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악산으로 가는 도중에 중온선생의 시에 차운하다〔載嶽山途中 次仲溫先生韻〕 갑진년(1544, 중종39) 초겨울에 박군 세후(朴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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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29회 작성일 21-07-27 05:37본문
재악산으로 가는 도중에 중온선생의 시에 차운하다〔載嶽山途中 次仲溫先生韻〕 갑진년(1544, 중종39) 초겨울에 박군 세후(朴君世煦)와 함께 가서 유람하였는데, 박군은 이때 밀양 부사(密陽府使)로 있었다.
천 이랑 바다처럼 마음 깊어 / 胸海深千頃
유림에서 제일가는 분이네 / 儒林第一人
북명의 곤어와 같았고 / 沉鱗溟海北
큰 강가의 용과도 같았네 / 怪物大江濱
풍운의 회합을 만나지 못해 / 未遇風雲會
씩씩한 청춘을 헛되이 보냈네 / 虛經少壯春
하늘을 찌르고 비상할 날 있으리니 / 衝天飛有日
거울을 자주 볼 필요 없네 / 看鏡不須頻
위는 안효사(安孝思)에게 준 것이다. 당시에 밀양 교수(密陽敎授)로 있었다.
푸른 솔과 대나무에 수북이 눈이 내려 / 蒼松翠竹暗然霏
폭포와 벼랑도 옥빛으로 뒤덮였네 / 懸瀑層崖玉一圍
지팡이로 비탈길 가니 길이 미끄럽고 / 緣磴扶筇苔徑滑
눈꽃이 빗물 되어 도롱이가 얼었네 / 雪花和雨涷簑衣
위는 길을 가는 중에 눈을 만나 도롱이를 걸치고 가서 본 것이다.
아득히 안개 낀 절 눈 속에 갇혀서 / 蒼茫煙寺鎖殘霏
끝없이 슬픈 시름 술로써 풀어보네 / 無限淸愁酒解圍
술이 올라 창문을 반쯤 열게 하였더니 / 耳熱終敎窓半啓
바람이 눈을 불어 겨울옷에 묻었네 / 巖風吹雪點寒衣
이때 재악암(載嶽巖)에 묵었다.
[주-D001] 재악산(載嶽山) :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6 〈밀양도호부(密陽都護府)〉 조에 의하면 “밀양부 동쪽 41리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주-D002] 박군 세후(朴君世煦) : 1493~1550. 본관은 상주(尙州), 자는 중온(仲溫), 호는 인재(認齋)ㆍ눌재(訥齋)이다. 조광조(趙光祖)의 문인으로, 중종 때 광양 현감, 이조 좌랑이 되었으나 김안로의 청혼을 거절하여 미움을 샀다. 1540년(중종35) 밀양 부사로 특선되어 치적을 올렸고, 1544년 좌필선(左弼善)에 이어 곧 승정원 동부승지가 되었다.
[주-D003] 북명(北溟)의 곤어(鯤魚) : 《장자》 〈소요유(逍遙遊)〉에 북명에는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그 크기가 몇 천리인지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주-D004] 큰 강가의 용(龍) : 천지(天池)의 물가와 큰 강의 물가에 괴물(怪物)이 용이라고 한다. 2구는 박세후의 역량이 곤어와 용처럼 큰 것을 비유한 것이다.
[주-D005] 풍운의 회합 : 밝은 군주와 어진 신하가 서로 만난 것을 풍운제회(風雲際會)라 한다. 《주역》 〈건괘(乾卦)〉의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雲從龍, 風從虎.〕”라고 하였다.
[주-D006] 거울을 …… 없네 : 두보의 〈강상(江上)〉 시에 “공업은 거울을 자주 보고, 신세는 홀로 다락에 기대었네.〔熏業頻看鏡, 行藏獨倚樓.〕”라는 내용이 있다. 후일에 반드시 공업을 세울 것이니 자주 거울을 보며 늙어감을 한탄할 필요가 없음을 말한 것이다.
[주-D007] 안효사(安孝思) : 안승종(安承宗, 1483~?)으로, 효사는 그의 자이다. 본관은 순흥(順興), 호는 집승정(集勝亭)이다. 예천(醴泉)에 거주했으며, 안계종(安繼宗)의 동생이다. 1525년(중종20) 생원시에 합격하였다. 역학과 문학으로 이름을 떨쳐 이황의 추천을 받았다. 이황, 최연을 비롯한 명현들과 교유하였다. 수직으로 통정대부의 품계에 올랐다.
천 이랑 바다처럼 마음 깊어 / 胸海深千頃
유림에서 제일가는 분이네 / 儒林第一人
북명의 곤어와 같았고 / 沉鱗溟海北
큰 강가의 용과도 같았네 / 怪物大江濱
풍운의 회합을 만나지 못해 / 未遇風雲會
씩씩한 청춘을 헛되이 보냈네 / 虛經少壯春
하늘을 찌르고 비상할 날 있으리니 / 衝天飛有日
거울을 자주 볼 필요 없네 / 看鏡不須頻
위는 안효사(安孝思)에게 준 것이다. 당시에 밀양 교수(密陽敎授)로 있었다.
푸른 솔과 대나무에 수북이 눈이 내려 / 蒼松翠竹暗然霏
폭포와 벼랑도 옥빛으로 뒤덮였네 / 懸瀑層崖玉一圍
지팡이로 비탈길 가니 길이 미끄럽고 / 緣磴扶筇苔徑滑
눈꽃이 빗물 되어 도롱이가 얼었네 / 雪花和雨涷簑衣
위는 길을 가는 중에 눈을 만나 도롱이를 걸치고 가서 본 것이다.
아득히 안개 낀 절 눈 속에 갇혀서 / 蒼茫煙寺鎖殘霏
끝없이 슬픈 시름 술로써 풀어보네 / 無限淸愁酒解圍
술이 올라 창문을 반쯤 열게 하였더니 / 耳熱終敎窓半啓
바람이 눈을 불어 겨울옷에 묻었네 / 巖風吹雪點寒衣
이때 재악암(載嶽巖)에 묵었다.
[주-D001] 재악산(載嶽山) : 《신증동국여지승람》 권26 〈밀양도호부(密陽都護府)〉 조에 의하면 “밀양부 동쪽 41리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주-D002] 박군 세후(朴君世煦) : 1493~1550. 본관은 상주(尙州), 자는 중온(仲溫), 호는 인재(認齋)ㆍ눌재(訥齋)이다. 조광조(趙光祖)의 문인으로, 중종 때 광양 현감, 이조 좌랑이 되었으나 김안로의 청혼을 거절하여 미움을 샀다. 1540년(중종35) 밀양 부사로 특선되어 치적을 올렸고, 1544년 좌필선(左弼善)에 이어 곧 승정원 동부승지가 되었다.
[주-D003] 북명(北溟)의 곤어(鯤魚) : 《장자》 〈소요유(逍遙遊)〉에 북명에는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있는데, 그 크기가 몇 천리인지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주-D004] 큰 강가의 용(龍) : 천지(天池)의 물가와 큰 강의 물가에 괴물(怪物)이 용이라고 한다. 2구는 박세후의 역량이 곤어와 용처럼 큰 것을 비유한 것이다.
[주-D005] 풍운의 회합 : 밝은 군주와 어진 신하가 서로 만난 것을 풍운제회(風雲際會)라 한다. 《주역》 〈건괘(乾卦)〉의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雲從龍, 風從虎.〕”라고 하였다.
[주-D006] 거울을 …… 없네 : 두보의 〈강상(江上)〉 시에 “공업은 거울을 자주 보고, 신세는 홀로 다락에 기대었네.〔熏業頻看鏡, 行藏獨倚樓.〕”라는 내용이 있다. 후일에 반드시 공업을 세울 것이니 자주 거울을 보며 늙어감을 한탄할 필요가 없음을 말한 것이다.
[주-D007] 안효사(安孝思) : 안승종(安承宗, 1483~?)으로, 효사는 그의 자이다. 본관은 순흥(順興), 호는 집승정(集勝亭)이다. 예천(醴泉)에 거주했으며, 안계종(安繼宗)의 동생이다. 1525년(중종20) 생원시에 합격하였다. 역학과 문학으로 이름을 떨쳐 이황의 추천을 받았다. 이황, 최연을 비롯한 명현들과 교유하였다. 수직으로 통정대부의 품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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