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에 대하여 읊다〔理氣吟〕 > 금계외집 6권 시

태허는 아득하고 기는 다함이 없는데 / 太虛寥廓氣無窮
인물은 풀무 속에서 나고 난다네 / 人物生生橐鑰中
만일 한 근원의 같은 곳이 다름을 알려거든 / 若識一原同處異
그대가 직접 자양옹에 질정함을 허여하리 / 許君親質紫陽翁

[주-D001] 인물은 …… 난다네 : 풀무는 대장간에서 불을 피울 적에 바람을 일으키는 풀무를 말하는데,《노자(老子)》 5장에 “하늘과 땅 사이에 일어나는 운동을 보면, 마치 풀무질을 하는 것과 같다.〔天地之間 其猶橐鑰乎〕”라는 말이 나온다.

[주-D002] 자양옹(紫陽翁) : 남송(南宋)의 학자 주희(朱熹)를 말한다. 주희가 복건성(福建省) 숭안현(崇安縣)에 있을 때 서재를 자양서실(紫陽書室)이라 명명하고, 아울러 호로 삼았다. 이기(理氣)와 성리(性理)에 관한 학문을 집대성한 주자에게 물어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