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정의 〈팔매화〉 시에 차운하다〔次林和靖八梅花韻〕 감사(監司) 이청(李淸)께서 지으신 시가 있어 차운을 명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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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1회 작성일 21-07-27 10:57본문
임화정의 〈팔매화〉 시에 차운하다〔次林和靖八梅花韻〕 감사(監司) 이청(李淸)께서 지으신 시가 있어 차운을 명하셨다.
연지와 분 빌리지 않아도 절로 어여쁘니 / 不假朱鉛自靜姸
도리가 봄 동산에서 다투는 걸 어찌 알까 / 豈知桃李鬪春園
서리에 맑음을 더하여 마음에 근심 씻어지고 / 霜添淸瘦心湔累
눈〔雪〕이 정신을 도와 눈〔眼〕에 어둠이 씻기네 / 雪助精神眼洗昏
막고야의 피부와 같으니 경국의 자색이고 / 姑射肥膚傾國色
백이의 풍골이라 시인의 넋 상쾌하게 하네 / 伯夷風骨爽詩魂
연못가 외로운 그림자 참으로 볼만하니 / 池邊孤影眞堪賞
찬 향기 가까이 하여 술동이 들이키리라 / 爲傍寒香吸酒樽
온 세상이 더위 좇아 진자리 마른자리 모르는데 / 擧世趨炎迷沒乾
만물 중 너 같은 이는 사람 가운데 있기 어렵네 / 物中如汝在人難
바람을 먹고 눈을 먹은 소경의 절개요 / 飡風嚙雪蘇卿節
추위 참고 옷을 물리친 사도의 찬 기품이라네 / 忍凍推衣師道寒
차가운 달그림자는 울타리에 보기 좋은데 / 冷影愛從籬落見
우뚝한 표상은 모란 같이 보일까 걱정이네 / 高標恐等牧丹看
빈산에 그윽이 홀로 있으니 누가 지기일까 / 空山幽獨誰知己
매화 웃음 찾아 시인이 말안장을 풀리라 / 索笑騷翁爲卸鞍
혜초 난초 모두 된서리 맞아 시드는데 / 蕙蘭俱被肅霜摧
새어나는 봄빛에 때 이른 매화가 있네 / 漏洩春光有早梅
옥빛 같은 찬 기운으로 눈과 빛을 다투고 / 玉色輕寒爭雪耀
차가운 향기는 내음 뿌리며 가지 에워 도네 / 冷香吟嗅繞枝回
바람 앞에 문득 향기 날아가 버릴까 두렵고 / 風前便恐吹馨去
취중에 다만 그림자 밟으며 찾아올 줄 아네 / 醉裏唯知踏影來
달에 비친 찬 나뭇가지 성글어 더욱 좋으니 / 得月寒梢疏更好
꽃향기 한가히 마시며 당연히 술잔 들어야지 / 瓊葩閒嚥當啣盃
듬성듬성 아름다운 꽃이 가지 끝에 달려 / 疏疏玉豔綴枝頭
달 아래 안뜰을 거니니 웃음 그치지 않네 / 步月中庭笑未休
한 조각 따뜻한 봄은 어디에 와 있을까 / 一片陽春何處至
몇 가락 피리 소리에 허다한 근심이 이네 / 數聲羌管許多愁
시인이 속되지 않아 맑은 흥취 일으키고 / 詩翁不俗動淸興
밝은 달은 정이 많아 잠시 머물려 하네 / 明月多情爲少留
세상에 무수한 붉은 꽃이야 화려하지만 / 無數世間紅紫麗
품격을 논한다면 모두 부끄러워하리라 / 若論標格摠含羞
매화 탐하는 버릇 있어 이미 정신을 놓았으니 / 貪梅一癖已神迷
눈이 배꼽까지 쌓였다고 감상 어이 사양하랴 / 探賞何辭雪沒臍
말쑥하고 높은 가지는 물가에 임해 피어나고 / 灑落高枝臨水發
영롱한 조각 꽃잎은 바람 맞아 떨어지네 / 玲瓏片萼受風低
천연스럽게 본래 타고난 성질이 다르니 / 天然本自殊根性
고아한 운치로 어찌 품평을 기다리겠는가 / 高致何須待品題
사람 가버려 서호의 소식 끊어졌음에 / 人去西湖消息斷
성긴 그림자 황량한 오솔길에 떨어뜨렸겠지 / 恐敎疏影落荒蹊
잎 떨어져 성긴 가지 세월 따라 쇠잔해가고 / 冷落疏枝向歲殘
동산 숲에 바람 차니 맑은 한기가 더하네 / 園林風洌倍淸寒
달빛 창에 비낀 그림자 밤새도록 감상하고 / 月窓橫影終宵玩
눈길에 풍기는 향기를 진종일 보았었네 / 雪逕香葩盡日看
솥 안의 국 간 맞출 때 신맛 변하지 않고 / 鼎裏和羹酸未改
농산 머리로 소식 전할 때 이슬 막 말랐으리 / 隴頭傳信露初乾
우뚝한 학슬이 티끌 세상에 드러났지만 / 崢嶸鶴膝塵埃表
계절이 다하여 옥처럼 부서질까 시름겹네 / 玉碎還愁節序闌
[주-D001] 막고야(藐姑射) : 막고야 산에 사는 신인(神人)을 말한다. 얼음처럼 투명한 피부를 갖고 처녀처럼 생기발랄하며, 바람을 호흡하고 이슬을 마시며, 구름을 타고 용을 부리면서 사해(四海) 밖에 노닌다는 이야기가 《장자》 〈소요유(逍遙遊)〉에 실려 있다.
[주-D002] 백이(伯夷)의 풍골(風骨) : 백이는 은(殷)나라 때 고죽군(孤竹君)의 아들로 주 무왕(周武王)이 은(殷)나라를 치려고 할 때 간하여도 듣지 않자 주(周)나라 곡식 먹기를 부끄럽게 여겨 아우인 숙제(叔齊)와 함께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 죽었다. 이에 대해 공자와 맹자가 인(仁)을 이루었다고 칭찬하였다.
[주-D003] 더위 좇아 : 원문의 추염(趨炎)은 ‘더운 데를 붙좇고 권세에 아부한다〔趨炎附勢〕’는 말에서 온 것으로 권세 있는 자에게 아첨하는 것을 가리킨다.
[주-D004] 바람을 …… 절개요 : 소경(蘇卿)은 한(漢)나라의 충신으로 자가 자경(子卿) 인 소무(蘇武)를 가리킨다. 그는 무제(武帝) 때 흉노(匈奴)에 사신으로 갔다가 흉노의 선우(單于)로부터 항복하라는 회유와 협박을 받고도 끝내 굴하지 않았는데, 선우가 마침내 소무를 큰 움〔大窖〕 속에 가두고 음식을 주지 못하게 하자, 때마침 눈이 왔는지라 소무는 눈 위에 누워서 눈과 전모(氈帽)를 씹어 먹고 목숨을 부지하면서도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한다. 《漢書 卷54 蘇武傳》
[주-D005] 추위 …… 기품이라네 : 송(宋)나라 진사도(陳師道)의 일화이다. 《산당사고(山堂肆考)》 권104 〈인품(人品) 지사(志士) 불착조가의(不著趙家衣)〉에 “그가 조정지ㆍ형화숙과 곽 대부의 사위가 되었다. 그가 관직에 있으면서 교구에 제사 지내는 일을 시봉할 적에 엄동설한이라서 갖옷을 겹으로 입지 않으면 한기를 막을 수가 없었는데, 그에게는 옷이 단지 한 벌밖에 없었으므로, 그의 내자가 조정지의 집에서 옷을 빌려 왔다. 그가 어디에서 구했느냐고 묻자, 내자가 사실대로 말하니, ‘내가 그 집의 옷은 입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은 어찌 알지 못하는가.’ 하고는 물리쳤는데, 얼마 뒤에 결국은 동상에 걸려 죽었다. 곽 대부의 이름은 개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6] 매화 웃음 찾아 : 두보의 〈사제관부람전취처자도강릉희기(舍弟觀赴藍田取妻子到江陵喜寄)〉 시에서, “처마 돌며 매화의 웃음을 함께 찾는데, 싸늘한 꽃술 성긴 가지도 반쯤 웃음을 참지 못하네.〔巡簷索共梅花笑 冷蘂疎枝半不禁〕”라고 하였다.
[주-D007] 서호(西湖) : 북송(北宋) 때 서호에 은거했던 처사 임포(林逋)를 가리킨다. 그는 서호의 고산(孤山)에 은거하면서 장가도 들지 않아 처자도 없었는데 특히 매화와 학을 대단히 사랑하여 매화를 심고 학을 길렀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그를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까지 일컬었다. 그의 매화시(梅花詩)가 많지만, 그중에도 산원소매(山園小梅) 시의 “성긴 그림자는 맑고 얕은 물 위에 비껴 있고, 은은한 향기는 황혼 달빛 아래 떠서 움직이누나.〔疎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라는 구절이 세상에 가장 많이 회자되었다고 한다. 《宋史 卷457 林逋列傳》
[주-D008] 솥 …… 때 : 매실이 음식물의 조미료로 쓰이는 것을 말한 것이다. 《서경》 〈열명 하(說命下)〉에 고종(高宗)이 부열(傅說)에게 “너는 짐의 뜻을 가르쳐서 만약 술과 단술을 만들거든 네가 누룩과 엿기름이 되며, 만약 간을 맞춘 국을 만들거든 네가 소금과 매실이 되어야 한다.〔爾惟訓于朕志 若作酒醴 爾惟麴糱 若作和羹 爾惟鹽梅〕”라고 하였다.
[주-D009] 농산(隴山) …… 때 : 후위(後魏)의 육개(陸凱)가 강남(江南)의 매화가지 하나를 친구인 범엽(范曄)에게 보내면서 “매화가지 꺾다가 역마 탄 사자 만나, 농산(隴山) 끝의 벗에게 부쳐 주노라. 강남이라 내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 겨우 한 가지〔枝〕의 봄을 드릴 뿐이네.〔折梅逢驛使 寄與隴頭人 江南無所有 聊贈一枝春〕”라고 읊은 시가 전한다. 《太平御覽 卷970 所引 荊州記》
[주-D010] 학슬(鶴膝) : 매화나무 가지를 형용하는 말로, 매화나무 가지가 앙상하여 마치 학의 다리 같으므로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황정견(黃庭堅)의 〈급설기왕입지문매화(急雪寄王立之問梅花)〉 시에 “눈 속에 핀 홍매화에 도롱이를 입혀 주어, 추위가 학슬 가지 침범치 못하게 하라.〔紅梅雪裏與蓑衣 莫遣寒侵鶴膝枝〕”라고 하였다.
연지와 분 빌리지 않아도 절로 어여쁘니 / 不假朱鉛自靜姸
도리가 봄 동산에서 다투는 걸 어찌 알까 / 豈知桃李鬪春園
서리에 맑음을 더하여 마음에 근심 씻어지고 / 霜添淸瘦心湔累
눈〔雪〕이 정신을 도와 눈〔眼〕에 어둠이 씻기네 / 雪助精神眼洗昏
막고야의 피부와 같으니 경국의 자색이고 / 姑射肥膚傾國色
백이의 풍골이라 시인의 넋 상쾌하게 하네 / 伯夷風骨爽詩魂
연못가 외로운 그림자 참으로 볼만하니 / 池邊孤影眞堪賞
찬 향기 가까이 하여 술동이 들이키리라 / 爲傍寒香吸酒樽
온 세상이 더위 좇아 진자리 마른자리 모르는데 / 擧世趨炎迷沒乾
만물 중 너 같은 이는 사람 가운데 있기 어렵네 / 物中如汝在人難
바람을 먹고 눈을 먹은 소경의 절개요 / 飡風嚙雪蘇卿節
추위 참고 옷을 물리친 사도의 찬 기품이라네 / 忍凍推衣師道寒
차가운 달그림자는 울타리에 보기 좋은데 / 冷影愛從籬落見
우뚝한 표상은 모란 같이 보일까 걱정이네 / 高標恐等牧丹看
빈산에 그윽이 홀로 있으니 누가 지기일까 / 空山幽獨誰知己
매화 웃음 찾아 시인이 말안장을 풀리라 / 索笑騷翁爲卸鞍
혜초 난초 모두 된서리 맞아 시드는데 / 蕙蘭俱被肅霜摧
새어나는 봄빛에 때 이른 매화가 있네 / 漏洩春光有早梅
옥빛 같은 찬 기운으로 눈과 빛을 다투고 / 玉色輕寒爭雪耀
차가운 향기는 내음 뿌리며 가지 에워 도네 / 冷香吟嗅繞枝回
바람 앞에 문득 향기 날아가 버릴까 두렵고 / 風前便恐吹馨去
취중에 다만 그림자 밟으며 찾아올 줄 아네 / 醉裏唯知踏影來
달에 비친 찬 나뭇가지 성글어 더욱 좋으니 / 得月寒梢疏更好
꽃향기 한가히 마시며 당연히 술잔 들어야지 / 瓊葩閒嚥當啣盃
듬성듬성 아름다운 꽃이 가지 끝에 달려 / 疏疏玉豔綴枝頭
달 아래 안뜰을 거니니 웃음 그치지 않네 / 步月中庭笑未休
한 조각 따뜻한 봄은 어디에 와 있을까 / 一片陽春何處至
몇 가락 피리 소리에 허다한 근심이 이네 / 數聲羌管許多愁
시인이 속되지 않아 맑은 흥취 일으키고 / 詩翁不俗動淸興
밝은 달은 정이 많아 잠시 머물려 하네 / 明月多情爲少留
세상에 무수한 붉은 꽃이야 화려하지만 / 無數世間紅紫麗
품격을 논한다면 모두 부끄러워하리라 / 若論標格摠含羞
매화 탐하는 버릇 있어 이미 정신을 놓았으니 / 貪梅一癖已神迷
눈이 배꼽까지 쌓였다고 감상 어이 사양하랴 / 探賞何辭雪沒臍
말쑥하고 높은 가지는 물가에 임해 피어나고 / 灑落高枝臨水發
영롱한 조각 꽃잎은 바람 맞아 떨어지네 / 玲瓏片萼受風低
천연스럽게 본래 타고난 성질이 다르니 / 天然本自殊根性
고아한 운치로 어찌 품평을 기다리겠는가 / 高致何須待品題
사람 가버려 서호의 소식 끊어졌음에 / 人去西湖消息斷
성긴 그림자 황량한 오솔길에 떨어뜨렸겠지 / 恐敎疏影落荒蹊
잎 떨어져 성긴 가지 세월 따라 쇠잔해가고 / 冷落疏枝向歲殘
동산 숲에 바람 차니 맑은 한기가 더하네 / 園林風洌倍淸寒
달빛 창에 비낀 그림자 밤새도록 감상하고 / 月窓橫影終宵玩
눈길에 풍기는 향기를 진종일 보았었네 / 雪逕香葩盡日看
솥 안의 국 간 맞출 때 신맛 변하지 않고 / 鼎裏和羹酸未改
농산 머리로 소식 전할 때 이슬 막 말랐으리 / 隴頭傳信露初乾
우뚝한 학슬이 티끌 세상에 드러났지만 / 崢嶸鶴膝塵埃表
계절이 다하여 옥처럼 부서질까 시름겹네 / 玉碎還愁節序闌
[주-D001] 막고야(藐姑射) : 막고야 산에 사는 신인(神人)을 말한다. 얼음처럼 투명한 피부를 갖고 처녀처럼 생기발랄하며, 바람을 호흡하고 이슬을 마시며, 구름을 타고 용을 부리면서 사해(四海) 밖에 노닌다는 이야기가 《장자》 〈소요유(逍遙遊)〉에 실려 있다.
[주-D002] 백이(伯夷)의 풍골(風骨) : 백이는 은(殷)나라 때 고죽군(孤竹君)의 아들로 주 무왕(周武王)이 은(殷)나라를 치려고 할 때 간하여도 듣지 않자 주(周)나라 곡식 먹기를 부끄럽게 여겨 아우인 숙제(叔齊)와 함께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먹다가 굶어 죽었다. 이에 대해 공자와 맹자가 인(仁)을 이루었다고 칭찬하였다.
[주-D003] 더위 좇아 : 원문의 추염(趨炎)은 ‘더운 데를 붙좇고 권세에 아부한다〔趨炎附勢〕’는 말에서 온 것으로 권세 있는 자에게 아첨하는 것을 가리킨다.
[주-D004] 바람을 …… 절개요 : 소경(蘇卿)은 한(漢)나라의 충신으로 자가 자경(子卿) 인 소무(蘇武)를 가리킨다. 그는 무제(武帝) 때 흉노(匈奴)에 사신으로 갔다가 흉노의 선우(單于)로부터 항복하라는 회유와 협박을 받고도 끝내 굴하지 않았는데, 선우가 마침내 소무를 큰 움〔大窖〕 속에 가두고 음식을 주지 못하게 하자, 때마침 눈이 왔는지라 소무는 눈 위에 누워서 눈과 전모(氈帽)를 씹어 먹고 목숨을 부지하면서도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한다. 《漢書 卷54 蘇武傳》
[주-D005] 추위 …… 기품이라네 : 송(宋)나라 진사도(陳師道)의 일화이다. 《산당사고(山堂肆考)》 권104 〈인품(人品) 지사(志士) 불착조가의(不著趙家衣)〉에 “그가 조정지ㆍ형화숙과 곽 대부의 사위가 되었다. 그가 관직에 있으면서 교구에 제사 지내는 일을 시봉할 적에 엄동설한이라서 갖옷을 겹으로 입지 않으면 한기를 막을 수가 없었는데, 그에게는 옷이 단지 한 벌밖에 없었으므로, 그의 내자가 조정지의 집에서 옷을 빌려 왔다. 그가 어디에서 구했느냐고 묻자, 내자가 사실대로 말하니, ‘내가 그 집의 옷은 입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은 어찌 알지 못하는가.’ 하고는 물리쳤는데, 얼마 뒤에 결국은 동상에 걸려 죽었다. 곽 대부의 이름은 개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6] 매화 웃음 찾아 : 두보의 〈사제관부람전취처자도강릉희기(舍弟觀赴藍田取妻子到江陵喜寄)〉 시에서, “처마 돌며 매화의 웃음을 함께 찾는데, 싸늘한 꽃술 성긴 가지도 반쯤 웃음을 참지 못하네.〔巡簷索共梅花笑 冷蘂疎枝半不禁〕”라고 하였다.
[주-D007] 서호(西湖) : 북송(北宋) 때 서호에 은거했던 처사 임포(林逋)를 가리킨다. 그는 서호의 고산(孤山)에 은거하면서 장가도 들지 않아 처자도 없었는데 특히 매화와 학을 대단히 사랑하여 매화를 심고 학을 길렀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그를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까지 일컬었다. 그의 매화시(梅花詩)가 많지만, 그중에도 산원소매(山園小梅) 시의 “성긴 그림자는 맑고 얕은 물 위에 비껴 있고, 은은한 향기는 황혼 달빛 아래 떠서 움직이누나.〔疎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라는 구절이 세상에 가장 많이 회자되었다고 한다. 《宋史 卷457 林逋列傳》
[주-D008] 솥 …… 때 : 매실이 음식물의 조미료로 쓰이는 것을 말한 것이다. 《서경》 〈열명 하(說命下)〉에 고종(高宗)이 부열(傅說)에게 “너는 짐의 뜻을 가르쳐서 만약 술과 단술을 만들거든 네가 누룩과 엿기름이 되며, 만약 간을 맞춘 국을 만들거든 네가 소금과 매실이 되어야 한다.〔爾惟訓于朕志 若作酒醴 爾惟麴糱 若作和羹 爾惟鹽梅〕”라고 하였다.
[주-D009] 농산(隴山) …… 때 : 후위(後魏)의 육개(陸凱)가 강남(江南)의 매화가지 하나를 친구인 범엽(范曄)에게 보내면서 “매화가지 꺾다가 역마 탄 사자 만나, 농산(隴山) 끝의 벗에게 부쳐 주노라. 강남이라 내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 겨우 한 가지〔枝〕의 봄을 드릴 뿐이네.〔折梅逢驛使 寄與隴頭人 江南無所有 聊贈一枝春〕”라고 읊은 시가 전한다. 《太平御覽 卷970 所引 荊州記》
[주-D010] 학슬(鶴膝) : 매화나무 가지를 형용하는 말로, 매화나무 가지가 앙상하여 마치 학의 다리 같으므로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황정견(黃庭堅)의 〈급설기왕입지문매화(急雪寄王立之問梅花)〉 시에 “눈 속에 핀 홍매화에 도롱이를 입혀 주어, 추위가 학슬 가지 침범치 못하게 하라.〔紅梅雪裏與蓑衣 莫遣寒侵鶴膝枝〕”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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