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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산을 유람한 기행시〔遊頭流山紀行篇〕-III > > > 고원 곳곳의 반 칸 띠 집은 / 高原處處半間茅 > 매 잡고자 틀 설치한 것으로 배의 뜸 같네 / 伺鷹設械如編蓬 > 사냥에 빠져 백성 괴롭히는 관리들도 불인하지만 / 禽荒毒民彼不仁 > 하늘 높이 나는 매가 어찌 그물에 걸리겠는가 / 凌霄逸翮胡罹罿 > 괴이하게도 조개와 소라가 바위에 붙어있는데 / 怪底螺蚌附巖腹 > 사람들은 “일찍이 홍수에 잠겼다”고 말하네 / 人言曾被洪流洚 > 가면서 사슴과 멧돼지를 벗 삼았나니 / 麃麃鹿豕行作友 > 추우의 교화가 다섯 마리 새끼에게 미친 것이네 / 騶虞化已覃五豵 > 산신당에 이르자 매우 험해 움찔한데 / 徑到山堂却訝極崢嶸 > 올려 봐도 겹겹의 청산은 끝이 없네 / 仰視不盡靑重重 > 벼랑에 걸린 신기루는 형세가 우뚝하고 / 崖懸山市勢立立 > 솔바람 소리는 옛 가락처럼 화평하네 / 松鳴古樂聲融融 > 천길 아래 돌 굴리니 구름 뿌리 흔들리고 / 轉石千仞雲根動 > 고개에서 울어대는 난새 소리 웅장하네 / 吐嘯半嶺鸞吟雄 > 올라 보니 노나라를 작게 여긴 마음 일고 / 登玆亦有小魯心 > 내려 보니 풀더미처럼 집들이 모여 있네 / 下視積蘇塵雝雝 > 저녁노을 산에 가득하고 저녁 기운 차가운데 / 正見晩靄漫山夕陰寒 > 붉고 푸른 만물이 다투어 어둑해지네 / 紫翠萬狀爭溟濛 > 용면 또한 그리기 어려움을 알겠거니 / 也知龍眠亦難畫 > 혼미하여 붓 던지자 시름만 깊어가네 / 迷神擲筆愁忡忡 > 새로 지은 기둥 몇 개 신당은 누가 지었나 / 新齋數楹刱誰手 > 재물 쓰며 신령에게 비는 몽매함이 애석하네 / 捨財乞靈哀愚蒙 > 금화대 가에서 남은 힘을 짜내어 / 金華臺邊黽餘力 > 석문을 올려 보니 마음 시름겹네 / 上窺石門憂心忡 > 조금씩 더위잡고 윗머리에 이르러 / 躋攀尺寸到上頭 > 삼신산 제일봉에 비로소 올랐더니 / 始得三山第一峯 > 초여름인데도 추워서 움츠려들어 / 時當首夏亦凄緊 > 날씨가 오싹한 게 한겨울 같다네 / 氣候蕭索如深冬 > 봄이 깊이 싸여 꽃들 피지 않았고 / 花心未動褁春深 > 가지 모두 어려 수목은 오므린 주먹 같네 / 樹木拳曲枝皆童 > 봄기운도 오지 못해 태고의 눈이 있고 / 陽和不到太古雪 > 밤낮으로 흙비 내려 눅눅한 기운 머금었네 / 嵐霾晝夜藏沖瀜 > 세 칸짜리 옛 사당은 비바람도 못 피하는데 / 三間古廟不避風雨簸 > 주인 없는 판자문에 무너진 담 둘러있네 / 板扉無主繚壞墉 > 흐릿한 석상은 흠집이 나 있지만 / 糢糊石軀帶瘢痕 > 눈을 뜨고 사람 오는 걸 기뻐하는 듯하네 / 開眉如喜來人跫 > 누가 왼쪽 갈비에서 흉한 자식 낳게 했나 / 誰敎左脇産凶雛 > 알 삼키고 상나라 시조 낳은 유융에게 부끄럽네 / 呑卵開商慙有娀 > 서역의 요망한 신이 어찌 먼 곳까지 왔는가 / 西域妖神豈遠到 > 근거 없는 괴이한 말 도리어 아득하네 / 無稽怪語還朦朧 > 어찌하여 영험함을 신명에 견주면서 / 爭將靈驗擬神明 > 등 밝히고 술 부으며 치성을 올리는가 / 明燈灌酒能致恭 > 부뚜막 귀신께 아첨할 맘 없고 기도한 지 오래니 / 無心媚竈禱已久 > 어찌 귀신에게 길흉을 점칠까 / 肯向幽冥推吉凶 > 갑자기 소나기가 은빛 대나무처럼 흩어지니 / 須臾急雨散銀竹 > 한바탕 음기를 쓸어내고 검은 구름 걷혔네 / 一掃積陰開昏瞢 > 조그마한 티끌도 침범하지 못하니 / 纖埃點塵自不干 > 학을 타고 허공으로 오르는 듯하네 / 如跨鶴羽翔層空 > 진실로 하늘이 원유객을 위로하는 것 알겠지만 / 固知天意勞遠遊 > 어찌 정직한 사람의 기도 들어준 것이라 하랴 / 豈謂正直能感通 > 온 세상 산과 호수 낱낱이 참모습을 드러내고 / 萬界湖山一一露眞狀 > 공손히 머리 숙여 모두 와서 조회하네 / 濈濈湊首咸來宗 > 산이 벽옥 죽순처럼 다투어 솟아나고 / 爭抽碧玉筍 > 푸른 연꽃처럼 어지러이 꽂혀 있네 / 亂揷靑芙蓉 > 허공에 뜬 먼 산은 보일락 말락 한데 / 浮空遠岫有無間 > 파도 위로 점점이 외로운 섬처럼 아득하네 / 點波孤嶼蒼茫中 > 늙은 용이 고개 들어 물 마시는 듯하고 / 昂頭老虬渴欲飮 > 땅에서 솟은 긴 칼을 퍼렇게 갈아놓은 듯하며 / 拔地長劍光如礱 > 너울너울 날개 펴고 봉황이 춤추듯 하고 / 翩然舒翼舞鳳凰 > 갈기 세운 녹이마가 울며 내닫는 듯하네 / 逸似振鬣嘶騄駥 > 서로 소백산 보니 흰 구름이 떠가고 / 西瞻小白白雲飛 > 북으로 화산 보니 붉은 기운 상서롭네 / 北望華岳祥煙彤 > 산에 기댄 성곽들은 검은 혹처럼 작고 / 列城依山點黑痣 > 숲을 두른 냇물들은 무지개처럼 비껴있네 / 衆水縈林橫螮蝀 > 눈에 뵈는 천지도 오히려 좁은데 / 入眼乾坤尙嫌隘 > 누가 술잔만한 창해를 넓다 했던가 / 一杯滄海誰云洪 > 크고 작은 온갖 것들 남김없이 모두 보니 / 紛綸巨細覽無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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