 옥 비녀 : 표면적으로는 아름다운 산봉우리를 지칭한 것이지만 그 함의는 뛰어난 제자들이 여러 봉우리를 이루었음을 말한 것이다.
[주-D019] 첫 …… 양보하네 : 《농암집(聾巖集》속집 권2 부록에는 ‘願公一頭盡向龍山降’이 ‘一頭盡向龍山降’으로 되어 있다.
[주-D020] 공은 …… 하여 : 《농암집(聾巖集)》속집 권2 부록에는 ‘有如壽兮山不崩’이 ‘願公壽兮山不崩’으로 되어 있다. 이것을 근거로 번역하였다.[주-D021] 목공(木公) : 서왕모(西王母)와 병칭되는 선인(仙人)의 이름으로 보통 선도(仙道)를 체득한 남자를 일컬을 때 쓴다. 여기서는 생일 잔치의 주인공인 이현보를 가리킨다.
용산이 높아〔龍山高〕 영숙(永叔)의 〈여산고(廬山高)〉를 본받아 차운하여 농암(聾巖) 이 상공의 생신에 축수한 시이다.
우뚝하고 높구나 / 巍乎高哉
용수산은 태백산과 소백산에 근원하여 / 龍首山根盤二白
기운이 바다 위 삼산에 잇닿는데 / 氣接海上之三山兮
성난 용이 발톱 움켜잡고 목말라 분강에서 물을 마시네 / 怒虬攫挐渴飮乎汾江
강은 은하수에 잇닿아 동쪽으로 바다에 물을 대는데 / 江連銀漢東注海
도도하고 넓고 넓으며 근원 심원하고 흐름 길어 / 淊淊浩浩源遠而流長兮
평평하게 펼쳐지면 구리거울을 갈고 / 平鋪銅鏡磨
노하여 말리면 옥두를 부술 듯하네 / 怒捲玉斗撞
박옥과 주옥을 간직하고도 스스로 자랑하지 않고 / 鞱璞藏珠不自擅
빙빙 도는 맑은 기운이 정기 잉태하고 빼어남 길러 / 扶輿淸淑孕精而毓秀兮
세상에 드문 영걸을 빚어내어 / 鍾爲間世之英物
큰 선비 가운데 뛰어나고도 도타운 인물이 나왔네 / 碩士之奇厖
고아한 분 도량으로 동부의 맑게 노니는 땅이 마음에 들어 / 高人雅量素契洞府淸遊地
집을 지어 밭 갈고 낚시하며 빈 골짝에 임하셨네 / 卜築耕釣臨空谾
복사꽃이 물에 뜬 봄에도 선계의 원천은 아득하고 / 桃花泛春仙源杳
구기자 뿌리가 옥수에 양치하도록 신령한 샘물이 흐르네 / 枸根漱玉靈泉淙
벼랑 물가에서 푸른 소나무 늙은 잣나무와 짝하여 읊조리노라면 / 蒼松老栢伴吟乎崖澨
차가운 징검다리에서 요초와 의란이 그림자를 희롱하네 / 瑤草猗蘭弄影乎寒矼
동산에서 창생을 위해 일어날 수밖에 없어 / 東山不免起蒼生
잠시 안개 노을과 물고기 새들과의 오랜 맹서 놓아두고서 / 暫辭煙霞魚鳥之舊盟兮
시골의 자취를 세상 길 시끄럽고 난잡한 데서 조금씩 시험하셨네 / 畎畝蹤迹小試世路之喧哤
안개 낀 하늘 아래서 평온히 걸으신지 50년 / 煙霄穩步五十載
바른 의론과 대신의 도모로 사조에서 공적이 드러났는데 / 讜論紆謨著績乎四朝兮
한결같은 충효로 앞머리에서 원당을 세우셨네 / 一向忠孝前頭竪願幢
가을바람에 돛을 펴고 순로를 따라가 / 秋風布帆趁蓴鱸
농사에 힘쓰러 돌아가리라는 옛 도모를 누워서 대하였음에 / 臥對明農歸去之舊圖兮
고아한 풍모와 씩씩한 절개가 빼어나 짝을 이룰 사람이 없네 / 高風壯節落落無等雙
나는야 평생토록 높은 산을 경모하여 / 伊我平生景高山
사정과 국담의 남은 물을 나누어 마시고 / 飮分砂井菊潭之餘波兮
매번 평상 아래에서 노방에게 절을 하였네 / 每從牀下拜老龐
농암대 아래에 작은 집이 환하였는데 / 聾巖臺下小閣明
여기에서 동안과 노선들이 서진하였음에 / 童顔老仙棲眞乎是間兮
문화산의 상쾌한 기운과 청량산의 빼어난 빛이 / 文華爽氣淸凉秀色
밤낮으로 구름 어린 창에서 머리 숙여 읍하였네 / 日夜拱揖乎雲窓
하연호 주변에 돛 반폭의 바람이 불 제 / 賀淵湖邊風半帆
영지정사 안에는 한 항아리의 술이 있었네 / 靈芝舍裏酒一缸
적벽을 노래하며 비파에 맞추어 춤을 추고 / 歌赤壁舞琵琶
노래가 끝나면 노 젓는 소리 들리고 산과 물은 푸른데 / 唱罷款乃山水綠
이따금 보타와 진결이 잘못 떨어져 옥 소리를 내는 것이 보이네 / 時見寶唾眞訣錯落鳴琳玒
누가 알랴, 아침에는 요순의 신하가 되고 / 誰得知朝爲堯舜臣
저물녘이면 희황 시대의 늙은이가 되는 것을 / 暮作羲皇叟
보배 품고 끝내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것은 배우지 않으셨네 / 不學懷寶終迷邦
영남은 산수 좋은 문헌의 땅이라 / 嶠南山水文獻地
옥 죽순과 옥 비녀가 다투어 빼어나고 가지런히 뽑아졌나니 / 玉筍瑤簪競秀而齊抽兮
첫 자리는 모두 용수산에 양보하네 / 願公一頭盡向龍山降
공은 부디 오래 살아 산이 무너지지 않듯 하여 / 有如壽兮山不崩
우리로 하여금 영원히 목공을 배알하게 하시면 / 使我長年拜木公
뭇별들이 밤마다 북극성 두르듯이 하게 되리라 / 衆星夜夜環天杠
[주-D001] 영숙(永叔)의 여산고(盧山高) : 영숙은 송(宋)나라의 문장가인 구양수(歐陽脩)의 자이다. 〈여산고〉는 구양수가 동년(同年) 진사(進士)인 유환(劉渙)이 벼슬을 버리고 여산 남쪽으로 옮겨가자 그 절개를 높이 여기며 찬미한 시이다.
[주-D002] 白 : 대본에는 ‘百’으로 되어 있으나《농암집(聾巖集》속집 권2 부록의 〈용산고(龍山高)〉에 근거하여 ‘二白’ 곧, 태백산과 소백산으로 풀이하였다.
[주-D003] 구리거울 : 달을 비유적으로 칭한 말이다.
[주-D004] 옥두(玉斗) : 본의는 옥으로 만든 술그릇이다. 한왕(漢王)이 진(秦)의 관중(關中)을 먼저 쳐들어간 것을 항왕(項王)에게 사과하기 위해 홍문(鴻門)의 주연(酒宴)에 갔을 때, 항왕의 모신(謀臣) 범증(范增)이 항왕에게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이 자리에서 한왕을 꼭 쳐 죽일 것을 몇 번이나 눈짓했으나 항왕이 응하지 않았다가, 그 긴박한 사태를 알아챈 한왕이 마침내 그 자리를 나와 도망가고 난 뒤에 장량(張良)이 패공을 대신하여 옥두 한 쌍을 범증에게 바치자, 범증이 크게 노하여 그 옥두를 땅에 내려놓고 칼을 뽑아서 마구 때려 부숴버렸던 데서 온 말이다. 이 시에서는 옥과 같은 북두성(北斗星)을 비유한 말로 보아도 무방하다.
[주-D005] 큰 …… 나왔네 : 구양수의 원운(原韻)에는 이 구절의 압운자가 ‘방(厖)’이 아니라 ‘방(龐)’으로 되어 있다. ‘방(厖)’ 운은 아래에 나오는데 황준량은 이 운을 바꾸어서 사용하였다.
[주-D006] 동부(洞府) : 도교(道敎)의 용어로, 신선들이 사는 지역이라는 뜻이다.
[주-D007] 泉 : 대본에는 ‘一字缺’로 되어 있는데,《농암집(聾巖集)》속집 권2 부록에 실린 시를 근거하여 보충하였다.
[주-D008] 요초(瑤草)와 의란(猗蘭) : 요초는 선경(仙境)에 난다는 전설상의 향초를 가리키고, 의란은 향란(香蘭)을 말하는데 공자가 일찍이 금곡(琴曲) 의란조(猗蘭操)를 지었던 데서 온 말로, 큰 재덕(才德)을 지니고도 때를 만나지 못한 고결(高潔)한 선비를 비유할 때 쓰인다.
[주-D009] 원당(願幢) : 당(幢)은 기(旗)와 비슷한 것으로 원하는 바가 있어 공덕(功德)을 바치기 위해 세우는 것이다. 절에서는 흔히 석당(石幢)을 세운다고 한다.
[주-D010] 순로(蓴鱸) : 순챗국과 농어회. 즉 고향을 생각하는 데 비유한 말이다. 진(晉)나라 장한(張翰)은 가을바람이 일자 고향의 산물인 순챗국과 농어회가 생각나서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갔다 한다. 《晉書 卷92 張翰傳》
[주-D011] 사정(砂井)과 국담(菊潭) : 사정은 단사정(丹砂井)의 준말로 고대에 있었다는 전설상의 샘인데 이 샘 밑에는 단사(丹砂)가 묻혀 있어 그 물을 마시는 사람은 모두 장수하였다 한다. 《抱朴子 仙藥》하남성(河南省) 남양부(南陽府)에 국담이라는 못이 있는데, 그 물이 매우 달고 향기로워서 그곳 주민들이 이 물을 마시고 장수하였다 한다.
[주-D012] 평상 …… 하였네 : 매우 공경하는 어른을 만나 뵙고 예(禮)를 갖추어 절을 하였다는 뜻이다. 노방(老龐)은 후한(後漢)의 방덕공(龐德公)을 가리킨다. 제갈량(諸葛亮)이 방덕공을 찾아가면 반드시 그가 앉은 상(牀)아래서 공경히 절하였는데 방덕공은 이를 제지하지 않고 태연히 절을 받았다는 고사에서 생긴 말이다. 《資治通鑑 卷65》이 시에서 노방은 이현보에 대한 비유로 쓰였다.
[주-D013] 서진(棲眞) : 참에 깃든다는 뜻으로 마음을 통일하고 정신을 집중시켜 공부하거나 수련하는 것을 가리킨다. 도가(道家)에서 유래한 말이다.
[주-D014] 적벽(赤壁)을 노래하며 : 황준량이 〈분천(汾川) 애일당(愛日堂)에서 감사(監司) 이언적(李彦迪)과 이경호(李景浩)선생의 시에 차운하다.〔汾川愛日堂 次李監司彦迪李先生景浩韻〕〉라는 시 자주(自注)에서 “애일당은 옛 제도를 일신하여 분강에 배를 띄우고 사람들에게 〈적벽부〉를 외우게 한다.〔堂新舊制 泛舟汾江 使誦赤壁賦〕”라고 하였다.
[주-D015] 보타(寶唾)와 진결(眞訣) : ‘보타’는 타인의 시(詩)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진결’은 진법(眞法)또는 비결(秘訣)이라는 말로, 도(道)를 전하는 정수(精粹)의 뜻이다. 여기서는 둘 다 배 위에서 풍류를 즐기느라 시를 읊조리는 것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주-D016] 희황(羲皇) : 상고 시대 복희씨(伏羲氏)를 가리키는데, 진(晉)나라 은사(隱士) 도잠(陶潛)이 “더운 여름날에 느긋하게 북쪽 창가에 누워 있으면 맑은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와 스스로 생각해도 내가 희황 상인(羲皇上人)처럼 여겨진다.”라고 하였다. 《陶淵明集 卷7 與子儼等疏》
[주-D017] 보배 …… 것 : 좋은 재능을 지니고도 국가의 일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양화(陽貨)가 공자에게 벼슬할 것을 권하는 뜻으로 “보배를 품고도 나라가 어지러운 상태를 내버려 두는 것이 어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懷其寶而迷其邦 可謂仁乎〕”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論語 陽貨》
[주-D018] 옥 죽순과 옥 비녀 : 표면적으로는 아름다운 산봉우리를 지칭한 것이지만 그 함의는 뛰어난 제자들이 여러 봉우리를 이루었음을 말한 것이다.
[주-D019] 첫 …… 양보하네 : 《농암집(聾巖集》속집 권2 부록에는 ‘願公一頭盡向龍山降’이 ‘一頭盡向龍山降’으로 되어 있다.
[주-D020] 공은 …… 하여 : 《농암집(聾巖集)》속집 권2 부록에는 ‘有如壽兮山不崩’이 ‘願公壽兮山不崩’으로 되어 있다. 이것을 근거로 번역하였다.[주-D021] 목공(木公) : 서왕모(西王母)와 병칭되는 선인(仙人)의 이름으로 보통 선도(仙道)를 체득한 남자를 일컬을 때 쓴다. 여기서는 생일 잔치의 주인공인 이현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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