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암바위 위에서 농암 상공의 〈취시가〉에 차운하다〔簟巖石上次聾巖相公醉時歌〕 주경유(周景遊), 임조원(任調元), 이공간(李公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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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26회 작성일 21-07-25 06:09본문
점암 바위 위에서 농암 상공의 〈취시가〉에 차운하다〔簟巖石上次聾巖相公醉時歌〕 주경유(周景遊), 임조원(任調元), 이공간(李公幹)이 함께 읊었다
푸른 이내 뭉게뭉게 나무 끝에서 날고 / 靑嵐冉冉飛木末
천 이랑 맑은 강에 푸른 하늘 잠겼는데 / 千頃澄江涵一碧
온종일 날씨 더없이 맑고 화창하여 / 一天風日最淸和
만 리의 천지가 시원하게 트였구나 / 萬里乾坤政軒豁
정자 머리에 더욱이 신선 노인의 대가 있고 / 亭頭更有老仙臺
푸른 절벽 옥처럼 선 곳에 솔 그늘 울창하네 / 翠壁玉立松陰密
천고의 봉래산이 풍경을 나누어 주어 / 千古蓬壺分物色
영지와 요초가 어지러이 자라네 / 靈芝瑤草紛交錯
네 유선은 어디서 날아왔던가 / 翩翩何處四儒仙
만나서 한바탕 웃으며 술잔 나누었네 / 相逢一笑同杯勺
고관과 포의가 섞여 한 자리에 않았으니 / 金章韋帶混一席
주객이 누구인지 산천에게 물어봐야겠네 / 爲問溪山誰主客
물고기 탕에 회를 떠 선도 술잔 기울이니 / 烹銀膾玉酌仙桃
호방한 풍류는 모두 진솔하구나 / 跌宕風流俱坦率
바둑판 앞에서 승부 다투니 해는 더디고 / 玉局爭來白日遲
맑은 시 읊조리는 곳에 강 하늘 드넓네 / 淸詩吟處江天濶
산은 한 조각 끊어진 붉은 놀 머금었고 / 山銜片段斷霞紅
바람은 늦은 봄 흰 버들개지 흩날리는 때 / 風散餘春飛絮白
계수나무 노를 저어 푸른 안개 가르나니 / 還搖桂楫劈蒼煙
약수 삼천 리 건너는 걸 뉘라 걱정하랴 / 弱水三千誰病涉
천천히 여울 거슬러 올라가 놀자니 / 徐牽上瀨復泝游
아득히 넓어 은하로 향하는 듯하네 / 浩浩欲向銀河泊
강물 한가운데 손바닥 같은 반석이 있어 / 波心有磐平如掌
하늘을 장막으로 삼고 돌을 자리로 삼네 / 張天爲幕石爲席
얼굴에 홍조가 들어 온 좌중이 화기애애하고 / 紅潮入面春滿坐
강 건너에 독촉하여 무희를 불러오니 / 隔岸猶喚靑絲急
춤 소매는 회오리바람 치며 지는 해와 다투고 / 舞袖回風爭落日
노래 소리 구름도 머물게 해 맑은 가락 섞였네 / 歌響停雲雜淸角
갈매기는 다가오고 꾀꼬리는 머물기 권하며 / 浮鷗狎人鶯勸留
술병 들라고 정성스레 숲 밖에서 재촉하네 / 款曲提壺林外促
좋은 연회라 기생을 따라오게 하였으니 / 好事從敎妁婥隨
섬섬옥수 비파 연주야 하는 대로 맡겨두네 / 纖手琵琶任推却
지는 놀 외로운 따오기 맑은 시에 들어와 / 落霞孤鶩入淸吟
술잔 가득 채워 서로 주고 받았네 / 引滿瓊漿酬又酢
나를 위해 다시 〈귀거래사〉 연주하고 / 爲我更彈歸來辭
맑은 바람 불어와 대나무 찢어지는 소리 / 淸風颯颯寒竹裂
다 함께 노래하니 미칠 듯이 흥에 겨워 / 齊聲爭唱興欲狂
박수치며 바라보고 다 같이 무릎 치네 / 拍手相看同擊節
선계의 유람, 모양이 비범함을 이미 알았는데 / 仙遊已覺骨非凡
아이들 내려다보니 새처럼 재잘거리네 / 下視諸兒如鳥咽
강은 휑하고 달이 져 노를 되돌리자니 / 江空月黑試回棹
안개 속 아득한 강엔 허망한 석별의 정 / 煙水蒼茫空惜別
시를 남김은 왕자안 본뜬 것이 아니고 / 留題非是擬子安
훗날 다시 기억할 수 있게 함이라네 / 要作他年重記憶
[주-D001] 점암(簟巖) 바위 안동시 도산면 부내마을〔汾川里〕 강바닥에 있었던 바위이다. 이현보의 〈애일당중신기(愛日堂重新記)〉에서, “농암 아래 이르러 물이 모여 배를 띄울 만하였으니 이것이 분강이다. 강바닥에 반석이 비단처럼 펼쳐져 있어 점암이라 하였고, 손님이 오면 술을 싣고 가서 놀았다.〔至聾巖下 瀰漫停蓄 扁舟可棹 是謂汾江 江心盤石 如鋪錦筃 名爲簟巖 客至則載酒往遊〕”라고 하였다. 《聾巖先生文集 卷3》
[주-D002] 농암 상공(聾巖相公) 이현보(李賢輔, 1467~1555)를 말한다. 본관은 영천, 자는 비중(棐仲), 호는 농암(聾巖), 시호는 효절(孝節)이다.
[주-D003] 취시가(醉時歌) 원제는 〈취시가 서시좌상제공(醉時歌, 書示座上諸公)〉이고, 시 말미에 “중거가 서울에서 분천에 왔고, 지주 임조원이 와서 모였다.〔仲擧自京來汾川 地主任調元來會〕”라는 자주(自注)가 있다.
[주-D004] 임조원(任調元)
임내신(任鼐臣, 1512~1588)으로, 조원은 그의 자이다. 본관은 풍천(豊川), 호는 어은(漁隱)이다. 임한(任漢)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임유손(任由遜)이고, 아버지는 현감 임주(任柱)이다. 이황(李滉)의 문인이다.
[주-D005] 약수(弱水) 봉래산(蓬萊山)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는 강으로 부력이 약하여 기러기 털도 가라앉는다고 한다.
[주-D006] 왕자안(王子安) …… 아니고 왕자안은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이고, 자안은 그의 자이다. 그가 〈등왕각서(滕王閣序)〉를 짓고 끝에 칠언율시 한 수를 붙였다.
푸른 이내 뭉게뭉게 나무 끝에서 날고 / 靑嵐冉冉飛木末
천 이랑 맑은 강에 푸른 하늘 잠겼는데 / 千頃澄江涵一碧
온종일 날씨 더없이 맑고 화창하여 / 一天風日最淸和
만 리의 천지가 시원하게 트였구나 / 萬里乾坤政軒豁
정자 머리에 더욱이 신선 노인의 대가 있고 / 亭頭更有老仙臺
푸른 절벽 옥처럼 선 곳에 솔 그늘 울창하네 / 翠壁玉立松陰密
천고의 봉래산이 풍경을 나누어 주어 / 千古蓬壺分物色
영지와 요초가 어지러이 자라네 / 靈芝瑤草紛交錯
네 유선은 어디서 날아왔던가 / 翩翩何處四儒仙
만나서 한바탕 웃으며 술잔 나누었네 / 相逢一笑同杯勺
고관과 포의가 섞여 한 자리에 않았으니 / 金章韋帶混一席
주객이 누구인지 산천에게 물어봐야겠네 / 爲問溪山誰主客
물고기 탕에 회를 떠 선도 술잔 기울이니 / 烹銀膾玉酌仙桃
호방한 풍류는 모두 진솔하구나 / 跌宕風流俱坦率
바둑판 앞에서 승부 다투니 해는 더디고 / 玉局爭來白日遲
맑은 시 읊조리는 곳에 강 하늘 드넓네 / 淸詩吟處江天濶
산은 한 조각 끊어진 붉은 놀 머금었고 / 山銜片段斷霞紅
바람은 늦은 봄 흰 버들개지 흩날리는 때 / 風散餘春飛絮白
계수나무 노를 저어 푸른 안개 가르나니 / 還搖桂楫劈蒼煙
약수 삼천 리 건너는 걸 뉘라 걱정하랴 / 弱水三千誰病涉
천천히 여울 거슬러 올라가 놀자니 / 徐牽上瀨復泝游
아득히 넓어 은하로 향하는 듯하네 / 浩浩欲向銀河泊
강물 한가운데 손바닥 같은 반석이 있어 / 波心有磐平如掌
하늘을 장막으로 삼고 돌을 자리로 삼네 / 張天爲幕石爲席
얼굴에 홍조가 들어 온 좌중이 화기애애하고 / 紅潮入面春滿坐
강 건너에 독촉하여 무희를 불러오니 / 隔岸猶喚靑絲急
춤 소매는 회오리바람 치며 지는 해와 다투고 / 舞袖回風爭落日
노래 소리 구름도 머물게 해 맑은 가락 섞였네 / 歌響停雲雜淸角
갈매기는 다가오고 꾀꼬리는 머물기 권하며 / 浮鷗狎人鶯勸留
술병 들라고 정성스레 숲 밖에서 재촉하네 / 款曲提壺林外促
좋은 연회라 기생을 따라오게 하였으니 / 好事從敎妁婥隨
섬섬옥수 비파 연주야 하는 대로 맡겨두네 / 纖手琵琶任推却
지는 놀 외로운 따오기 맑은 시에 들어와 / 落霞孤鶩入淸吟
술잔 가득 채워 서로 주고 받았네 / 引滿瓊漿酬又酢
나를 위해 다시 〈귀거래사〉 연주하고 / 爲我更彈歸來辭
맑은 바람 불어와 대나무 찢어지는 소리 / 淸風颯颯寒竹裂
다 함께 노래하니 미칠 듯이 흥에 겨워 / 齊聲爭唱興欲狂
박수치며 바라보고 다 같이 무릎 치네 / 拍手相看同擊節
선계의 유람, 모양이 비범함을 이미 알았는데 / 仙遊已覺骨非凡
아이들 내려다보니 새처럼 재잘거리네 / 下視諸兒如鳥咽
강은 휑하고 달이 져 노를 되돌리자니 / 江空月黑試回棹
안개 속 아득한 강엔 허망한 석별의 정 / 煙水蒼茫空惜別
시를 남김은 왕자안 본뜬 것이 아니고 / 留題非是擬子安
훗날 다시 기억할 수 있게 함이라네 / 要作他年重記憶
[주-D001] 점암(簟巖) 바위 안동시 도산면 부내마을〔汾川里〕 강바닥에 있었던 바위이다. 이현보의 〈애일당중신기(愛日堂重新記)〉에서, “농암 아래 이르러 물이 모여 배를 띄울 만하였으니 이것이 분강이다. 강바닥에 반석이 비단처럼 펼쳐져 있어 점암이라 하였고, 손님이 오면 술을 싣고 가서 놀았다.〔至聾巖下 瀰漫停蓄 扁舟可棹 是謂汾江 江心盤石 如鋪錦筃 名爲簟巖 客至則載酒往遊〕”라고 하였다. 《聾巖先生文集 卷3》
[주-D002] 농암 상공(聾巖相公) 이현보(李賢輔, 1467~1555)를 말한다. 본관은 영천, 자는 비중(棐仲), 호는 농암(聾巖), 시호는 효절(孝節)이다.
[주-D003] 취시가(醉時歌) 원제는 〈취시가 서시좌상제공(醉時歌, 書示座上諸公)〉이고, 시 말미에 “중거가 서울에서 분천에 왔고, 지주 임조원이 와서 모였다.〔仲擧自京來汾川 地主任調元來會〕”라는 자주(自注)가 있다.
[주-D004] 임조원(任調元)
임내신(任鼐臣, 1512~1588)으로, 조원은 그의 자이다. 본관은 풍천(豊川), 호는 어은(漁隱)이다. 임한(任漢)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임유손(任由遜)이고, 아버지는 현감 임주(任柱)이다. 이황(李滉)의 문인이다.
[주-D005] 약수(弱水) 봉래산(蓬萊山)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는 강으로 부력이 약하여 기러기 털도 가라앉는다고 한다.
[주-D006] 왕자안(王子安) …… 아니고 왕자안은 당나라 시인 왕발(王勃)이고, 자안은 그의 자이다. 그가 〈등왕각서(滕王閣序)〉를 짓고 끝에 칠언율시 한 수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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