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 상공을 애도한 제문〔祭聾巖相公文〕 > 금계문집 내집 4권 잡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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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암 상공을 애도한 제문〔祭聾巖相公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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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6회 작성일 21-07-27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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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암 상공을 애도한 제문〔祭聾巖相公文〕


강산이 수려한 기운을 잉태하고 / 河嶽孕秀
벽성과 규성이 정기를 응축하여 / 璧奎鍾精
타고나신 자질은 지극한 효성에다 / 生資至孝
순수하고 맑은 품성 지니셨네 / 亦稟純淸
얼음 품고 황벽나무 깨물면서도 / 懷氷含蘗
겸손하고 올바르게 사셨으며 / 履謙居貞
영걸스럽고 상쾌한 풍모에 / 英爽風標
깨끗하고 소탈한 흉금 / 灑脫襟靈
어려서는 다능함을 좋아했다가 / 少喜多能
한 번 변하여 학문을 이루셨고 / 一變學成
소과에서 이름을 빛내고 / 蜚名蓮榜
만 리 붕정에 오르셨네 / 奮翼鵬程
사관일 때는 필치가 추상같았고 / 載筆霜嚴
간관일 때는 봉황처럼 울부짖었네 / 伏蒲鳳鳴
임금의 심기를 잘못 건드려 / 駭機誤觸
기이한 재앙에 걸릴 형국에서 / 奇禍將嬰
하늘이 묵묵히 도와준 덕분에 / 陰佑賴天
귀양살이도 무사히 이겨내셨네 / 困謫能亨
나라가 창성할 운세를 맞이하여 / 運際昌期
성명한 임금의 지우를 입으시어 / 遇知聖明
경연에서 의젓하게 강의하시고 / 雍容經幄
밝은 조정에선 올바른 뜻 드높이셨네 / 激昂明廷
늙은 어버이 부양을 간청하여 / 乞養雙老
부절을 가지고 입성하였네 / 分符入城
포상은 드높아 옥새 찍힌 글을 받았고 / 褒隆璽書
정사 흡족하여 어진 명성 날리셨네 / 政洽仁聲
국사와 가정사에 직분을 다하시어 / 公私盡職
충성과 효도를 아울러 행하셨네 / 忠孝幷行
오랫동안 화려한 관직을 지내며 / 敭歷多時
출입하신 지 몇 해이던가 / 出入幾蓂
은대에서 어명을 맡아볼 적에 / 銀臺司舌
향로 든 소매엔 향기가 날렸고 / 鑪袖飄馨
감당나무 아래 움집에서 잠을 자도 / 棠陰茇舍
옥 부절은 찬란하게 빛났네 / 玉節輝熒
두 분 얼굴 늙지 않아 / 雙顔不老
여든이 되어서도 더욱 강건하시어 / 大耋彌寧
봄날 술잔 올려 축수하고 / 壽觴留春
효심으로 애일당 세우셨네 / 愛日開亭
벼슬살이는 세 임금을 섬기셨고 / 仕閱三朝
지위는 아경에 이르렀으나 / 位列亞卿
재물을 절약하여 검소함 실천하셨고 / 節財示儉
죄수를 판결함에 공평하게 하셨다네 / 讞囚歸平
조정에서 동분서주 황발 늙으셔도 / 趨朝黃髮
나라를 걱정하는 혈성이 가득하셨네 / 憂國血誠
벼슬을 그만둘 나이에 이르러서 / 年迫致政
귀향하여 농사지을 작정을 하셨네 / 計孰歸耕
분수를 알고 위태로움을 생각하셨으니 / 知足思危
어찌 높은 벼슬로 누를 삼았겠는가 / 肯累簪纓
산야에 길들여진 성품이 / 山情野性
갈매기와의 약속 어길까 걱정하셨네 / 恐寒鷗盟
가을날 호숫가에서 돛을 손질하고 / 理帆秋湖
서울에서 홀을 내던지셨네 / 投笏玉京
영예는 소부를 뛰어 넘었고 / 榮逾疏傅
명망은 공생보다 높으셨네 / 望高孔生
부내로 돌아오니 / 歸來汾曲
아이들이 달려 나와 맞이하였네 / 稚候童迎
벽에는 〈귀거래도〉 남아 있고 / 壁圖猶存
원숭이와 학도 놀라지 않았네 / 猿鶴不驚
운림의 주인이 되시어 / 雲林爲主
높은 벼슬도 가볍게 여기셨네 / 軒冕還輕
안개 속에 도롱이 입고 달밤에 배를 띄우니 / 煙簑月艇
강물은 명주 같고 산은 병풍 같았네 / 江練山屛
봄날 밥상은 산에서 뜯은 나물이고 / 春盤挑甲
가을날 그물에는 생선이 올라왔네 / 秋綱藨腥
낚시하는 바위에서 갓끈을 씻고 / 纓濯釣石
지팡이를 들어 구름 속 문 두드리셨네 / 杖叩雲扃
들판의 자리에 다투어 앉으시어 / 野席爭坐
스님과 대하여 바둑을 두셨네 / 僧棋對枰
백거이와 같이 결사를 하고 / 社結居易
나대경처럼 유유자적하였으며 / 遊倣大經
도연명처럼 잡초를 매기도 하였지만 / 陶自鋤荒
갈홍처럼 생업을 경영하지 않았네 / 葛不産營
티끌세상 초월하여 고고히 행보하시니 / 超塵高蹈
바라보면 영주산에 오르는 듯하였네 / 望若登瀛
선행을 쌓은 가문에 경사 넉넉하여 / 餘慶善積
옥 같은 자제들이 뜰 안에 가득하고 / 玉樹盈庭
세 아들 고을원이 되어 봉양하였네 / 三符便養
아들 다섯 다 뛰어나 난형난제이고 / 五龍難兄
손자들은 수도 없이 많고 / 兒孫不辨
전통을 이어 영특하였네 / 接武翹英
성조에서 옛 신하를 구하여 / 聖朝求舊
여러 차례 소명을 내렸고 / 屢降弓旌
수레와 비단으로 의례를 갖추니 / 輪帛備儀
고향 동산이 영광스러웠네 / 丘園賁榮
꿈속에서도 벼슬길 단념하고 / 夢斷韁鎖
꿈쩍 않고 초야에 누워 있으니 / 臥堅柴衡
조정의 존경은 나날이 높아졌고 / 尊爾彌邵
홀로 깨어있음을 가상히 여겼네 / 嘉乃獨醒
조정의 하사가 문전에 이어졌고 / 臺餽踵門
영묘한 무소 뿔이 가로로 걸쳤다네 / 靈犀帶橫
온 세상 사람들이 공경하며 우러르니 / 擧世欽仰
빼어난 지절이 산처럼 우뚝하셨네 / 峻節崢嶸
기영회의 풍류를 즐기셨고 / 風流耆英
낙사에서 술잔 기울였네 / 洛社爲傾
강호는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 江湖雖遠
시사에 마음을 놓지 못하시어 / 時事關情
상소문을 올려서 충정을 피력했고 / 抏疏披悃
시대를 근심하며 눈물을 흘리셨네 / 憂時涕零
총명하여 귀도 밝고 눈도 밝아 / 聰明耳目
노담과 팽조처럼 장수하리라 여겼는데 / 擬壽聃彭
불현듯 큰 꿈을 깨고 나니 / 俄驚大夢
연세가 벌써 구십에 가까우셨네 / 靳十百齡
덕성이 빛을 거두었고 / 德星收彩
남극성이 희미해졌네 / 南極淪晶
조정과 재야가 다 슬퍼하고 / 朝野怛化
임금께서 근심에 휩싸여 / 當宁憂形
두터운 은혜로 부의금을 내리고 / 恩重賜賻
융숭한 예의로 묘소에 치제하였네 / 禮隆祭塋
처음부터 끝까지 유감이 없었고 / 始終無憾
슬픔과 영광이 둘 다 지극하였네 / 哀榮兩幷
나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 如我無狀
일찍이 이 가문의 사위가 되어 / 早忝門甥
은혜는 아들과 다름이 없었고 / 恩均子視
의리는 중하여 마음에 새겼네 / 義重心銘
영지정사 구름 낀 창가에서 / 芝社雲窓
작은 정자 바람 부는 마루에서 / 小閣風欞
신선 같은 발자취를 뒤따라 모시면서 / 遊陪仙舃
은병의 술 마시고 취하여 쓰러졌네 / 醉倒銀甁
점암에서 고기잡이하는 노래 / 簟巖漁唱
모래톱 물가에 은은히 들려오고 / 響落沙汀
반도 구경하며 술 마시는 것은 / 蟠桃賞飮
임강사의 해맑은 봄날 / 江寺春晴
맑은 이야기는 구슬이 부서지는 듯하고 / 淸談玉碎
아름다운 시는 금석 소리처럼 울렸네 / 雅韻金鏗
한가롭게 노닐며 서로 함께 쉬었으니 / 優游共休
이미 그 세월이 12년을 넘었다네 / 已浹周星
나는 마침 먼 곳에서 벼슬살이에 얽매어 / 適拘遠宦
부평처럼 떠돌아 다녔는데 / 浪迹如萍
시를 담은 편지가 연이어 날아와서 / 詩札聯翩
주옥같은 글이 상자에 가득하였네 / 珠璣滿籝
때때로 노방을 찾아가 배알하면 / 時拜老龎
금경에서 이슬을 받는 듯하였는데 / 若挹金莖
한번 이별하고 얼마 되지 않아 / 一別未幾
중한 병마에 걸리셨네 / 二豎斯丁
때가 겨우 보리 익는 계절인데 / 時纔及麥
어찌하여 갑자기 먼 길을 떠나셨는지 / 胡遽遐征
염습할 때는 반함도 못하고 / 斂未飯含
삼복에 달려와서 곡을 하였네 / 赴哭三庚
병으로 장례에 참석하지 못하였으니 / 病未會葬
고인에게 한없이 부끄럽네 / 有靦幽冥
장례를 마치고 차츰 멀어져 / 襄事卽遠
세월이 멈추지 않고 지나가니 / 流光不停
연못 누대를 잡초가 뒤덮었고 / 蕪沒池臺
누각과 정자는 쓸쓸해졌네 / 冷落軒楹
묘소 묵은 풀은 바람에 흩어지고 / 宿草風披
봉분에는 구름 덮여 어둑하니 / 馬鬣雲暝
놀라움에 실성한 듯 울부짖고 / 驚呼失聲
슬픔이 온 몸에 얽혀드네 / 慟纏悲縈
혼령이 신선처럼 하늘로 날아올라 / 魂應上仙
바람과 우레 타고 달려가면서 / 驅駕風霆
이 세상을 굽어보면 / 俯視塵土
땅위의 사람 모습 배추벌레와 같으리 / 有若螟蛉
헛된 세상을 깊이 생각하니 / 潛思浮世
모였다 흩어지고 비었다가 차고 / 聚散虛盈
목숨이 길든 짧든 모두 흙으로 돌아가고 / 脩短歸盡
장수와 요절도 비평하기 어렵다네 / 壽夭難評
살아서 달존이 되어 / 生爲達尊
성대한 명성을 우레처럼 울리니 / 盛名雷轟
탐욕한 자 청렴해지고 게으른 자 분발케 하여 / 廉頑立懶
세상의 법도가 되셨고 / 爲世儀刑
불후한 덕 남기셨으니 / 不朽猶存
청사에 길이 찬란하리라 / 輝映汗靑
용산은 우뚝하고 / 龍山巍峩
낙동강 물은 맑게 흘러가네 / 洛水淸泠
비석의 명문 부끄럽지 않으니 / 碑不愧銘
만년토록 명성이 전하리라 / 萬載垂名
삼가 정결하게 제례 올려 / 謹獻明禋
맑은 술을 잔 가득 따르네 / 淸酤滿觥
길이 음성과 모습 상상하지만 / 永想音容
이젠 접할 수도 들을 수도 없네 / 莫接瞻聆
바람을 맞으며 통곡하노니 / 遡風哀號
영령이시여 들어주소서 / 冀垂神聽
아, 슬프도다 / 嗚呼哀哉

[주-D001] 벽성(璧星)과 규성(奎星) : 모두 별 이름으로 문운(文運)을 주관한다고 한다.

[주-D002] 얼음 …… 깨물면서도 : 빈한하게 산다는 말이다.

[주-D003] 임금의 …… 형국에서 : 이현보의 나이 38세 때인 1504년(연산군10) 4월에 정언으로 재임하면서 세자 강관(講官)의 실수에 대하여 진언하였다가 연산군의 뜻에 거슬려 안기역(安奇驛)에 유배되었던 것을 말한다. 《聾巖先生年譜 卷1》

[주-D004] 늙은 …… 입성하였네 : 이현보의 나이 51세 때인 1517년(중종12) 겨울에 부모 봉양을 위한 배려로 안동 부사에 제수된 것을 말한다.

[주-D005] 감당나무 아래 : 주 무왕(周武王) 때 소공(召公)이 서백(西伯)으로 정사를 베풀다가 감당나무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흔히 선정(善政)을 행하는 지방관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詩經 召南 甘棠》

[주-D006] 애일당(愛日堂) : 안동시 도산면(陶山面) 부내마을〔汾川里〕에 있었던 정자이다. 농암(聾岩) 이현보(李賢輔)가 46세 때인 1512년에 연세 높은 부모를 위하여 지었으며, 위치는 집 동쪽 1리 농암 곁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안동댐으로 인하여 수몰되어 종택과 함께 도산면 가송리에 이건되었다.

[주-D007] 아경(亞卿) : 조선 시대 경(卿) 즉 판서의 다음 벼슬이라는 뜻으로 육조의 참판(參判), 한성부의 좌윤(左尹), 우윤(右尹) 등을 정경(正卿)에 상대하여 일컫던 칭호이다. 이현보는 형조 참판과 호조 참판을 역임하였다.

[주-D008] 소부(疏傅) : 중국 한(漢)나라 때의 소광(疏廣)으로, 태자 사부(太子師傅) 벼슬을 하였으므로 이른 것이다. 그가 벼슬에서 물러나 돌아올 때 황제와 태자가 수십 근의 황금을 하사하였는데, 자제들이 생업(生業)을 일으키기를 청하였으나 소광은 이를 거절하고 금을 팔아 날마다 주연을 베풀며 다 써버렸다고 한다.

[주-D009] 공생(孔生) : 한(漢)나라 때의 재상 공광(孔光)이다. 그가 늙자 조회에도 참여하지 말게 하고 열흘 만에 한 번씩 음식을 하사하고 영수장(靈壽杖)이라는 지팡이를 내려 사부(師傅)를 위하는 예우를 다하였다.

[주-D010] 부내 :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가 살던 마을이다. 당시에는 예안현에 속해 있었고, 지금은 안동시 도산면 분천리이다. 농암 종택을 비롯하여 마을 상당 부분이 안동댐으로 인해 수몰되었다.

[주-D011] 귀거래도(歸去來圖) : 이현보가 44세 때인 1510년(중종5)에 고향 긍구당(肯構堂) 남쪽에 명농당(明農堂)을 짓고, 앞에 연못을 파고서 영금당(影襟堂)이라 하고, 벽에 도잠의 〈귀거래사(歸去來辭)〉의 시의(詩意)를 본받아 그린 그림을 걸어 초야로 돌아올 계획을 하였다고 한다. 《聾巖年譜》

[주-D012] 백거이(白居易)와 …… 하고 : 당(唐)나라 백거이가 벼슬에서 물러난 뒤 향산(香山)의 중 여만(如滿)과 함께 향화사(香火社)를 결성한 일을 가리킨다.

[주-D013] 나대경(羅大經) : 송(宋)나라 때 학자로 《학림옥로(鶴林玉露)》의 저자이다. 고승(古僧)의 오도(悟道) 시를 인용하여 “진종일 찾아봐도 봄이 보이지 않아서, 농산의 구름 속을 두루 밟고 다녔어라. 돌아와서 웃으며 매화 향기 맡아보니, 가지 위에 봄이 이미 무르익었네.〔盡日尋春不見春 芒鞋踏遍隴頭雲 歸來笑撚梅花嗅 春在枝頭已十分〕”라고 고쳐 읊었다고 한다.

[주-D014] 도연명(陶淵明)처럼 …… 하였지만 : 도잠이 〈전원에 돌아가 살며〔歸園田居〕〉라는 시에서 “새벽에 나가 잡초를 매고, 달빛 아래에서 호미 메고 돌아오네.〔侵晨理荒穢 帶月荷鋤歸〕”라고 읊은 것을 이른다.

[주-D015] 갈홍(葛洪)처럼 …… 않았네 : 갈홍은 동진(東晉) 구용(句容) 사람으로 호를 포박자(抱朴子)라 했으며, 단약(丹藥)을 굽고 양생술(養生術)을 익혀 신선이 되려고 하였다.

[주-D016] 영주산(瀛洲山) : 중국 전설에 나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이다. 삼신산은 봉래(蓬萊)ㆍ방장(方丈)ㆍ영주(瀛洲) 산으로 커다란 자라 등 위에 얹혀서 바다 위를 떠다닌다고 한다.

[주-D017] 세 …… 봉양하였네 : 이현보의 나이 87세 때인 1553년(명종8)에 아들 이희량(李希樑)은 언양(彥陽), 이중량(李仲樑)은 삼척(三陟), 이계량(李季樑)은 연산(連山)의 원으로 재임한 것을 이른다. 이후에 부친이 있는 곳과 멀다고 하여 언양은 봉화로, 삼척은 청송에서 안동으로, 연산은 의흥으로 바꾸어주었다고 한다. 농암이 일찍이 부제학에 올라 근친하러 올 때 부친 참찬공(參贊公)이 94세였고, 숙부 이균(李鈞)이 92세였으며, 외숙인 첨지 권수익(權受益)은 82세였다.

[주-D018] 아들 다섯 : 농암은 부인 안동 권씨와의 사이에 6남 1녀를 두었으나 장자 석량(碩樑)은 요절하고, 남은 5형제는 모두 벼슬길에 올랐다. 문량(文樑)은 평릉도 찰방, 이희량(李希樑)은 봉화 현감, 이중량(李仲樑)은 승지, 이계량(李季樑)은 의흥 현감, 이숙량(李叔樑)은 진사였다.

[주-D019] 영묘한 무소 뿔 : 영서(靈犀)는 영험한 무소의 뿔을 말하는데, 흔히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특히 무소의 뿔 가운데 백색의 무늬가 양쪽 끝으로 통해 있는 것은 그 감응이 아주 빠르다고 한다. 이상은(李商隱)의 〈무제(無題)〉 시에 “몸에는 쌍으로 나는 채봉의 두 날개가 없고, 마음에는 서로 통하는 한 가닥 영서가 있네.〔身無彩鳳雙飛翼 心有靈犀一點通〕”라고 하였다.

[주-D020] 기영회의 …… 기울였네 : 《농암집》 권3에 〈애일당 구로회(愛日堂九老會)〉라는 글이 있고, 권5에 〈속구로회시(續九老會詩)〉가 있는데, 백거이(白居易)의 구로회(九老會)와 문언박(文彦博)의 낙양기영회(洛陽耆英會)를 가지고 이를 비유한 것이다.

[주-D021] 노담(老聃)과 팽조(彭祖) : 노담은 노자(老子)로 도가(道家)의 창시자이다. 팽조(彭祖)는 요(堯) 임금 때 팽성(彭城)에 봉해진 뒤 하(夏)ㆍ은(殷)ㆍ주(周) 삼대(三代)에 걸쳐 8백 년을 살았다는 전설상의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장수하는 사람의 대명사로 쓰인다.

[주-D022] 덕성(德星) : 경성(景星)의 별칭으로, 전하여 도덕이 있는 사람을 비유한다.

[주-D023] 남극(南極星) : 남극(南極)에 노인성(老人星)이 있다. 노인성은 춘분(春分)ㆍ추분(秋分) 때에 나타난다. 이 별을 보는 사람은 오래 산다고 한다.

[주-D024] 임금께서 : 원문의 당저(當宁)는 지금의 임금 즉 금상(今上)이다.

[주-D025] 영지정사(靈芝精舍) :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가 77세인 1542년(중종37)에 은퇴하여 안동 예안의 영지산(靈芝山)에 지은 정사이다. 애당초 퇴락한 암자였는데 조징(祖澄)이라는 스님에게 물자를 주어 새로 건물을 짓게 하고 중국 사람의 편액 글씨를 받아 걸고 주위에 사마계(捨馬階), 두망대(杜妄臺) 등을 명명하였다. 《聾巖集 卷1 題靈芝精舍》

[주-D026] 작은 정자 : 이현보가 78세 때인 1543년에 애일당 남쪽에 지은 정자. 현판을 게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영지정사는 산마루에 있고 임강사는 냇물 동쪽에 있어 서식하기에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지어 만년을 주로 이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聾巖年譜》

[주-D027] 점암(簟巖) : 안동시 도산면 부내마을〔汾川里〕 강바닥에 있었던 바위이다. 이현보의 〈애일당 중건 기문〔愛日堂重新記〕〉에서 “농암 아래 이르러 물이 모여 배를 띄울 만하였으니 이것이 분강이다. 강바닥에 반석이 비단처럼 펼쳐져 있어 점암이라 하였고, 손님이 오면 술을 싣고 가서 놀았다.〔至聾巖下 瀰漫停蓄 扁舟可棹 是謂汾江 江心盤石 如鋪錦筃 名爲簟巖 客至則載酒往遊〕”라고 하였다. 《聾巖集 卷3》

[주-D028] 노방(老龐) : 매우 공경하는 어른을 만나 뵙고 예(禮)를 갖추어 절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금계 황준량이 자신의 처조부인 농암 이현보를 찾아가 뵙는 것을 가리킨다. 후한(後漢) 때 제갈량(諸葛亮)이 방덕공(龐德公)을 찾아가면 반드시 방덕공이 앉은 상(牀) 아래서 공경히 절하였고 방덕공은 제지하지 않고 태연히 절을 받았다는 고사에서 생긴 말이다.

[주-D029] 금경(金莖) : 한(漢)나라 무제(武帝)는 방사(方士)의 말에 따라 하늘에서 내리는 이슬을 받아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을 믿고 이슬을 받는 반〔承露盤〕을 높이 27길이나 되게 만들어서 이슬을 받아 옥가루를 타서 마셨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농암의 신선 같은 말씀을 비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D030] 반함(飯含) : 시신을 염습할 때 입에 구슬이나 쌀을 물리는 일이다.

[주-D031] 용산(龍山) : 용두산(龍頭山)이다. 안동시 녹전면 매정리와 도산면 운곡리 일대에 걸쳐 있다. 농암은 용두산(龍頭山) 남쪽 도곡(道谷) 선영에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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