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릉과 이퇴계의 시에 차운하여 희 상인에게 주다〔次周武陵李退溪韻 贈熙上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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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8회 작성일 21-07-27 05:32본문
주무릉과 이퇴계의 시에 차운하여 희 상인에게 주다〔次周武陵李退溪韻 贈熙上人〕
시를 보니 주옹 (주세붕) 얼굴 대한 듯한데 / 見詩如對周翁面
광풍제월 풍류는 이제 모두 끝났구나 / 光霽風流已矣哉
북두처럼 높은 문망 칭송이 자자한데 / 文望斗高留誦說
시 읊던 넋을 누가 구천에서 불러오랴 / 吟魂誰喚九原來
계옹 (이황) 의 회포는 빙월처럼 깨끗하고 / 溪翁襟宇涵氷月
시운은 떨어지는 냇물처럼 맑았네 / 詩韻琮琤落澗泉
뜻밖에도 스승께 한 번 인정받아서 / 不意吾師蒙一可
시권 속에 가득히 좋은 시 주셨네 / 卷中盈把贈蘭荃
벼슬 버린 학사는 일찍 전원으로 돌아와 / 焚魚學士早歸田
백낙천처럼 산수에서 마음껏 노닐었네 / 放浪湖山似樂天
거친 시가 쓸모없다 스스로 비웃다가 / 自笑荒詞無適用
장난삼아 붓을 들고 스님에게 시를 쓰네 / 戲拈枯管寫僧篇
서악에 깊이 숨어 바위 문 걸어두고 / 深藏西嶽鎖巖扃
면벽하여 관공함에 사색이 심오하리 / 面壁觀空索杳冥
본성을 이미 지켜 적멸로 돌아갔는데 / 已把眞源歸寂滅
어디에서 허령을 찾으려 하겠는가 / 欲從何地覓虛靈
고달프게 명류에게 시 구하지 말게나 / 休向名流苦索詩
스스로 도 구하여 법문 선사 되었으니 / 自當求道法門師
시편들의 오묘한 말 그 어디에 쓸까 / 連編妙語渠何用
예전처럼 승복 입은 희 상인이 되게나 / 依舊緇顚一老熙
[주-D001] 벼슬 버린 : 원문의 은어대(銀魚袋)는 중국 당(唐)나라 때 5품 이상의 관리가 궁궐을 출입할 때 패용하던 일종의 신표이다. 은어 모양으로 만들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두보(杜甫)의 〈백학사모옥(柏學士茅屋)〉 시의 “푸른 산의 학사가 은어를 불태우고, 백마 타고 달려와 바위 밑에 산다네.〔碧山學士焚銀魚, 白馬却走身巖居.〕”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흔히 세속의 벼슬살이를 버리고 자연에 은거하는 것을 비유한다. 여기서는 황준량이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한 것을 표현하였다.
[주-D002] 관공(觀空) :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에서 온 말인데, 공(空)은 곧 온갖 존재는 공허한 것이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이란 뜻으로, 즉 만유의 실상을 공허하게 보는 경지를 말한다.
[주-D003] 적멸(寂滅) : 불교 용어로 열반(涅槃)과 같은 뜻인데, 생사(生死)하는 인과(因果)를 없애서 다시 생사를 계속하지 않는 적정(寂靜)한 경계를 말한다.
[주-D004] 허령(虛靈) : 물들지 않은 본래의 마음을 형용하는 말로, 텅 빈 가운데 신령스럽기 그지없어서 어느 것이나 환히 알아 감응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의 ‘허령불매(虛靈不昧)’라는 말이 《대학장구》 경(經) 1장 명덕(明德)에 대한 주희(朱熹)의 해설에 나온다.
[주-D005] 고달프게 …… 되었으니 : 이미 불가에서 훌륭한 선사가 되었는데, 굳이 이름난 유학자들에게 시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시를 보니 주옹 (주세붕) 얼굴 대한 듯한데 / 見詩如對周翁面
광풍제월 풍류는 이제 모두 끝났구나 / 光霽風流已矣哉
북두처럼 높은 문망 칭송이 자자한데 / 文望斗高留誦說
시 읊던 넋을 누가 구천에서 불러오랴 / 吟魂誰喚九原來
계옹 (이황) 의 회포는 빙월처럼 깨끗하고 / 溪翁襟宇涵氷月
시운은 떨어지는 냇물처럼 맑았네 / 詩韻琮琤落澗泉
뜻밖에도 스승께 한 번 인정받아서 / 不意吾師蒙一可
시권 속에 가득히 좋은 시 주셨네 / 卷中盈把贈蘭荃
벼슬 버린 학사는 일찍 전원으로 돌아와 / 焚魚學士早歸田
백낙천처럼 산수에서 마음껏 노닐었네 / 放浪湖山似樂天
거친 시가 쓸모없다 스스로 비웃다가 / 自笑荒詞無適用
장난삼아 붓을 들고 스님에게 시를 쓰네 / 戲拈枯管寫僧篇
서악에 깊이 숨어 바위 문 걸어두고 / 深藏西嶽鎖巖扃
면벽하여 관공함에 사색이 심오하리 / 面壁觀空索杳冥
본성을 이미 지켜 적멸로 돌아갔는데 / 已把眞源歸寂滅
어디에서 허령을 찾으려 하겠는가 / 欲從何地覓虛靈
고달프게 명류에게 시 구하지 말게나 / 休向名流苦索詩
스스로 도 구하여 법문 선사 되었으니 / 自當求道法門師
시편들의 오묘한 말 그 어디에 쓸까 / 連編妙語渠何用
예전처럼 승복 입은 희 상인이 되게나 / 依舊緇顚一老熙
[주-D001] 벼슬 버린 : 원문의 은어대(銀魚袋)는 중국 당(唐)나라 때 5품 이상의 관리가 궁궐을 출입할 때 패용하던 일종의 신표이다. 은어 모양으로 만들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두보(杜甫)의 〈백학사모옥(柏學士茅屋)〉 시의 “푸른 산의 학사가 은어를 불태우고, 백마 타고 달려와 바위 밑에 산다네.〔碧山學士焚銀魚, 白馬却走身巖居.〕”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흔히 세속의 벼슬살이를 버리고 자연에 은거하는 것을 비유한다. 여기서는 황준량이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한 것을 표현하였다.
[주-D002] 관공(觀空) : 《반야심경(般若心經)》의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에서 온 말인데, 공(空)은 곧 온갖 존재는 공허한 것이어서 아무것도 없는 것이란 뜻으로, 즉 만유의 실상을 공허하게 보는 경지를 말한다.
[주-D003] 적멸(寂滅) : 불교 용어로 열반(涅槃)과 같은 뜻인데, 생사(生死)하는 인과(因果)를 없애서 다시 생사를 계속하지 않는 적정(寂靜)한 경계를 말한다.
[주-D004] 허령(虛靈) : 물들지 않은 본래의 마음을 형용하는 말로, 텅 빈 가운데 신령스럽기 그지없어서 어느 것이나 환히 알아 감응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의 ‘허령불매(虛靈不昧)’라는 말이 《대학장구》 경(經) 1장 명덕(明德)에 대한 주희(朱熹)의 해설에 나온다.
[주-D005] 고달프게 …… 되었으니 : 이미 불가에서 훌륭한 선사가 되었는데, 굳이 이름난 유학자들에게 시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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