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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금계집 외집 제3권 / 시(詩) > > > 면앙정 시에 차운하다〔俛仰亭次韻〕 재상 송순(宋純)의 정자이다. > > 하늘이 그림 같은 좋은 산천을 간직하였는데 / 天藏活畫好山川 > 정자가 시선을 위해 홀연히 앞에 세워졌네 / 亭爲詩仙忽墮前 > 세 오솔길엔 소나무 대나무 서로 가리고 / 三逕松篁爭掩映 > 팔방 창에는 바람과 햇살이 머뭇거리네 / 八窓風日此留連 > 한사정에 달 비치니 진회의 밤인가 / 寒沙月照秦淮夜 > 서석산에 구름 자욱하니 봉도의 안개인 듯 / 瑞石雲迷蓬島煙 > 천지를 부앙하며 득의한 시구 읊조렸으니 / 俛仰乾坤吟得意 > 풍류야 남들에게 전할 필요 없었으리 / 風流不必倩人傳 > > > 명리에 발붙이기 어렵다는 걸 일찍 아셨기에 / 名途著脚早知難 > 제일가는 산에서 안개와 노을 독차지하셨네 / 占斷煙霞第一巒 > 여름 되어도 난간은 가을처럼 시원하고 / 當暑軒楹秋颯颯 > 봄 들면 버들 솜 눈처럼 날리네 / 撩春花絮雪漫漫 > 달밤에 거문고 타니 마음조차 예스럽고 / 瑤琴彈月心猶古 > 좋은 시구 바람 따를 때 붓 아직 안 말랐네 / 玉唾隨風筆未乾 > 한 번 창생 일으키고 또다시 은거하여 / 一起蒼生猶重臥 > 꿈에도 갈매기 따라 강변에서 노니셨으리 / 夢隨鷗鷺戲江干 > > > 하늘도 아낀 곳 묘하게 살펴 비로소 터를 잡아 / 妙覷天慳始卜幽 > 토구 땅 한 줄기 강 머리에서 늙으려 하셨네 / 菟裘將老一江頭 > 근심은 조정과 군민을 중히 여김에 관계되고 / 憂關廊廟君民重 > 꿈은 대나무 울창한 산천에 들어왔네 / 夢入湖山樹竹稠 > 팽택이 어찌 원량의 수레 머무르게 하겠나 / 彭澤豈淹元亮駕 > 오주에는 응당 계응이 가을날 달려갔다네 / 吳州應趁季鷹秋 > 어찌 올라가 바라보며 신선의 자취 따를까 / 何當登眺隨仙舃 > 눈 가득한 경치가 한바탕 시름 씻어주는데 / 滿眼風煙一盪愁 > > [주-D001] 세 오솔길 : 삼경(三逕)은 도잠(陶潛)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나오는데 보통 은사(隱士)가 사는 곳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 > [주-D002] 진회(秦淮) : 강소성에 있는 강 이름인데 두목(杜牧)의 〈박진회(泊秦淮)〉라는 시에 “강물에 안개 덮이고 백사장에 달빛 쏟아지는데, 밤에 진회에 정박하니 술집이 가까워라.〔煙籠寒水月籠沙 夜泊秦淮近酒家〕”라는 구절이 있다. > > [주-D003] 서석산(瑞石山)에 …… 듯 : 서석산은 전라남도 무등산(無等山)의 옛 명칭이며, 봉도(蓬島)는 선인(仙人)이 산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동해 봉래산(蓬萊山)을 가리킨다. > > [주-D004] 토구(菟裘) : 본래는 춘추 시대 노(魯)나라의 지명인데 은거지(隱居地)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은공(隱公)11년에 “은공이 ‘내가 장차 토구 땅에 집을 짓고 그곳에서 늙으리라.’ 하였다.”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면앙정(俛仰亭)이 있는 담양(潭陽)을 가리킨다. > > [주-D005] 팽택(彭澤)이 …… 하겠나 : 원량은 진(晉)나라 때의 은사(隱士)인 도잠(陶潛)의 자이다. 팽택 현령(彭澤縣令)이 되었다가 석 달 만에 벼슬을 버리고 돌아오면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었다. 《晉書 卷94 隱逸列傳 陶潛》 여기서는 송순(宋純)에 대한 비유어로 쓰였다. > > [주-D006] 오주(吳州)에는 …… 달려갔다네 : 오주는 강동(江東)의 오중(吳中)을 가리킨다. 계응(季鷹)은 진(晉)나라 때 이 지역 사람이었던 장한(張翰)의 자이다. 그가 일찍이 낙양(洛陽)에 들어가서 동조연(東曹掾)으로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가을바람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자기 고향 오중의 순챗국〔蓴羹〕과 농어회〔鱸鱠〕가 생각나서 말하기를 “인생은 자기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중요한데, 어찌 수천 리 밖에서 벼슬에 얽매여 있을 수 있겠는가.” 하고, 즉시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晉書 卷92 張翰列傳》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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