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벽루 시에 차운하다〔次寒碧樓〕 을사년(1545, 인종1) 여름에 주선생 경유(周先生景遊)와 뱃길로 서울에 가면서 함께 시를 지었다. > 금계외집 2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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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벽루 시에 차운하다〔次寒碧樓〕 을사년(1545, 인종1) 여름에 주선생 경유(周先生景遊)와 뱃길로 서울에 가면서 함께 시를 지었다. > 금계외집 2권 시

한벽루 시에 차운하다〔次寒碧樓〕 을사년(1545, 인종1) 여름에 주선생 경유(周先生景遊)와 뱃길로 서울에 가면서 함께 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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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49회 작성일 21-07-27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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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벽루 시에 차운하다〔次寒碧樓〕 을사년(1545, 인종1) 여름에 주선생 경유(周先生景遊)와 뱃길로 서울에 가면서 함께 시를 지었다.

골짝 갈라 물길 연 거령에게 감사하나니 / 劈峽開流謝巨靈
곧바로 세속 꿈을 상쾌하게 깨게 하였네 / 便敎塵夢灑然醒
바람 부는 난간에 기대니 진정한 선경이고 / 風欄人倚眞仙府
산비 내려 자연스레 취해 그린 병풍 됐네 / 山雨天成醉墨屛
달빛 가르고 배가 가자 자던 물새 날아가고 / 穿月客帆飛宿鷺
강에 찍힌 어선 불빛에 반딧불이 어지럽네 / 點江漁火亂流螢
치천처럼 구루 영 될 일은 훗날 계획이니 / 稚川句漏他年計
연단 다 태우고 복정에 오르리라 / 燒盡丹鉛上福庭


빈 누각에 차고 푸른 기운이 엉겨서 / 虛閣凝寒碧
시인의 마음이 병중에도 호쾌하여라 / 詩魂病亦豪
선계의 바람은 뼈에 맑게 사무치고 / 仙風淸徹骨
강에 비친 달빛은 흰 빛 뿜어내네 / 江月白生毫
안개 속에 배 한 척이 조그맣고 / 煙濶孤舟小
하늘에는 외기기러기 높이 나네 / 天空一雁高
갈매기 노는 물결은 만 이랑이나 되는데 / 鷗波浩萬頃
돌아보니 세속의 노고가 부끄럽네 / 回首愧塵勞

또〔又〕

우연히 왕교의 신발 신고서 / 偶躡王喬舃
만 리 길을 날아서 왔더니 / 飛來萬里秋
구름은 학사의 글씨에 일어나고 / 雲生學士筆
바람은 유공의 누각에 가득하네 / 風滿庾公樓
산 이내는 층층이 푸르고 / 山靄層層碧
강 안개는 맑디맑게 떠있네 / 江煙淡淡浮
한 번 유람에 시집 한 권 이루니 / 一行成一集
예나 지금이나 유람에 힘을 쏟네 / 今古辦淸遊

[주-D001] 한벽루(寒碧樓) : 충청북도 청풍군(현 제천시 청풍면)에 있는 누각이다.

[주-D002] 거령(巨靈) : 하신(河神)의 이름이다. 장형(長衡)의 〈서경부(西京賦)〉 주(注)에 의하면, 하수(河水)의 중간에 산이 하나 있어 하수가 굽어 돌아서 흐르게 되자, 하신이 손바닥으로 산의 윗부분을 쪼개 열어젖히고, 발로 아랫부분을 갈라서 하류(下流)로 통하게 했다고 한다. 《文選 卷第2》

[주-D003] 치천(稚川)처럼 …… 일은 : 치천은 진(晉)나라 때 선인(仙人) 갈홍(葛洪)의 자이다. 갈홍은 본래부터 신선술을 좋아하여 조정의 부름을 고사(固辭)하고, 교지(交趾)에 선약(仙藥)의 재료인 단사가 난다는 말을 듣고는 그곳의 구루 영(句漏令)을 자청하여 나갔다가 뒤에 자질(子姪)들을 거느리고 나부산(羅浮山)에 머물면서 연단술(鍊丹術)을 익혀 선인이 되었다고 한다.

[주-D004] 연단(鉛丹) : 신선이 먹는 장생불사약을 가리킨다.

[주-D005] 복정(福庭) : 주로 신이나 부처가 사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주-D006] 왕교(王喬)의 신발 : 왕교는 후한(後漢) 하동(河東) 사람으로 신선술을 익혔는데, 일찍이 섭현(葉縣)의 현령으로 있으면서 매월 삭망(朔望) 때마다 거기(車騎)도 없이 머나먼 길을 와서 조회에 참석하였다. 황제가 이를 괴이하게 여겨 태사(太史)를 시켜 몰래 엿보게 하였더니, 그가 올 때에는 두 마리의 오리가 동남쪽에서 날아온다고 하였다. 이에 오리가 오는 것을 보고 그물을 쳐 잡았더니 바로 왕교의 신발이었다고 한다. 《後漢書 卷82 方術列傳 王喬》

[주-D007] 학사(學士) : 구체적인 인물은 알 수 없으나, 〈한벽루기(寒碧樓記)〉를 지은 하륜(河崙)을 지칭한 듯하다.

[주-D008] 유공(庾公) : 진(晉)나라 유량(庾亮)을 가리킨다. 그가 태위(太尉)로 무창(武昌)에 있을 때 하속(下屬)인 은호(殷浩), 왕호지(王胡之) 등이 달밤에 남루(南樓)에 올라 막 시를 읊고 있었다. 이때 그가 그 자리에 나타났고 이에 하속들이 일어나 자리를 피하려 하자 그가 “제군들은 잠시 더 머물라. 이 늙은이도 이러한 일에 흥이 얕지 않다.” 하고는, 호상(胡床)에 걸터앉아 함께 시를 읊으며 놀았다. 《晉書 卷73 庾亮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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