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강순지에게 주다 나와 동시에 파직되었고, 상산에서 만나 자리에서 시를 지어 드렸는데, 곧 을사년(1545, 인종1)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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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8회 작성일 21-07-27 08:46본문
학사 강순지에게 주다 나와 동시에 파직되었고, 상산에서 만나 자리에서 시를 지어 드렸는데, 곧 을사년(1545, 인종1) 겨울이었다 〔贈姜學士順之 罷官與吾同時 會面商山 坐席吟奉 乃乙巳冬也〕
청천은 예전의 학사로 / 菁川舊學士
신수가 세상에 드물었네 / 神秀驚罕世
일찍이 관문에서 기수했고 / 關門曾棄繻
대궐에서 빨리도 급제했네 / 霄漢早攀桂
약관에 국기로 추앙되어 / 弱齡抱國器
고명한 이들 제자 되길 다투었네 / 高名爭擁篲
서리가 무쇠 벼루 붓에 엉겼고 / 霜凝鐵硯毫
꿈속에 섬돌의 작약꽃이 흔들렸네 / 夢翻紅藥砌
기린 같은 재주로 대궐에 올라서 / 籋雲騏驎才
시편을 지으니 옥처럼 울렸네 / 鏗玉風騷製
다행히 도성에서 이웃하고 / 城塵幸卜隣
기쁘게 조정에서 함께 했네 / 鷺序欣聯袂
귀양 가서 맑은 이슬 뜨겠고 / 三危挹淸露
구원에서 혜초를 기르리라 / 九畹滋芳蕙
시와 술의 맹약을 자주 찾고 / 屢尋詩酒盟
세한의 절조는 늘 품으리라 / 長懷歲寒契
시냇가 솔처럼 더디 시들려 하나 / 澗松欲遲遲
속세에는 답답한 이 많다네 / 流俗多泄泄
그대는 승을 저버리지 않았지만 / 子非坐負丞
하늘은 나아감이 빠름을 걱정하네 / 天應憂進銳
도성 남쪽 작은 집은 썰렁하고 / 城南雀戶寒
금계의 사립문도 닫히리라 / 錦里柴門閉
한 글자도 전하기 어려운데 / 隻字尙難傳
한결같은 기쁨 어찌 다시 계속하리 / 一歡寧更繼
쓸쓸히 꽃과 나무는 꺾어지고 / 蕭蕭卉木摧
쏴아아 서리바람이 사나우리 / 颯颯霜風厲
한가히 지내 둘 다 탈은 없겠지만 / 優游兩無恙
만남은 진실로 헤아릴 수 없으리 / 邂逅眞不計
봄에 앞서 버들눈이 푸르고 / 先春柳眼靑
비 오기 전에 파초 필 때에 / 未雨蕉心啓
얼굴 펴고 탑상에 오르면 / 開顔上榻懸
지는 달이 마당가에 비치리라 / 落月下庭際
술 마시며 세속 시름 떨치고 / 對酒撥塵愁
마음 맞아 외물 속박 없으리라 / 會心遺外係
비 오는 밤에 다리 걸치며 잠자고 / 雨宵交足眠
축수연에서는 당에 올라 절하리라 / 壽席登堂拜
만남과 헤어짐은 본디 무상하고 / 聚散本無常
부평초와 쑥대는 원래 매어 있지 않네 / 萍蓬元不繫
짧은 꿈이 아득히 날아가니 / 短夢杳先飛
가고픈 생각 가눌 길 없다네 / 歸思浩難滯
고금에 희비애환이 많았으니 / 古今足悲歡
세월 흘러가는 것도 기쁜 것 / 光陰喜遷遞
사월에 만나기로 약속하여 / 相期槐夏時
뜬 구름을 서글피 바라보네 / 悵望浮雲逝
[주-D001] 강순지(姜順之) : 강사안(姜士安, 1523~1582)을 말한다. 순지는 그의 자이다. 본관은 진주(晉州)이다. 이조 좌랑을 지낸 강온(姜溫)의 아들로, 강호(姜滸)에게 출계하였다. 우의정을 지낸 강사상(姜士尙)의 동생이다. 1540년 진사시에 합격하였고, 1542년 문과에 급제하였다. 병조 정랑(兵曹正郞)을 역임했다.
[주-D002] 청천(菁川) : 진주(晉州)의 고호이다. 강사안의 본관이 진주이므로 강사안을 가리킨다.
[주-D003] 기수(棄繻) : 비단 종이를 둘로 나눠서 만든 증명서를 버렸다는 뜻으로, 한(漢)나라 종군(終軍)의 고사이다. 종군이 젊어서 장안(長安)으로 갈 적에 걸어서 관문에 들어서니, 그곳을 지키는 관리가 수(繻)를 지급하면서 다시 돌아올 때 맞춰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종군이 앞으로 그런 증명서는 필요 없을 것이라면서 버리고 떠났는데, 뒤에 종군이 알자(謁者)가 되어 사신의 신분으로 부절(符節)을 세우고 군국(郡國)을 돌아다닐 적에 그 관문을 지나가자, 옛날의 관리가 알아보고는 “이 사자는 바로 예전에 증명서를 버린 서생이다.〔此使者乃前棄繻生也〕”라고 말했다 한다. 《漢書 卷64下 終軍傳》
[주-D004] 급제했네 : 원문의 반계(攀桂)는 과거에 급제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주-D005] 국기(國器) :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훌륭한 인격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 재상이 될 만한 인물을 말한다.
[주-D006] 제자 되길 : 원문의 옹수(擁篲)는 빗자루를 잡는다는 뜻으로 제자가 되기를 청한다는 말이다. 《사기》 권74 〈맹자순경열전(孟子荀卿列傳)〉에 “추자(騶子)가 연(燕)나라로 가자 소왕(昭王)이 빗자루를 쥐고 앞에서 달리며, 제자의 자리에 앉아서 수업 받기를 청하였다.〔昭王擁彗先驅 請列弟子之座而受業〕”라는 기록이 보인다.
[주-D007] 무쇠 벼루 : 오대(五代) 시대 진(晉)의 상유한(桑維翰)이 일찍이 진사(進士)에 응시했을 때 시관(試官)이 그의 성(姓) 자가 ‘상(喪)’과 동음인 것을 꺼려 그를 빼 버렸으므로, 혹자가 그에게 굳이 진사 급제를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달리 벼슬을 구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하자, 그가 분개하여 〈일출부상부(日出扶桑賦)〉를 지어서 자신의 뜻을 나타내고, 또 무쇠 벼루를 주조하여 남에게 보이면서 말하기를 “이 벼루가 다 닳거든 마음을 바꿔 다른 길로 벼슬을 구하겠다.” 하고는, 그 후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끝내 진사에 급제하였다는 것에서 유래하여, 전하여 문필의 공부가 깊음을 의미한다. 《新五代史 卷29 晉臣列傳 桑維翰》
[주-D008] 섬돌의 작약꽃이 흔들렸네 : 사조(謝脁)의 〈직중서성(直中書省)〉 시에 “붉은 작약꽃이 섬돌에서 흔들리고, 푸른 이끼는 섬돌 위로 오르네.〔紅藥當階翻 蒼苔依砌上〕”라고 하였다. 후대에 작약꽃으로 중서성(中書省)을 가리키게 되었다. 여기서는 강사안이 예문관 검열에 임명된 것을 말한다.
[주-D009] 귀양 가서 : 원문의 삼위(三危)는 중국의 지명으로 순 임금이 삼묘(三苗)를 쫓아냈던 곳이다. 여기서는 강사수가 죄를 지어 조정에서 쫓겨난 것을 말한다. 《서경》 〈순전(舜典)〉에 “삼묘를 삼위로 쫓아냈다.〔竄三苗子三危〕”라고 하였다.
[주-D010] 구원(九畹) :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 “내 이미 난초를 구원에 심었고 또 혜초를 백무에 심었노라.〔余旣滋蘭之九畹兮 又樹蕙之百畝〕” 하였다. 이후로 구완은 난초를 심는 곳의 전고가 되었다.
[주-D011] 답답한 이 : 원문의 예예(泄泄)는 답답한 사람을 말한다. 《시경》 〈대아(大雅) 판(板)〉에 “하늘이 바야흐로 궤(蹶)하시나니 예예(泄泄)하지 말라〔天之方蹶 無然泄泄〕.” 하였는데, 《맹자》 〈이루 상(離婁上)〉에 “예예는 답답(沓沓)과 같은 것으로, 임금을 섬기는 데에 의리가 없으며, 나가고 물러가는 데에 예가 없고, 말만 하면 선왕의 도를 비방하는 자가 바로 답답한 자와 같으니라.〔泄泄猶沓沓也 事君無義 進退無禮 言則非先王之道者 猶沓沓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12] 승(丞)을 저버리지 않았지만 : 한유(韓愈)의 〈남전현승청벽기(藍田縣丞廳壁記)〉에 의하면, 박릉(博陵) 최사립(崔斯立)이란 사람이 처음 대리 평사(大理評事)로 있으면서 득실(得失)을 말했다가 관직에서 쫓겨난 뒤 재차 전직하여 남전현승(藍田縣丞)이 되어 처음 부임했을 때 스스로 탄식하여 말하기를, “관직에는 낮은 것이 없고, 다만 재주가 관직에 부응하지 못할 뿐이다.” 하였는데, 이윽고 입을 다물고 말을 할 수가 없게 되자, 또 탄식하여 말하기를, “승이여, 승이여. 나는 승을 저버리지 않으려는데, 승이 나를 저버리는구나.〔丞哉丞哉 余不負丞 而丞負余〕”라고 했다는 데서 온 말로, 부승(負丞)은 역시 승의 직책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D013] 나아감이 빠름 : 맹자(孟子)가 이르기를 “그 나아감이 빠른 사람은 그 후퇴하는 것 또한 빠르다.〔其進銳者 其退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孟子 盡心上》
[주-D014] 비 …… 때에 : 소식(蘇軾)의 〈제정인벽(題淨因壁)〉 시에 “파초가 피지 않은 채 단비를 기다리는데, 접시꽃은 누굴 위해 석양을 향하는가.〔蕉心不展待時雨 葵葉爲誰傾夕陽〕”라고 하였다.
[주-D015] 탑상에 오르면 : 후한(後漢) 진번(陳蕃)이 예장 태수(豫章太守)로 있을 적에 서치(徐穉)를 위해서 특별히 의자 하나를 만들어 놓고는 그가 올 때에만 내려놓았다가 그가 돌아가면 다시 올려놓았다는 고사가 전하는데, 보통 현사를 예우하는 뜻이나 빈주(賓主) 간의 돈독한 정의(情誼)를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다. 《後漢書 卷53 徐穉列傳》
청천은 예전의 학사로 / 菁川舊學士
신수가 세상에 드물었네 / 神秀驚罕世
일찍이 관문에서 기수했고 / 關門曾棄繻
대궐에서 빨리도 급제했네 / 霄漢早攀桂
약관에 국기로 추앙되어 / 弱齡抱國器
고명한 이들 제자 되길 다투었네 / 高名爭擁篲
서리가 무쇠 벼루 붓에 엉겼고 / 霜凝鐵硯毫
꿈속에 섬돌의 작약꽃이 흔들렸네 / 夢翻紅藥砌
기린 같은 재주로 대궐에 올라서 / 籋雲騏驎才
시편을 지으니 옥처럼 울렸네 / 鏗玉風騷製
다행히 도성에서 이웃하고 / 城塵幸卜隣
기쁘게 조정에서 함께 했네 / 鷺序欣聯袂
귀양 가서 맑은 이슬 뜨겠고 / 三危挹淸露
구원에서 혜초를 기르리라 / 九畹滋芳蕙
시와 술의 맹약을 자주 찾고 / 屢尋詩酒盟
세한의 절조는 늘 품으리라 / 長懷歲寒契
시냇가 솔처럼 더디 시들려 하나 / 澗松欲遲遲
속세에는 답답한 이 많다네 / 流俗多泄泄
그대는 승을 저버리지 않았지만 / 子非坐負丞
하늘은 나아감이 빠름을 걱정하네 / 天應憂進銳
도성 남쪽 작은 집은 썰렁하고 / 城南雀戶寒
금계의 사립문도 닫히리라 / 錦里柴門閉
한 글자도 전하기 어려운데 / 隻字尙難傳
한결같은 기쁨 어찌 다시 계속하리 / 一歡寧更繼
쓸쓸히 꽃과 나무는 꺾어지고 / 蕭蕭卉木摧
쏴아아 서리바람이 사나우리 / 颯颯霜風厲
한가히 지내 둘 다 탈은 없겠지만 / 優游兩無恙
만남은 진실로 헤아릴 수 없으리 / 邂逅眞不計
봄에 앞서 버들눈이 푸르고 / 先春柳眼靑
비 오기 전에 파초 필 때에 / 未雨蕉心啓
얼굴 펴고 탑상에 오르면 / 開顔上榻懸
지는 달이 마당가에 비치리라 / 落月下庭際
술 마시며 세속 시름 떨치고 / 對酒撥塵愁
마음 맞아 외물 속박 없으리라 / 會心遺外係
비 오는 밤에 다리 걸치며 잠자고 / 雨宵交足眠
축수연에서는 당에 올라 절하리라 / 壽席登堂拜
만남과 헤어짐은 본디 무상하고 / 聚散本無常
부평초와 쑥대는 원래 매어 있지 않네 / 萍蓬元不繫
짧은 꿈이 아득히 날아가니 / 短夢杳先飛
가고픈 생각 가눌 길 없다네 / 歸思浩難滯
고금에 희비애환이 많았으니 / 古今足悲歡
세월 흘러가는 것도 기쁜 것 / 光陰喜遷遞
사월에 만나기로 약속하여 / 相期槐夏時
뜬 구름을 서글피 바라보네 / 悵望浮雲逝
[주-D001] 강순지(姜順之) : 강사안(姜士安, 1523~1582)을 말한다. 순지는 그의 자이다. 본관은 진주(晉州)이다. 이조 좌랑을 지낸 강온(姜溫)의 아들로, 강호(姜滸)에게 출계하였다. 우의정을 지낸 강사상(姜士尙)의 동생이다. 1540년 진사시에 합격하였고, 1542년 문과에 급제하였다. 병조 정랑(兵曹正郞)을 역임했다.
[주-D002] 청천(菁川) : 진주(晉州)의 고호이다. 강사안의 본관이 진주이므로 강사안을 가리킨다.
[주-D003] 기수(棄繻) : 비단 종이를 둘로 나눠서 만든 증명서를 버렸다는 뜻으로, 한(漢)나라 종군(終軍)의 고사이다. 종군이 젊어서 장안(長安)으로 갈 적에 걸어서 관문에 들어서니, 그곳을 지키는 관리가 수(繻)를 지급하면서 다시 돌아올 때 맞춰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종군이 앞으로 그런 증명서는 필요 없을 것이라면서 버리고 떠났는데, 뒤에 종군이 알자(謁者)가 되어 사신의 신분으로 부절(符節)을 세우고 군국(郡國)을 돌아다닐 적에 그 관문을 지나가자, 옛날의 관리가 알아보고는 “이 사자는 바로 예전에 증명서를 버린 서생이다.〔此使者乃前棄繻生也〕”라고 말했다 한다. 《漢書 卷64下 終軍傳》
[주-D004] 급제했네 : 원문의 반계(攀桂)는 과거에 급제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주-D005] 국기(國器) :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훌륭한 인격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 재상이 될 만한 인물을 말한다.
[주-D006] 제자 되길 : 원문의 옹수(擁篲)는 빗자루를 잡는다는 뜻으로 제자가 되기를 청한다는 말이다. 《사기》 권74 〈맹자순경열전(孟子荀卿列傳)〉에 “추자(騶子)가 연(燕)나라로 가자 소왕(昭王)이 빗자루를 쥐고 앞에서 달리며, 제자의 자리에 앉아서 수업 받기를 청하였다.〔昭王擁彗先驅 請列弟子之座而受業〕”라는 기록이 보인다.
[주-D007] 무쇠 벼루 : 오대(五代) 시대 진(晉)의 상유한(桑維翰)이 일찍이 진사(進士)에 응시했을 때 시관(試官)이 그의 성(姓) 자가 ‘상(喪)’과 동음인 것을 꺼려 그를 빼 버렸으므로, 혹자가 그에게 굳이 진사 급제를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달리 벼슬을 구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하자, 그가 분개하여 〈일출부상부(日出扶桑賦)〉를 지어서 자신의 뜻을 나타내고, 또 무쇠 벼루를 주조하여 남에게 보이면서 말하기를 “이 벼루가 다 닳거든 마음을 바꿔 다른 길로 벼슬을 구하겠다.” 하고는, 그 후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끝내 진사에 급제하였다는 것에서 유래하여, 전하여 문필의 공부가 깊음을 의미한다. 《新五代史 卷29 晉臣列傳 桑維翰》
[주-D008] 섬돌의 작약꽃이 흔들렸네 : 사조(謝脁)의 〈직중서성(直中書省)〉 시에 “붉은 작약꽃이 섬돌에서 흔들리고, 푸른 이끼는 섬돌 위로 오르네.〔紅藥當階翻 蒼苔依砌上〕”라고 하였다. 후대에 작약꽃으로 중서성(中書省)을 가리키게 되었다. 여기서는 강사안이 예문관 검열에 임명된 것을 말한다.
[주-D009] 귀양 가서 : 원문의 삼위(三危)는 중국의 지명으로 순 임금이 삼묘(三苗)를 쫓아냈던 곳이다. 여기서는 강사수가 죄를 지어 조정에서 쫓겨난 것을 말한다. 《서경》 〈순전(舜典)〉에 “삼묘를 삼위로 쫓아냈다.〔竄三苗子三危〕”라고 하였다.
[주-D010] 구원(九畹) :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 “내 이미 난초를 구원에 심었고 또 혜초를 백무에 심었노라.〔余旣滋蘭之九畹兮 又樹蕙之百畝〕” 하였다. 이후로 구완은 난초를 심는 곳의 전고가 되었다.
[주-D011] 답답한 이 : 원문의 예예(泄泄)는 답답한 사람을 말한다. 《시경》 〈대아(大雅) 판(板)〉에 “하늘이 바야흐로 궤(蹶)하시나니 예예(泄泄)하지 말라〔天之方蹶 無然泄泄〕.” 하였는데, 《맹자》 〈이루 상(離婁上)〉에 “예예는 답답(沓沓)과 같은 것으로, 임금을 섬기는 데에 의리가 없으며, 나가고 물러가는 데에 예가 없고, 말만 하면 선왕의 도를 비방하는 자가 바로 답답한 자와 같으니라.〔泄泄猶沓沓也 事君無義 進退無禮 言則非先王之道者 猶沓沓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12] 승(丞)을 저버리지 않았지만 : 한유(韓愈)의 〈남전현승청벽기(藍田縣丞廳壁記)〉에 의하면, 박릉(博陵) 최사립(崔斯立)이란 사람이 처음 대리 평사(大理評事)로 있으면서 득실(得失)을 말했다가 관직에서 쫓겨난 뒤 재차 전직하여 남전현승(藍田縣丞)이 되어 처음 부임했을 때 스스로 탄식하여 말하기를, “관직에는 낮은 것이 없고, 다만 재주가 관직에 부응하지 못할 뿐이다.” 하였는데, 이윽고 입을 다물고 말을 할 수가 없게 되자, 또 탄식하여 말하기를, “승이여, 승이여. 나는 승을 저버리지 않으려는데, 승이 나를 저버리는구나.〔丞哉丞哉 余不負丞 而丞負余〕”라고 했다는 데서 온 말로, 부승(負丞)은 역시 승의 직책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D013] 나아감이 빠름 : 맹자(孟子)가 이르기를 “그 나아감이 빠른 사람은 그 후퇴하는 것 또한 빠르다.〔其進銳者 其退速〕”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孟子 盡心上》
[주-D014] 비 …… 때에 : 소식(蘇軾)의 〈제정인벽(題淨因壁)〉 시에 “파초가 피지 않은 채 단비를 기다리는데, 접시꽃은 누굴 위해 석양을 향하는가.〔蕉心不展待時雨 葵葉爲誰傾夕陽〕”라고 하였다.
[주-D015] 탑상에 오르면 : 후한(後漢) 진번(陳蕃)이 예장 태수(豫章太守)로 있을 적에 서치(徐穉)를 위해서 특별히 의자 하나를 만들어 놓고는 그가 올 때에만 내려놓았다가 그가 돌아가면 다시 올려놓았다는 고사가 전하는데, 보통 현사를 예우하는 뜻이나 빈주(賓主) 간의 돈독한 정의(情誼)를 나타낼 때 쓰는 표현이다. 《後漢書 卷53 徐穉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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