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조부 교수에 대한 만시 병오년(1546) 늦겨울 〔外王父敎授挽 丙午季冬-II > 금계외집 3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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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조부 교수에 대한 만시 병오년(1546) 늦겨울 〔外王父敎授挽 丙午季冬-II > 금계외집 3권 시

외조부 교수에 대한 만시 병오년(1546) 늦겨울 〔外王父敎授挽 丙午季冬-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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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12회 작성일 21-07-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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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먹거리에 살찐 고기를 올렸는데 / 佳味薦肥胾
하루아침에 뜻하지 않은 질환으로 / 一朝患無妄
병석에 누우시더니 지쳐 파리하게 되셨네 / 牀褥困勞悴
바람과 눈 속의 백 십 리 길 / 風雪百十程
밤을 무릅쓰고 달려 여기에 이르렀더니 / 冒夜馳爰至
눈을 뜨시고 먼 걸음 위로하시고는 / 開眼慰遠涉
줄줄 두 줄기 눈물을 흘리시며 / 泫然雙下淚
“이수를 내 면할 수 없으니 / 二豎我不免
뒷일을 너에게 부탁한다” 하셨네 / 後事爲汝寄
화락한 군자는 신명이 보우하는 바이니 / 豈弟神所勞
한 어르신을 응당 남겨주기 원하며 / 一老應憖遺
향을 사르고 창천에 기원하고는 / 焚香祝蒼昊
한밤중에 돌아가서 기다렸네 / 半夜旋歸竢
작은 정성이 하늘에 이르지 못하여 / 微誠天不格
우러르며 그저 저 하늘만 원망하였네 / 瞻仰徒怨彼
을사년 섣달 스무 이틀에 / 乙巳臘卄二
돌아가시어 시작과 끝을 바르게 하셨네 / 易簀正終始

가슴 치고 뛰며 아파한들 무엇하리 / 擗踊痛何及
막막하여 그쳐야 할 바를 몰랐네 / 茫茫靡所止
몸에서 한 그루 나무를 길이 거두니 / 長身戢一木
마음 무너져 원통함이 골수에 사무치네 / 隕心冤入髓
장례의 일은 형편대로 맞추어 / 襄事稱有無
정성을 다해 상사를 준비하였네 / 殫誠共喪庀
흠모하는 마음은 슬프게 서리를 밟는 듯하고 / 摧慕愴履霜
가을바람이 삭풍으로 변하여 부는 듯하였네 / 金風變朔吹
이달 스무아흐레는 / 今二十九日
병오년 겨울 막바지라네 / 丙午冬之季
미곡 감좌의 둔덕은 / 味谷坎坐原
소백산이 남으로 뻗어 우뚝한 곳이네 / 小白南走峙
울창하게 송추가 어우러진 곳에 / 鬱鬱松楸合
다섯 자 높이의 새 무덤이 생기리 / 五尺新塋纍
지주는 엎드려 흐느꼈고 / 匍匐感地主
감사는 부의를 전하였네 / 麥舟荷監司
장례에는 서운함이 없었고 / 送終禮無憾
영원한 산소는 의절이 갖추어졌네 / 永窆儀已備
상여가 문득 떠나려 하니 / 靈輀奄駕言
슬픈 피리 소리에 견딜 수 없었네 / 悲笳不堪耳
외로운 깃발이 북풍에 펄럭이니 / 孤旌颺北風
구천은 더없이 깊고도 깊겠네 / 九泉益深邃
화려한 집에서 어두운 천대로 떨어지니 / 華屋落夜臺
빈산만이 묘소를 지키게 되리 / 空山閉幽隧
영령이시여 돌아봐 주려 하지 않고 / 靈乎莫肯顧
세상 하직을 헌신짝 벗듯이 하는가 / 謝世如脫屣
덕은 있어도 마침내 자리가 없었고 / 有德竟無位
재주 있어도 끝내 베풀어보지 못했네 / 有才終未施
구순에서 다시 백을 못 넘기셨음에 / 九旬還靳百
자손들은 복 내림이 인색하다 하네 / 兒孫慳錫類
영령은 어찌 하늘을 저버렸는가 / 靈也何負天
하늘은 장난하기를 좋아하는 듯하네 / 天乎如好戲
하나의 덧없는 인생 다시 생각해보니 / 還思一浮生
몽매에도 일찍이 더할 뿐만 아니네 / 夢寐曾不啻
팽조와 상 누가 장수하고 단명했던가 / 彭殤孰脩短
한없는 세월도 극사와 같을 뿐이네 / 萬古如隙駟
떠난 자는 그저 정이 없는데 / 逝者浪無情
산 사람만이 홀로 슬퍼하네 / 生人獨哀毁
영령이시여 아시는가 모르시는가 / 靈乎有知無
바람 따라 눈물만 흘러내리네 / 遡風流涕泗

[주-D001] 외조부 : 교수를 지낸 황한필(黃漢弼)을 말한다.

[주-D002] 회원(檜原) : 회산(檜山), 곧 창원(昌原)의 옛 이름이다.

[주-D003] 이산(尼山) : 노성(魯城)의 옛 이름으로 지금의 논산군(論山郡) 노성면(魯城面)이다.

[주-D004] 상원(祥原) : 평안남도에 딸렸던 현 이름인데 1914년에 중화군(中和郡)에 편입되었다.

[주-D005] 사회(司誨) : 조선조 때 종학(宗學)에 딸렸던 정6품 벼슬이다. 종학은 조선조 때 왕족의 교육을 맡아 보던 관청으로 관직은 성균관(成均館)의 사성(司成)이하 전적(典籍)이상의 벼슬아치가 겸임하였다.

[주-D006] 경태(景泰) : 명(明)나라 경제(景帝)의 연호(1450~1457)이다.

[주-D007] 형설(螢雪) : 낭형(囊螢)과 조설(照雪)을 합칭한 말이다. 진(晉)나라 때 차윤(車胤)과 손강(孫康)이 모두 젊었을 때 집이 몹시 가난하여 기름을 마련할 수가 없었으므로, 차윤은 여름밤에 반딧불〔螢〕 주머니를 만들어 그 불빛으로 글을 읽었고, 손강은 겨울밤에 눈〔雪〕 빛으로 책을 비추어서 열심히 글을 읽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집의 가난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고학(苦學)하는 것을 비유한다.

[주-D008] 청자(靑紫) : 한(漢)나라 제도에, 공후(公侯)는 자주색 인끈을 쓰고 구경(九卿)은 푸른 인끈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공경(公卿)의 지위를 일컫는 말이다.

[주-D009] 반듯한 …… 미워하여 : 이 구절은 두보(杜甫)의 〈천말회이백시(天末懷李白詩)〉에 나오는 “문장증명달(文章憎命達)”을 약간 변형시킨 것이다. 문장지사(文章之士)가 대개 명운(命運)이 기박하듯 반듯한 삶을 사는 이도 명운이 순통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주-D010] 변화의 …… 못하였네 : 변옥(卞玉)은 천하의 보옥(寶玉)으로 일컬어지는 초(楚)나라 변화(卞和)의 화씨벽(和氏璧)을 가리킨다. 이 구절은 뛰어난 재능이 있었음에도 끝내 크게 쓰이지 못했음을 말한 것이다.

[주-D011] 우상(虞庠) : 학교 이름이다. 《예기》 〈왕제(王制)〉에 “주(周)나라 사람들은 국로(國老)를 동교(東膠)에서 대접하고 서로(庶老)를 우상에서 대접하였다.”라고 하였다.

[주-D012] 원모(怨慕)의 …… 슬퍼하였네 : 원망하면서 사모한다는 말은 《맹자》 〈만장 상(萬章上)〉에 “만장이 ‘순 임금이 밭에 가서 하늘에 울부짖었다 하니 무엇 때문입니까?’ 하니, 맹자가 ‘원망하면서 사모한 것이다’고 하였다.”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이는 순 임금이 부모가 미워하는 액운을 만나 자신을 원망하면서 사모한 것을 말한다. ‘풍수(風樹)의 탄식’은 어버이가 세상을 떠나 모시지 못함을 탄식하는 것인데 주(周)나라 고어(皐魚)가 어머니의 죽음에 탄식하며 “나무는 고요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아들은 어버이를 봉양하려 하나 어버이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子欲養而親不待〕”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주-D013] 이를 보이지 않았네 : 효심이 깊은 것을 말한다. 고자고는 공자의 제자 고시(高柴)로, 자고(子皐)는 그의 자(字)이다. 부모의 상에 3년 동안 울면서 이를 보이며 웃은 적이 없었다. 《禮記 檀弓上》

[주-D014] 부인이신 안동 권씨께서는 : 부인은 황준량의 외조모를 가리킨다. 영가(永嘉)는 안동(安東)의 고호(古號)이다.

[주-D015] 음식 주관 : 원문의 주궤(主饋)는 《주역》 〈가인괘(家人卦)〉에 “육이는 이루는 바가 없고 안에 있으면서 음식을 장만하면 정하여 길하리라.〔六二 無攸遂 在中饋 貞吉〕”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이는 곧 부인의 도리는 집안에서 음식을 장만하고 제사 받드는 일을 주관한다는 뜻이다.

[주-D016] 해동에서 …… 있었네 : 이 두 구는 황준량의 외조부가 외조모에게 장가들어 외조부의 일생이 완전할 수 있었음을 말한 것이다.

[주-D017] 수건과 …… 지 : 여자가 남편 섬기는 것을 ‘건즐(巾櫛)’을 잡는다 하는데 그것은 세수할 때에 수건과 빗을 받들어 준다는 뜻이다.

[주-D018] 혜련(惠連) : 남조(南朝) 시대 송(宋)나라의 시인인 사영운(謝靈運)의 종제 사혜련(謝惠連)을 가리키는데, 후대에는 시문에서 흔히 동생에 대한 미칭(美稱)으로 쓰이게 되었다. 여기서는 황준량의 장인인 황한필(黃漢弼)의 동생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주-D019] 형수(荊樹) : 가시나무이다. 옛날 형제 세 사람이 재산을 똑같이 나누고 오직 자형수(紫荊樹) 한 그루만 남았으므로, 이를 3등분하여 가지자고 서로 의논하였는데, 그 다음날 이 나무가 불에 탄 듯이 절로 말라 죽었다. 그러자 그 형이 크게 놀라고 슬퍼하여 나무를 쪼개지 않으니, 그 나무가 다시 살아나서 꽃이 피므로, 형제들이 서로 감동하여 분가하지 않고 아주 우애있게 살았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주-D020] 강굉(姜肱)의 이불 : 형제간의 우애를 뜻한다. 강굉은 후한(後漢) 사람으로 자가 백회(伯淮)인데, 두 아우인 중해(仲海)ㆍ계강(季江)과 우애가 지극하여 항상 한 이불을 덮고 함께 잤으므로 강굉공피(姜肱共被)라는 고사가 생기게 되었다. 《後漢書 卷53 姜肱列傳》

[주-D021] 마음을 …… 아름다워 : 《서경》 〈주관(周官)〉의 “덕을 행하면 마음이 편안한 가운데 날로 아름다워지겠지만, 거짓을 행하면 마음이 수고로운 가운데 날로 졸렬해지게 될 것이다.〔作德 心逸日休 作僞 心勞日拙〕”라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주-D022] 누추한 집 : 원문의 규두(圭竇)는 규(圭) 모양의 길쭉한 쪽문이라는 뜻으로, 지극히 빈한한 선비의 거처를 가리킨다. 《예기》 〈유행(儒行)〉에 “선비는 가로 세로 각각 10보(步)이내의 담장 안에서 거주한다. 좁은 방 안에는 사방에 벽만 서 있을 뿐이다. 대를 쪼개어 엮은 사립문을 매달고, 문 옆으로 규 모양의 쪽문을 내었다. 쑥대를 엮은 문을 통해서 방을 출입하고, 깨진 옹기 구멍의 들창을 통해서 밖을 내다본다.〔儒有一畝之宮 環堵之室 篳門圭窬 蓬戶甕牖〕”라는 말이 나온다.

[주-D023] 도잠(陶潛)처럼 …… 즐기셨네 : 팽택 영(彭澤令)을 지냈던 진(晉)나라 은사 도잠(陶潛)이 말하기를, “더운 여름날에 느긋하게 북쪽 창가에 누워 있으면 맑은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와 스스로 생각해도 내가 희황 상인(羲皇上人)처럼 여겨진다.”라고 하였는데, 희황은 상고(上古)때의 전설적 임금인 복희씨(伏羲氏)를 말한다. 곧 희황 상인은 순박하고 염담(恬淡)하여 아무런 세속적 영위(營爲)가 없는 태고 시절의 백성을 비유하는 말이다. 《晉書 卷94 陶潛列傳》

[주-D024] 얼굴과 …… 넉넉하였네 : 얼굴에 윤택하게 드러나고 등에 가득 차 넘친다는 말로서, 군자의 내면에 축적된 것들이 넘쳐서 몸으로 드러난 것을 말한다.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군자는 타고난 본성인 인의예지의 덕이 마음에 뿌리박혀 있어서 그 드러나는 빛이 맑고 윤택하게 얼굴에 나타나고 넉넉하며 두텁게 등에 나타난다.〔君子所性 仁義禮智根於心 其生色也 睟然見於面 盎於背〕”라고 하였다. 이를 줄여 보통 수면앙배(睟面盎背)라고 한다.

[주-D025] 가르침을 …… 않아 : 공자가 “나는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我學不厭而敎不倦也〕”라고 하자, 자공(子貢)이 “배우기 싫어하지 않음은 지(智)요,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음은 인(仁)이다.”라고 말한 기록이 나온다. 《論語 述而》 《孟子 公孫丑上》

[주-D026] 나이와 덕 : 나이가 많고 덕망이 높은 것을 말한다. 《맹자》 〈공손추 하(公孫丑下)〉에 “천하에 달존(達尊)이 셋이니, 벼슬〔爵〕과 나이〔齒〕와 덕〔德〕이다.”라고 하였다.

[주-D027] 차근차근 일깨워 : 《주역》 〈감괘(坎卦) 육사(六四)〉에 “맺음을 들이되 통한 곳으로부터 하면 끝내 허물이 없으리라.〔納約自牖 終无咎〕”라고 하였는데 이는 상대방이 잘 알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깨우치게 한다는 뜻이다.

[주-D028] 연꽃을 꺾으시고 : 향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주-D029] 황지(黃紙)에 이름을 올리셨네 : 황지는 과거 합격자나 뛰어난 성적을 올린 사람들의 명단을 적어서 위에 보고한 누런색 종이를 말한다. 이 역시 향시를 언급한 것인 듯하다.

[주-D030] 범방(范滂)의 고삐 : 원문의 범비(范轡)는 범방의 고삐라는 말로, 후한(後漢)때 기주(冀州)에 흉년이 들어 도적이 크게 일어났을 적에 조정에서 범방을 청조사(淸詔使)로 삼아 그곳을 안찰하게 하자, 범방이 수레에 올라 말고삐를 손에 잡고는 개연히 천하를 깨끗이 진정시키려는 뜻이 있었다는 데서 온 말이다. 《後漢書 卷67 黨錮列傳 范滂》

[주-D031] 발을 …… 드리우리라 : 발을 헛디뎠다〔蹉跎〕는 말은 세상일이 어긋나 힘겹다는 말이고, 날개를 드리운다는 말은 실패 한다는 말이다. 후한(後漢) 때 장군(將軍) 풍이(馮異)가 적미병(赤眉兵)과 싸워서 회계의 판상(坂上)으로 패주했다가, 그 후 군사들을 독려하여 효산(崤山) 밑에서 다시 적미병을 크게 격파하자, 광무제(光武帝)가 새서(璽書)를 내려 풍이를 위로하기를, “처음에는 비록 회계에서 날개를 드리웠지만, 끝내는 능히 민지에서 날개를 떨쳤도다.〔始雖垂翅回谿 終能奮翼澠池〕”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전하여 한 번 실패했다가 뒤에 다시 분발하여 성공을 거두는 데에 비유한다.

[주-D032] 상안(商顔) : 보통 상산(商山)의 남쪽이라는 뜻으로 쓰여 상산사호(商山四皓)를 가리키나 여기서는 단양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주-D033] 상수(上壽) : 가장 높은 나이로 보통 1백세를 뜻하는데, 1백 20세라는 설과 90세라는 설도 있다.

[주-D034] 이수(二豎) : 고칠 수 없는 질병을 뜻하는 말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성공(成功) 10년 조에 “진후(晉侯)가 병이 나서 진(秦)나라에서 의원을 구하였는데, 진백(秦伯)이 의원을 보내었다. 그런데 완(緩)이라는 의원이 도착하기 전에 진후가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병이 두 어린아이〔二豎〕로 변해 말하기를, ‘저 어진 의원이 우리를 해칠까 두렵다.’ 하니, 그중 하나가 말하기를 ‘황(肓)의 위, 고(膏)의 아래에 숨으면 우리를 어쩌겠는가.’ 하였다. 의원이 이르러서는 말하기를, ‘병을 고칠 수가 없습니다. 황의 위, 고의 아래에 숨어 있어서 공격하려 해도 할 수가 없고 도달하려 해도 할 수가 없어 약이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하니 고칠 수가 없습니다.’ 하였다.”라고 하였다.

[주-D035] 화락한 …… 바이니 : 《시경》 〈한록(旱麓)〉에 “화락한 군자는 신명이 보우하는 바로다.〔豈弟君子 神所勞矣〕”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36] 지주(地主) : 고을의 원, 곧 풍기 군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주-D037] 부의(賻儀) : 맥주(麥舟)는 보리를 실은 배인데, 상사(喪事)를 돕는 일, 곧 부의(賻儀)를 뜻한다. 송(宋)나라 범중엄(范仲淹)이 아들 요부(堯夫)를 시켜 고소(姑蘇)에서 보리 5백 섬을 운반해 오게 하였다. 요부가 배에 보리를 싣고 단양(丹陽)에 이르렀을 적에, 범중엄의 친구 석만경(石曼卿)을 보았는데, 석만경은 돈이 없어 부모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자 그 보리를 모두 주고 빈 배로 돌아온 일이 있었다. 그래서 이 말이 전하여 부의를 뜻하게 되었다.

[주-D038] 영원한 산소 : 영폄(永窆)은 영원히 모실 산소를 뜻하는데 임시로 장례를 치르는 권폄(權窆)과 대칭되는 말로 쓰인다.

[주-D039] 화려한 …… 떨어지니 : 화옥(華屋)은 화려한 집으로 영화로운 삶을 뜻하고 야대(夜臺)는 지하의 구천(九泉)을 말한다. 진(晉)나라의 명재상인 사안(謝安)이 평소에 생질인 양담(羊曇)을 애지중지하였는데, 사안이 죽자 양담이 다시는 사안이 살던 서주(西州)로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크게 취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고 있던 말이 서주의 문에 이르렀다. 따르는 사람이 “이곳은 서주의 문입니다.”라고 말하자, 양담은 슬픈 감회를 이기지 못하여 말채찍으로 문을 두드리며 “살아서는 화려한 집에 거처하시더니, 영락하여 언덕으로 돌아갔네.〔生存華屋處 零落歸山丘〕”라는 조식(曺植)의 시구를 외우며 통곡하였다고 한다. 《晉書 卷79 謝安列傳》

[주-D040] 자손들은 …… 하네 : 석류(錫類)는 하늘이 효자에게 복을 내린다는 뜻이다. 《시경》 〈기취(旣醉)〉에 “효자의 효도 다함이 없으니, 영원토록 복 내리시겠네.〔孝子不匱 永錫爾類〕”라고 하였다. 90은 넘겼지만 100세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하늘이 복을 내림이 넉넉하지는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주-D041] 팽조(彭祖)와…단명했던가 : 팽조(彭祖)는 상고 시대 선인(仙人)으로 800세의 장수(長壽)를 누렸다 하고, 상(殤)은 19세 이전에 죽은 단명(短命)한 아이를 가리키는데, 《장자》 〈제물론(齊物論)〉에 “요절한 아이보다 더 장수한 이가 없고, 팽조가 요절했다고 할 수도 있다.〔莫壽乎殤子 而彭祖爲夭〕”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42] 극사(隙駟) : 틈새를 지나는 사마(駟馬)란 뜻으로, 매우 빠름을 뜻한다. 《묵자(墨子)》 〈겸애(兼愛)〉에 “사람이 땅 위에서 사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 것이, 비유하자면 마치 사마가 달려서 틈새를 지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人之生乎地上之無幾何也 譬之猶駟馳而過隙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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