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구에서 상국 소언겸의 시에 차운하다〔丹丘 次蘇相彦謙韻〕 > 금계외집 2권 시

단구에서 상국 소언겸의 시에 차운하다〔丹丘 次蘇相彦謙韻〕

단양의 명승은 천태산과 나란한데 / 丹丘名勝列天台
천고의 풍광이 세상 밖에 펼쳐졌네 / 千古風煙物外開
비단 같은 강이 둘러 찬 강물을 쏟아내고 / 羅帶江圍寒瀉鏡
은병 같은 절벽 솟아 우뚝한 대 이루었네 / 銀屛壁立聳成臺
봉래섬을 찾지만 구름은 자취가 없고 / 尋眞蓬島雲無迹
도원에서 길을 잃어 길손 못 돌아가네 / 迷路桃源客未回
휘익 하고 휘파람 길게 불어 소리 내니 / 長嘯劃然淸籟發
둥지 속 까마귀가 이끼 낀 바위 스쳐가네 / 更棲鴉墨拂巖苔


기암괴석이 겹겹이 산을 이루고 / 奇巖亂石矗成山
골짝의 폭포는 여름에도 차갑네 / 束峽飛湍夏亦寒
이제부터 먼 곳의 봉래섬 탐하지 않고 / 從此不貪蓬島遠
몸을 빼어 푸른 노을 사이에서 살리라 / 抽身棲向碧霞間

[주-D001] 단구(丹丘) : 충청북도 단양(丹陽)을 말한다.

[주-D002] 천태산(天台山) : 중국 절강(浙江) 천태현 북쪽에 있는 산인데 경관이 빼어나 예로부터 비선(飛仙)이 사는 곳으로 일컬어졌다. 한(漢)나라 때 유신(劉晨)과 완조(阮肇)가 그 산에 들어가 약을 캐다가 신선을 만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